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내가 배워야겠다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by 그때그대

이천이십년 사월 연후가 말했다.


"엄마, 훈이랑 놀고 싶은데, 아까 내가 화내서 싫어하겠지?"

"같이 놀자고 말해봐. 훈이는 안좋은 일도 기분좋게 바꾸는 걸 잘해."

"아 그렇지. 그건 내가 배워야 할 점이다."


세상 되는 일이 하나 없고, 내 의지로 하는 일이라고는 화장실 가는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드는 날들. 엄마는 배가 고프지 않지만, 아이들이 배고프면 안되니까 움직인다. 3분만 멍 하게 앉아있고 싶은데 엄마엄마 3초마다 불러댄다. 엄마가 몹시 다운되어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게 대답해주는 일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쓴다.


그렇게 하루하루 내 감정은 묻어두고 정성으로 쌓아온 아이와의 말. 이제 아홉살이 된 딸 아이는 자기가 알고 있는 가장 솔직하고 담백한 단어로 말한다.

[그건 내가 배워야 할 점이다.]


안좋은 일도 기분좋게 바꾸는 걸 잘하는 다섯살 아들과 네살 어린 동생에게서도 배울 점을 찾는 속 깊은 아홉살 딸에게 배우며 이겨내 보기로 한다.

엄마 슬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