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맛이 안 난다
파이로트센터
현대자동차가 90년에 미국에서 싼 차 이미지와 낮은 품질로 TV쇼에서 "굴러다니는 냉장고"라는 놀림을 받았던 오명에서 벗어나고자 품질개선을 회사목표로 2000년 초반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물론 연구소에서 차량성능을 잘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종단계인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차량을 잘 만드는 생산품질도 또한 매우 중요하였습니다.
이런 생산품질를 개선 하고자 월드컵이 한창인 2002년 파이롯트센터가 세워졌습니다.
지금까지는 연구소에서 새로운 차량에 대한 개발을 마치면,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약 6개월간 새로운 장비를 설치와 동시에 차량을 시범생산하면서 제조품질문제를 개선하였는데 차량개발이 끝난 상태라서 개선이 쉽지 않았고, 개선시간도 많이 모자랐습니다.
작업자들의 실수로 인한 조립불량은 차량의 잡소리를 유발하고, 생산 중에 생긴 페인트 얼룩들은 싼차 이미지를 형성하기 때문에 개선이 시급하였다.
그래서 새로운 차량을 연구소에서 개발함과 동시에 미리 공장과 유사한 생산라인을 연구소에서 만들어 시험차량을 만들면서 제조품질 문제를 미리 개선하고 공장작업자들이 새로운 차량을 조립하는 연습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하여 품질을 개선하고, 또한 공장 생산라인은 거의 멈추지 않고 차량을 계속 생산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자 하였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한국을 포함, 중국, 미국, 인도, 유럽 등에 30여 개의 제조공장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차량이 공장에 투입되기 전에 해당 작업반장들을 한국에 불러서 새로 생긴 파이로트센터에서 약 2~3개월 동안 훈련을 시킨 다음, 자기 소속 공장으로 돌아가 새로운 차량을 생산할 다른 작업자들에게 조립 기술을 수평전개하여 글로벌하게 품질을 최대한 높이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이런 노력은 현대자동차가 2010년대부터 J&D POWER의 초기품질지수 IQS가 1등을 포함 현상위권 위치에 오르는데 기여하였습니다.
이때 세계 각국에서 에서 훈련 오게 된 작업자들은 회사 근처에 고급호텔에 머물게 하면서 최고급 음식을 제공하여 현대자동차 직원으로서의 자긍심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음식문화를 이해하지 못하여 생긴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이 당시 인도에 신차투입에 앞서 많은 첸나이공장 작업반장들이 훈련을 받으러 한국의 파이로트센터에 오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신경을 많이 썼고 서울에서 인도요리 전문 셰프를 별도로 초빙하여 음식에도 문제가 없도록 하였고, 베지테리언을 위한 음식도 별도로 코너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파이로트센터 담당자도 이러한 기획에 자긍심을 가질 정도로 노력을 하였는데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의견은 정반대로 나타났습니다.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불만이 가장 많았던 것이었습니다.
외국에 나갔을 때 한국요리를 다른 나라 사람이 아무리 잘해줘도 우리 입맛에는 뭔가 이상하듯이
인도요리를 해봤던 한국인 셰프가 아무리 잘 만든다고 하여도 인도사람들이 몇 달을 먹으니 불만이 나온 것이었습니다. 약 1년간 이런 방식으로 운용하다가 음식불만이 많아 결국 방법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해외 작업자들 요청사항은 호텔이 아닌 자기들이 요리를 직접 해 먹을 수 있는 숙소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호텔이 아닌 수원 적정한 곳에 숙소를 다시 마련해 주었습니다.
한국 시장을 다니면서 식자재를 구해서 직접 만들어 먹으니 불만이 사라졌고, 또한 호텔에 단체로 있는 것보다 좀 더 자유롭게 한국의 다른 곳을 다니면서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러워했습니다.
또한 호텔에 머무는 것보다 전체적인 비용 측면에서도 훨씬 적게 들었고, 만족도가 높아 작업품질 또한 더욱 향상이 되었습니다.
한국 엔지니어가 생각했던 것과 여러 나라에서 온 작업자의 생각이 다를 수도 있었지만 이런 사소한 문제점까지 개선해 가면서 노력한 것이 현재의 세계 최고의 제조품질을 가지는 위치까지 오르게 한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인도에서 현대는 현재 2위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좀 달려본 남자는 현대자동차 연구소 엔지니어로 34년 동안 -40℃에서 50℃까지, 미국, 유럽, 남미, 중동, 중국, 러시아등 세계각국의 다양한 주행조건에서 실차개발시험을 진행하였다. 그동안의 시험경험들을 1) 자동차주행시험장, 2) 해외기후환경과 자동차, 3) 해외사회환경과 자동차, 4) 자동차엔지니어, 5) 미래모빌리티로 나누어 연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