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의욕 충만한 신입사원이었는데 이제는 쉬는 날, 월급 날만 기다리는 그저 그런 월급쟁이가 된 느낌이다.
입사 1년 만에 정체된 느낌을 받는 것이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흥미롭지 않은 요즘. 매일 정해진 타이밍에 해야 할 일을 매일 하던 방식대로 처리한다. 요즘 같으면 퇴근이 가까워져도 썩 설레지 않는다.
일찍 퇴근해봐야 술 한 잔에 취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해프닝 따위가 생기지 않기 때문일 거다.
그러니까 오늘도, 의욕 없는 하루를 간신히 버텨내고 술 한 잔에 취해버린, 어제와 닮은 저녁이었다.
그리고 술에 잔뜩 취해서인지 '그 날'이 또 생각나버렸다.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된, 잘못된 선택을 했던 그 날 저녁. '그 날' 이후로 모든 게 엉망이 됐고 이제는 그것들을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흘러왔다.
시간은 항상 이런 식이다.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저 만치 흐른 뒤에야 말해 온다.
'너 실수한 거야'
'너 후회할 거야'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한데 그 놈 방식이 참 마음에 안 든다. 귀띔이라도 슬쩍 해주지.
어느 날인가 우스갯소리로
"너, 나랑 헤어지면 아무도 만나지 마."
라고 했던 당신도 떠올랐다.
당신께 그런 상처를 남겨놓고
내가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 따위,
굳이 그 말이 아니어도 자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