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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Sep 21. 2023

내가 가요무대를 좋아하는 나이?

친정어머니가 보시던 가요무대를 즐겨봅니다

  

요즘 가요무대를 즐겨 본다. 예전에 친정어머니가 즐겨 보시던 프로그램이다. 가요무대는 KBS 1TV 프로그램이다. 매주 월요일  10시부터 60분간 진행된다. 김동건 아나운서님의 친근감 있는 사회로 중장년층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9월 18일(월) 방영된 가요무대는 1,816회였다. 처음 1985년 11월 4일부터 방영되었으니, 그 나이를 짐작할 수 있다. 가요무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이다. 흘러간 노래를 부르고 트로트를 부른다. 해외 교민들은 가요무대를 보며 고국을 추억하고 향수를 달랜다고 한다.     


이번 주에도 가요무대를 시청하였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친정어머니는 늘 TV 시청하실 때 다른 방송 채널도 많은데 유독 9번  KBS만 보셨다. 주변 지인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의 부모님이 주로 KBS만 틀어놓고 하루종일 시청하신다고 했다. 예전부터 보시던 방송이라 친숙해서 그러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정어머니는 일요일에는 '전국노래자랑'을 꼭 보셨고, 저녁에는 '6시의 내 고향'과 8시 25분에 하는 일일 드라마를 보셨다. 가장 좋아하신 프로그램은 '전국노래자랑'으로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송 해 선생님이 사회를 보시면 함께 웃기도 하고 손뼉 치며 즐거워하셨다. 큰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며 마치 현장에 함께 계신 듯 즐거워하셨다. 그런 친정어머니가 이제 옆에 안 계시니 정말 쓸쓸하다.     


친정어머니께서는 월요일 저녁에 9시 뉴스를 시청하고, 이어서 나오는 가요무대를 꼭 보셨다. 그때는 나도 지금보다 젊었기에 옛날 노래만 부르는 것 같은 가요무대가 재미없었다. 나오는 가수분도 연령층이 높았다. 그런데 정어머니를 닮아가나 보다.


어느 날 뉴스를 보다가 채널을 돌리는데 가요무대가 나왔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요즘 인기 있는 젊은 트로트 가수였다. 미스트롯에 나왔던 양지은과 은가은이었다.


“어머, 가요무대에 젊은 가수가 나오네!”


신기해서 보다 보니 7080 시절 가요가 많이 나왔다. 나도 모르게 따라 불러보았다. 이렇게 나는 가요무대의 팬이 되었다.


이번 주 월요일(9월 18일)에도 좋아하는 노래가 많이 나왔다. 이번 주 주제가 '선남선녀'라 젊은이들의 풋풋한 사랑을 노래한 곡을 불러주었다. 첫 곡으로 친정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셨던 '섬마을 선생님'을 문희옥 가수가 불렀다. '올가을엔 사랑할 거야'를 김나희 가수가 불렀고, 내가 노래방에서 즐겨 부르던 '여고 시절'을 우연이 가수가 불렀다. 요즘 가요무대에는 내일은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에 나왔던 가수들이 많이 나온다. 이번 주에는 누가 나올까 궁금해서 기다려진다. 


이제 나도 나이가 많이 들었다. 코로나 시대부터 트로트 열풍이 불어서 트로트 방송이 대세였다. TV에서 늘 트로트 프로그램이 나왔다. 그래서인지 트로트가 친근해졌다. 뉴스를 보다 보면 자주 화가 난다. 바로 다른 채널을 돌리면 어디서든 트로트 방송을 볼 수 있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프로라서 즐겨 보게 되었다. 자주 보다 보니 트로트 가수들을 익히게 되었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팬클럽에 가입하진 않았지만, 응원하는 가수도 생기게 되었다. 내가 응원하는 가수가 나오니 가요무대가 재미있어졌다.


가요무대는 사회자 멘트가 깔끔하다. 시작과 끝부분, 그리고 중간에는 노래 몇 곡 부른 후 두 번 정도 나온다. 가수 한 분이 노래 한 곡을 부르고 들어가면 다음 가수가 나와서 또 한 곡을 부르고 들어간다. 몇 곡을 이어서 들을 수 있어서 신선하다. 정말 음악 프로그램답다. 보통 노래 프로그램은 오락 프로그램이라서 노래보다 오락에 치중할 때가 많은데 가요무대는 오로지 노래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선곡도 7080 노래가 많아서 학창 시절에 많이 불렀던 곡이라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 함께 따라 부르며 한 시간이 즐겁다.


친정어머니가 시청하실 때 재미없는 프로그램을 왜 보실까 생각했는데 이제 내가 가요무대를 즐겨 보게 되었다. 내 나이가 60대 중반인데 가요무대를 시청할 나이가 된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보면 나처럼 재미없는 옛날 프로그램을 본다고 흉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다음 주에도 가요 무대에 어떤 가수가 어떤 곡이 부를까 궁금하다. 나의 가요무대 사랑은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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