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배움터, 꿈터인 노인 복지관 연말 행사

노인복지관 평생교육 작품발표회와 전시회

by 유미래

남편과 나는 노인복지관 회원이다. 나는 퇴직하고 노인복지관 회원이 된 지 3년이 되었고, 남편은 작년 11월 말에 은퇴하고 2025년 2월에 처음으로 노인복지관 회원에 가입했으니 거의 1년이 되었다.


우리 동네 노인복지관이 좋은 이유는 오십여 개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쉬운 점은 1인 두 강좌만 신청할 수 있어서 배우고 싶은 것을 모두 배울 수 없다는 점이다. 요즘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어 회원이 많다 보니 많은 분께 골고루 혜택을 주기 위함이다.


노인복지관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상반기와 하반기로 운영되는데 상반기에 남편과 나는 탁구 수업에 같이 참여했고, 나는 캘리그래피를, 남편은 합창반 수업에 참여했다. 하반기에는 나는 탁구 수업과 종이접기 반 수업을, 남편은 합창반 수업에 참여하였다.


성악가가 꿈이었던 남편, 무대에서 꿈을 펼쳤다


합창반 발표모습

노인복지관에서 12월에 '배움愛, 빛나는 노년'이란 주제로 평생교육 작품발표회와 전시회를 마련해 주었다. 노인복지관 회원은 만 60세 이상 되면 회원이 될 수 있지만, 60대는 일하는 노인이 많아서 70대가 가장 많고, 건강하신 80대도 꽤 많이 있다.


지난 12월 12일(금)에 이웃에 있는 복지회관에서 작품발표회가 있었다. 매년 노인복지관 강당에서 발표회를 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복지회관 대강당에서 하였다. 남편이 참여하는 합창반의 합창을 시작으로 발표회가 시작되었다. 합창반의 아름다운 화음에 관람하던 분들이 '앙코르'를 외쳐서 한 곡을 더 불렀다. 시작부터 분위기가 좋았다.


남편은 학창 시절 꿈이 성악가가 되는 것이었다. 중학교 시절 성악을 잠시 공부하다가 가정 형편이 안 좋아져서 그만두어 늘 아쉬웠다고 말한다. 남편은 성인이 되었어도 성악가 꿈은 늘 가슴에 품고 있어서 10년 동안 교회 성가대 대원으로 참여하였다.


교회 성가대 이외에 노래로 무대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합창 발표가 끝나고 남편은 "처음 선 무대가 떨렸지만, 꿈을 이룬 것처럼 가슴이 뛰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합창 발표할 기회가 많이 생겨서 남편이 무대에 설 날도 많았으면 좋겠다.


작품발표회로 아이들처럼 신난 어르신들


우쿨렐라반이 발표를 마치고 퇴장하는 모습

이번 발표회에서는 합창반에 이어 우쿨렐레, 오카리나, 하모니카, 민요반, 뇌건강 체조, 기체조, 시낭송, 훌라댄스 등 아홉 종목이 참여하였다. 노인복지관 평생교육 프로그램에서 익힌 솜씨를 발표하는 자리인데 종목 특성에 맞게 복장을 갖춰 참여한 어르신들이 참 멋져 보였고, 정말 행복해 보였다. 리허설을 하실 때도 그 진지한 모습에 보는 나까지 긴장이 되었다.


작품발표회는 반 별로 모두 특성이 있었고, 연습을 정말 많이 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하셨다. 진지한 모습과 즐기는 모습 모두 아름답게 보였다. 유치원 재롱잔치에 가보면 틀리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관람하는 부모들은 더 즐겁다. 이번 어르신들 발표회에서도 가끔 혼자서 방향이 다르거나 틀리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관람석에서는 웃음소리로 더 즐거웠다. 우쿨렐레 발표회에 참석했던 지인 어르신들을 발표회가 끝나고 만났다.


"나는 우쿨렐레 한 지가 1년 정도 되었는데 틀릴까 봐 정말 긴장되었어. 다행히 크게 실수하지 않고 잘한 것 같아서 뿌듯해. 이런 발표회 자리가 많았으면 좋겠어."

"늘 악기를 배우고 싶었는데 사는 것이 바빠서 못하다가 일흔이 넘어서 우쿨렐레를 배우게 되었어요. 오늘 꿈을 이룬 것 같아 눈물이 나네요."


"이번 발표회에서 시 낭송이 참 멋있었어요. 유 선생님도 시 낭송 잘할 것 같은데 내년에 같이 시 낭송 배우실래요?"

"네, 선생님. 저도 시 낭송 보며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시 낭송에 관심도 있으니 내년에 같이 시 낭송반 신청해요."


시 낭송반은 시를 그냥 서서 낭송하는 것이 아니라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마치 뮤지컬이라도 하는 것처럼 재미있게 발표하였다. 오카리나로 '당신만을 사랑해'를 연주할 때는 관람석에 있는 분들이 노래를 함께 불러주어 분위기가 축제처럼 좋았다. 발표하시는 어르신들도 즐거우셨지만, 함께 노래 부르고 손뼉 치며 관람하는 분들도 즐거웠다. 마치 손주들 유치원 재롱 잔치하는 것처럼 정말 신나셨다.


노인들의 꿈을 이뤄준 노인복지관 작품발표회


작품전시회 작품

12월 12일(금)에 복지회관에서의 발표회를 보면서 작품발표회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모두 60대 이상 노인들이지만, 열정은 20대 청춘 못지않았다. 그동안 일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못 배운 한을 노인복지관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소원을 이루셨다. 짧게는 반년, 길게는 1년 동안 익힌 재주를 발표회를 위해 연습하는 시간마저도 소중하셨을 거다.


평생교육 프로그램 전시회는 노인복지관 3층 복도에 전시장을 꾸몄는데 정말 작품 수준이 높았다. 작품전시회에는 캘리그래피, 수채화, 문인화, 서예, 색종이 접기, 뜨개질 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도 작년에 캘리그래피 작품 만들며 정성을 다해서 알지만, 작품 하나 만들려면 부단한 노력과 정성이 필요하다. 보는 것만으로 감동이 되었다. 전시작품을 보며 그림도 배우고 싶어졌다.


평생교육 프로그램 발표회와 전시회를 매년 마련해 주면 좋겠다. 올해 발표 장소인 복지회관은 장소가 좁아서 출연자 좌석을 제외하고 관람석이 거의 없어서 불편했다. 앉을 자리가 없어서 왔다 돌아가는 사람도 있었고, 나처럼 서서 보는 사람도 있었다. 내년에는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큰 공연장에서 발표회를 마련해 주면 좋겠다.


공연에 출연하신 분들도, 관람하는 어르신들도 노인복지관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거다. 보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도 생겨서 새해에는 배우고 싶은 프로그램에서 꿈을 이루길 바란다. 나도 내년에는 올해 참여한 프로그램 말고, 발표회에서 재미있게 보았던 시낭송과 다른 한 가지 프로그램을 신청하려고 한다. 배우고 싶은 과목이 많은데 과목만 신청해야 하는 것이 아쉽다.


올해는 작품발표회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나도 내년에는 무대에 서길 기대해 본다. 남편도 합창반에서 노래 부르며 못 이룬 성악가의 꿈을 이루길 응원한다. 노인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다양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시고, 발표회까지 준비해 주신 노인복지관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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