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국가정원에 가면 도시숲이 있다. 왜 도시숲이 서양잔디로 되어있을까? 궁금한 사람들이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왜 우리 아이들은 50평도 안 되는 아파트 뒤편 모래밭에서만 놀아야 하나요?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이 될지 모르겠다.
녹색 잔디에서 뒹구는 유럽의 아이들
# 우리나라 최초로 정원을 조성하게 되었다.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 줄 몰랐다. 시공을 하면서 유럽 등 선진국의 정원 시찰을 했다. 독일의 어느 정원을 시찰 중이었다. 담장 너머 마을에서 어린이들이 놀이하는 소리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우렁찬 소리가 울러 퍼지는 곳을 보았다. 수십 명의 어린아이들이 파란 잔디밭에서 뛰어놀고 있었다. 남녀가 뒤엉켜 함박웃음을 짓고, 뒹굴고 넘어지면서 기쁨이 넘쳐났다.
유럽의 생활주변에 널려진 녹색놀이터
모래밭에서 뒤엉켜있는 한국 아이들
#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아파트 창문 틈으로 아이들이 굉음 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파트 아이들이 모퉁이에 있는 30평 정도의 어린이 놀이터(미끄럼틀과 그네 등 시설물과 모래로 조성된 곳)에서 워터파크 안의 아이들처럼 빽빽하게 뒤엉켜 놀고 있었다. 한참 후 아이들이 집에 들어왔다. 신발에 모래를 싣고 들어왔다. 그래서 늘 출입구는 모래가 질근 거렸다. '왜 모래를 가져오느냐?'라고 엄마에게 꾸중을 듣기도 한다.
우리나라 아파트 귀퉁이 어린이 놀이터
순천만 국가정원 도시숲의 일부가 서양잔디로 되어있는 이유가 길었다. 수천 평 되는 녹색의 서양 잔디에서 안전하게 뒹굴면서 한없는 상상을 키우는 아이들과 아파트 모퉁이 그늘지고 어두침침한 모래밭에서 뒤엉켜 놀던 아이들의 이상은 어떨까? 궁금했다. 우리 아이들의 드넓은 녹색 잔디 놀이터를 조성하면 어떨까? 이 의문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1만 평의 서양 잔디 어린이 놀이터이다.
드넓은 녹색 잔디 위에서 이상을 키우는 아이들을 보는 것이 꿈!
주말이면 가족들의 안전한 쉼터가 되고, 주중이면 인근 도시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아이들의 체험학습장이 된다. 바로 옆에는 남부지방에서 잘 자라는 상수리나무와 벚나무 등으로 조성된 도시숲을 산책할 수도 있다. 어린이들이 산에 가지 않아도 숲을 체험하고 안전하게 뒹굴 수 있는 유일한 곳 순천만 녹색 잔디 어린이 놀이터! 드넓은 녹색 잔디 위에서 한없는 이상을 키우는 우리 아이들을 보는 것이 꿈이었다. 이제 왜 서양 잔디냐고 묻지 말자. 그리고 힘들더라도 보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