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엥 생각해보니 그렇네?'
갑자기 뒤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당연한 이야기였지만 직접 생각해보지 않았기에 더 그런 것도 있었던 것 같다. 두어달 전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4학년 형한테 들었던 이야기지만 정말 신선하게 느껴졌다. 오히려 너무 당연했기에 허점을 정곡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코딩? 그건 당연히 잘 해야되는 거고,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듣는 순간 나는 무언가 놓치고 있었단 느낌이 바로 들었다. 지금까지 코딩을 잘해야된다는 생각에 몰입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던 건 사실이다. 오히려 코딩만 잘 하면 다른 건 순탄할 것이라 은연중에 당연시 여겼던 것도 맞았다. 하지만 그 몰입을 깨버린 저 말은 나에게 분명 의미있게 다가왔다.
비즈니스 = 돈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돈이다. 그렇다 돈이 되는 일이 가치가 있는 것이다. 기업의 사전적 정의도 영리를 목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집합체로 본다. 그럼 왜 갑자기 돈을 이야기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정말 당연한 이야기지만 코딩 업계도 결국 비즈니스라는 집단 안에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그간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요리사에게 있어서 재료손질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어떤 좋은 재료를 가지고 섬세하게 잘 준비를 하는 건 대단히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이다. 하지만 결국 음식이 맛이 없으면 그건 성공한 요리라고 할 수 없다. 결국 좋은 재료 = 성공적인 음식의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물론 좋은 재료를 가지고 손질을 하는 것은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순 있으나 그것이 필수조건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코딩업계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코딩을 잘 알고 깔끔한 코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들 그것이 곧 성공적인 성과라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회사는 코드가 아닌 성과를 본다. 이것이 핵심이다. 코딩을 얼마나 잘 알고 깔끔한 코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지는 오로지 개발자 몫에 달려있다. 하지만 성과의 문제는 개발자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깔끔하게 짠 코드라고 해도 사용자들 즉, 고객들이 그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으면 혹은 만족하지 않으면 그것은 가치가 없는 서비스일 뿐이다. 그냥 코드를 잘 짠, 버그가 없는 서비스일 뿐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게 된다. 사람들에게 사용되지 않는 것, 가치가 없는 것이라면 비즈니스 입장에서는 성공적이라고 단연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사람들이 만족해낼 수 있는 그러한 서비스를 문제상황에서 도출하고 구현해내는 것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기존의 서비스를 재점검하고 수정하는 부분이 업무적으로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으나 AI가 판을 치는 현 비즈니스 업계 안에서는 또 다른 긴장감이 흐르고 있기에 얼마든지 대비를 해야된다는 것이다.
불편한데 어떻게 안될까요?
단적인 예로 현 카카오톡 서비스에 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새로운 숏폼 플랫폼을 카카오톡 내에 추가하고 인터페이스를 새로 조정하는 등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된 카카오톡은 유저들에게 많은 목소리를 내게 만들었다. 제일 큰 문제는 친구목록에 관한 불만이었다. 실제로 주변 사람들의 말로는 친구목록을 보는 것이 불편하다는 불만이 제일 많았던 것 같다.
카카오톡이 단행한 대규모 업데이트에도 불구하고 불만은 피할 수 없었던 이 일련의 사건은 여기서 이야기하는 내용과 매우 닮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완벽하게 짠 코드라도 결국 서비스가 맘에 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기술적으론 완벽해도 유저가 맘에 들지 않으면 그만일 뿐이다. 결국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문제상황을 볼 줄 아는 인사이트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도출, 구현 설계와 같은 재능이 있어야 비즈니스 안에서 성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코딩을 잘하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취업을 하거나 회사를 차렸을 때 회사가 추구하는 어떠한 서비스를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구현하는 그 능력을 키우는 것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결국 돈과 가치가 중요시되는 기업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뛰는 사람에게 걷는 것은 당연한 조건인 것처럼 말이다.
이것이 정말 당연하지만 내가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