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편
- 당신을 잃어버리고 말거야 -
눈치채지 못 할 만큼 아주 천천히, 아주 조금씩. 그렇게 잠식당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 숨을 쉬어보니 내가 맡았던 당신의 향은 온데간데없고, 공허한 달내음만 이 방 안에 가득했다.
이를테면 이런 공허였을 테지. 오래간 타오를 것 같던 열정은 낡은 선풍기 바람 따위로 식어버릴 준비를 하고, 산처럼 단단하던 마음은 푸른 밤빛에 이내 바스라질 것도 같은. 달내음과 밤빛이 무서워, 이것들을 걷어가 달라고 네게 메시지를 적어보지만, 결국 닿지 않을 거야- 하며 내려놓았다.
다시, 방 안 구석구석 흩어진 마음 조각들을 주워담아 예쁜 하트 모양으로 만든 다음, 원래 있던 가슴에 끼웠다. 그리고서 나를 잠식하던 무언가에게 한 번쯤 대들어본다.
그이는 곧 나타나 조각난 마음에 확신을 발라줄 거야. 난 그런 그이를 여전히 사랑할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러나 결국, 그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그 다음은 아무것도 자신할 수 없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