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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금평 Oct 11. 2021

인도 산책(2)

본초 잡초 따로 없다


베란다 화분에 토마토 한그루를 심었는데 어느 날 들여다보니 잡초 한 포기가 함께 자라고 있었다. 늘 보던 풀이 아닌 데다 본초 옆에서 기죽지 않은 품이 대견해서 뽑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시나브로 그 잡초가 피워낸 꽃은 잡 꽃이라 하기에 너무도 희고 고고했다. 아무런 기대나 관심 없이도 어쩌면 저렇게 당당할 수가 있나. 어린 왕자에게 까다로웠던 장미처럼 나를 길들이거나 내가 그를 길들일 겨를도 없었다. 보면 볼 수록 무심한 반전이 대견하고 미안하다. 수려한 잡 꽃은 연연함이 없어서 ‘잡초’ 취급해 미안한 나를 무색하게 한다. 


본초 잡초 따로 없다.

당당한 그대가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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