다르지 않아요
오늘은 가볍게 평범한 학교생활 이야기를 쓸 생각이다! 지금까지의 진지한 글과 다소 다른 느낌의 글이 될 것 같다. 이건 2025년 3월 13일의 일기. 참고로 이 날은 집중도 잘 되고 계획도 잘 지켜졌던, 일종의 ‘희망편’이었던 날이다. (절망편은 조만간 추가될 예정!)
Adhd 약물치료를 하고 나서 가장 큰 변화는 일상에 체계성과 계획성이 생긴 것이다. 아주 만족스럽다. 날 처음 보고 10초 만에 Adhd를 의심하신 보라매 병원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마이루틴이라는 어플을 이용해 매일 사소한 루틴을 만들어 지키고 있다. 자폐인에게는 루틴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꼭 자폐인이 아니어도 루틴은 상쾌한 하루의 시작과 끝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mbti P들에게도 추천한다. 나도 인터넷 가짜 mbti 테스트 상에서 80% P이지만 루틴을 만들고 나서 행복도가 상승했다.
11시 수업인데 지나치게 일찍 출발해서 중앙도서관 열람실에 왔다. 내가 가장 못하는 생물학 수업을 앞두고 있어서 미리 예습을 조금 했다. 재미는 없다!
점심을 먹고 남은 수업을 들었다. 이번 학기에 가장 재밌고 어려운 수업은 동역학이다. 열정이 넘치는 교수님께서 갑자기 목요일 저녁에 동역학 토론 세션을 추가하셨다. 수업은 월요일과 수요일인데 말이다. 그래서 목요일에는 공대에서 해가 저물 때까지 갇혀 있어야 한다!
토론 시간에 한 마디도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저번 수업 복습을 했다. 이해 못 했던 내용을 이해해하게 되어 매우 뿌듯했다.
동역학 토론 시간에 그래도 문제를 두 개 다 풀어서 공부한 보람을 느꼈다. 7시가 넘어서 하교했다. 밤공기가 참 좋았다.
거의 2주 만에 배달음식을 먹는다. 확실히 배달음식은 가끔 먹어야 그 감동과 맛이 배가 된다. 경상도식 막창이 먹고 싶어서 양념장을 직접 만들었다. 좋아하는 브이로그를 보면서 맛있는 걸 먹는 목요일 저녁은 참 행복하다. 나는 금공강이기 때문에 목요일 저녁이 되면 기쁨의 수치가 올라간다.
어제 구매한 로즈마리와 아이비를 분갈이하고, 방 청소 한 번 하고, 나의 소중한 침대 위에서 얼굴에 마스크팩을 올리고 자유를 즐긴다.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하루 동안 받은 자극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준비가 되고 기회가 온다면 물리 과외를 하고 싶어서 취미 삼아 문제집을 풀고 있다. 대학 공부를 하다 고등학교 책을 풀면 힐링이 된다. 일과의 대부분이 물리공부인데, 취미도 물리공부이면 안 될 것 같지만… 솔직히 내게 가장 큰 도파민을 주는 요인이 물리학인 것을 어찌할 수 없다!
피곤해지면 휴대폰을 뒤적거리다가 잠이 든다.
사실 나는 학교가 인정하는 장애인(?)이다.
물론 청소년기를 비장애학생으로 살았기 때문에 지원 대상자라는 사실이 낯설다. 그렇지만 나는 어느 정도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에 감사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장애학생이라고 해서 삶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저 얼레벌레 수업을 듣고 주말을 기다리고 아침마다 오늘 학식 메뉴를 스캔하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나는 단조롭지만 평화로운 나의 일상이 좋다.
*글에 첨부된 그림은 직접 그린 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