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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여행에서 본 '사랑해 벽', 추석 여행에서 보았다

손자들과 함께한 추석 여행에서 다시 떠올린 프랑스 파리 여행 사진 명소

by 유미래


지난 5월에 남편과 서유럽 3개국(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첫 방문 나라가 프랑스였는데 첫날 몽마르트르 언덕에 갔다. 파리는 산이 없어서 인공적으로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해 공원을 만들었다고 현지 인솔자가 말해주었다. 몽마르트르는 평지가 대부분인 파리 시내 어디에서든지 다 보일 정도로 프랑스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있다. 트램(푸니쿨라)을 타고 몽마르트르에 올라갔는데 파리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일 정도로 정말 높은 곳에 있었다.


몽마르뜨 언덕에 있는 사크레쾨르 대성당
몽마르뜨 언덕에서 내려다 본 파리 시내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인 사크레쾨르 대성당은 한국어로 성심당이라고 불리는데 무료로 둘러볼 수 있었다. 현지 인솔자를 따라 몽마르트르 언덕을 둘러보고 1시간가량 자유시간이 주어져서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며 여유를 즐겼었다. 내려오는 길에 방문한 '사랑해 벽'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로 붐볐다.


몽마르뜨 언덕의 '사랑해벽'에서


'사랑해 벽'은 파란색 타일 위에 전 세계 250개의 언어로 311개의 “사랑해”라는 말이 빼곡히 적혀 있다고 했다. 이 벽은 몽마르트르의 대표적인 포토 스폿(사진 명소)이다. 남편과 자랑스러운 한국어로 쓰인 '사랑해'를 찾아보았다. 한국어로 된 '사랑해", '나 너 사랑해',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세 문구를 찾으며 마치 숨은그림찾기처럼 발견하는 기쁨이 있었다. 한글로 쓰인 '사랑해'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었다. 그만큼 한국 여행객도 많았다.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르에 있는 '사랑해 벽', 한국에도 있었다


추석 연휴에 두 아들네와 여행을 다녀왔다. 손자가 셋인데 아직 어려서 돌아다니는 여행은 어려워서 키즈 풀빌라(숙소 안에 놀이 시설과 수영장이 있는 빌라형 숙박 시설)에 다녀왔다. 손자 세 명 모두 물놀이를 좋아해서 벌써 3년째 추석 연휴에 키즈 풀빌라에 가서 추석 연휴를 보내고 왔다. 이번에는 가평에 있는 풀빌라였다.


추석 연휴라서 막히지 않는 길을 검색하다 보니 파주와 포천을 거쳐 굽이굽이 강원도 화천에 있는 고갯길을 넘어서 가평에 도착했다. 내비게이션에 나온 길 안내를 보니 옛날 대관령 고갯길보다 더 구불거렸다. 고향이 강릉이라 대관령에 터널이 뚫리기 전 대관령 고갯길이 생각났다. 서울에서 대학교에 다녔고 직장도 서울이어서 고향에 갈 때마다 그땐 대관령 고갯길이 너무 구불거려서 차멀미를 심하게 했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울렁거린다.


'잠에서 깨어난 고양이' 키즈 풀빌라


초등학교 1학년인 쌍둥이 손자는 내비게이션 길안내 지도에 강원도 화천군이 표시되자 가평은 경기도인데 왜 강원도까지 돌아서 가냐며 투덜거렸다. 평소라면 2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인데 3시간이 조금 더 걸려 가평 숙소에 도착했다. 추날이라서 가평 시내를 통과해서 왔다면 더 오래 걸렸을 거다. 숙소는 옆에 계곡도 있고 산속에 있어서 공기도 좋고 경치가 아름다웠다.


이번에는 추석 전날부터 비가 내려서 다른 곳에 갈 수도 없었다. 다행히 키즈 풀빌라에는 숙소에 딸린 숙소 수영장과 온수 수영장, 야외 수영장이 있었는데 추워서 실내에 있는 온수 수영장을 주로 이용했다. 처음에 숙소를 예약할 때는 10월에도 야외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기대했었는데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내려가서 이용할 수 없어서 참 아쉬웠다. 우리처럼 아이들과 가족단위로 온 여행객이 많았다. 요즘 추석에 차례를 지내지 않고 여행하는 사람이 많음을 실감한다.

추석 연휴에 여행 갔던 풀빌라에 있는 '사랑해 벽'에서


올 추석 연휴는 길기도 했지만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 우리는 추석날부터 2박 3일 동안 이곳에 있었는데 추석 당일과 다음 날에도 비가 온종일 내려서 산책도 어려웠다. 마지막 날에 다행히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오전에 아들과 손자들이 물놀이하는 동안 남편과 둘이 숙소 주변을 산책하는데 어디서 본 듯한 풍경이 펼쳐졌다. 남편이 생각이 날듯 말듯 한지 물어보았다.


"여보,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생각이 안 나네."

"생각 안 나세요.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본 '사랑해 벽'과 닮았네요."

"맞아. 거기서 한글로 쓰여있는 '사랑해' 글자 찾아보았었지."


몽마르트르 언덕에 있는 '사랑의 벽'과 똑같진 않았지만, 분위기는 비슷해서 반가운 마음에 남편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다. 이 벽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사장님께 여쭈어보았다.


"사랑의 벽을 어떻게 만들게 되셨나요?"

"여기에 옹벽이 있었어요. 벽화를 그릴까 생각하다가 여행 오신 분들께 행복한 추억이 될만한 포토존(사진 찍을 장소)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고민하던 중에 프랑스 파리에 여행 갔을 때 인상 깊게 보았던 '사랑의 벽'이 생각나는 거예요."


"글자는 누가 쓰셨나요?"

"화가 두 분에게 의뢰해서 만들었어요. 빌라에 여행 오신 분들이 이곳에서 가족과 행복하게 사진 찍는 모습을 보며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새로운 곳에 여행 가서 익숙한 풍경을 만나면 그곳이 정말 정겹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이전에 여행 갔던 추억을 이야기하며 추억을 되새기게 된다. 이번 여행은 어린 손주들을 위한 여행이었으나 우연히 마주한 '사랑의 벽' 덕분에 남편도 나도 좋은 추억이 되었다. 우리 가족도 물놀이를 마친 손자들과 '사랑의 벽'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가족 간의 사랑을 느끼는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2025년 추석 연휴도 오래 기억되는 가족 여행이 될 것이다.


https://omn.kr/2fmoc



*전자책으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https://m.yes24.com/Goods/Detail/14757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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