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말, 느린 그림
나는
말보다 조용한 말을 믿습니다
쉽게 닿지 않아도
한참을 돌아
마음 깊은 곳에
가 닿는 말
다 말하지 않는 문장
말해지지 않는 마음을
그저
조용히 감싸는 문장
나는
눈보다 느린 그림을 믿습니다
한눈에 보이지 않아도
천천히 바라보다가
마침내
조용히
머무는 선들
그림은
글이 멈추는 곳에서 말을 이어주고
글은
그림이 멈춘 자리에
숨을 불어넣습니다
그래서 나는
조용히 쓰고
조용히 그립니다
떠나는 마음도
남아 있는 다정도
차가운 날의 따뜻함도
모두
그 사이에 있습니다
말보다 조용한 말,
눈보다 느린 그림
그것들이
당신 마음 어딘가에
가 닿기를 바랍니다
오래도록,
조용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