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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날 천여 명 산타 앞에서 받은 상장

작년 성탄절에 산타 선물 배달하고 수기공모에 당선, 1년 만에 받은 상장

by 유미래


오늘은 전 세계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 날이다. 12월이 되면 거리에도, 교회에도, 카페에도, 집에도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해준다. 쌍둥이 손자가 좋아해서 우리 집도 12월 초에 트리를 장식했다. 꼭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크리스마스는 모두가 기다리는 즐거운 축제 날이다.


작년 크리스마스 날이 생각난다. 인천 서구에 200여 명이 산타 복장을 하고 저소득층 가정에 산타 선물을 전달하려고 모였다. 나도 200명의 산타 중 한 명이었다. 발대식을 하고 전달할 산타 선물을 차에 싣고 배달할 곳으로 이동했다. 우리 팀은 여성 세 명이 다섯 가구의 어린이를 방문하여 산타 선물을 배달하는 거였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빌라에 무거운 선물 상자를 들고 걸어 올라가는 것이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기쁨으로 가득 찼다.


2024년 12월 25일 성탄절에 선물 배달하려고 모인 인천 서구 산타 200명

산타 선물은 인천 미추홀 산타클로스단이 주관하고, 인천광역시와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광역시 교육청, (사)수와 진의 사랑 더하기가 함께하는 행사였다. 벌써 16년이나 되는 전통 있는 행사다. 2024년 크리스마스에는 2,080 가정에 산타 선물을 배달하는 큰 행사였다. 선물 배달은 산타 봉사자 950여 명이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배달하였다.


작년에 산타 선물을 배달하고 수기 공모에 당선되었다. 학생부에서 4명, 성인부에서 2명이 수기에 당선되었는데 나는 성인부로 인천광역시 의회장상이었다. 보람 있는 일을 했는데 수기까지 당선되니 정말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언제 시상식이 열릴까 기다렸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시상식을 하지 못하다가 1년이 지난 올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날에 시상식을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크리스마스날, 열기로 가득 찬 이곳


시상식은 인천역 근처에 있는 상상 플랫폼에서 하였다. 집에서 1시간이 더 걸리는 거리라서 길이 막힐 것이 염려되어 불편해도 지하철을 타고 갔다. 지하철은 늘 시간을 지켜주어 고맙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였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시상식에 가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산타 선물 배달 발대식이 열리는 상상플랫폼

시상식이 열리는 2025년 12월 25일, 인천 상상플랫폼은 온통 붉은색이었다. 곳곳에서 모여든 수많은 산타로 추운 날씨지만, 열기로 가득했다. 산타복을 입은 많은 자원봉사자가 처음 보는데도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며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되었다. 모두 좋은 일을 한다는 마음에 표정이 밝았다.


산타 선물 상자

상상플랫폼 안에는 전달할 산타 선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올해는 인천시 교육청, 각 구청 등을 통해 선정된 조손가정, 소년소녀가정, 독거노인, 한부모 가정 등 인천에 거주하는 2천 가정에게 800여 명의 산타 자원봉사자가 산타 선물을 배달한다. 선물을 배달하는 자원봉사자 외에 차량지원 봉사자, 선물 포장, 운영, 청소 등을 도와주는 스텝도 많다.


자원봉사자 중에는 가족 단위로 아이들과 참여한 가정이 많았고, 단체, 친구 등 다양했다. 시상식을 기다리며 시민기자의 기지를 발휘해서 인터뷰도 했다. 이럴 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증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두 분은 어떤 사이인가요? 혹시 부부신가요?"

"하하, 부부는 아니고 대학교 친구 사이입니다."


"산타 선물 배달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저희가 참여하고 있는 봉사 단체에서 미추홀구 산타 선물 배달에 오래 참여하신 분이 계신데, 올해 함께 하자고 해서 저희도 좋은 행사 같아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참여하시며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보통 크리스마스에는 가족끼리, 친구끼리 어울려 노는데 이렇게 저소득층 가정에 산타 선물을 배달하게 되어 더 의미 있는 크리스마스가 된 것 같아요. 많은 분이 참여하면 좋겠어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쁜 성탄절 보내세요."


식전 행사로 공연하는 모습

접수처에서 산타복과 전달할 선물을 인수하는 동안 무대에서는 가수들이 와서 신나는 공연을 하고, 산타복을 받은 자원봉사자들은 관람하며 상상플랫폼은 열기로 가득 찼다. 분위기가 축제의 장이었다. 나도 시상식을 기다리며 공연을 즐겼다.


천여 명의 산타 앞에서 받은 상장


드디어 발대식 직전에 시상식이 시작되었다. 학생부에서 인천광역시장상, 인천광역시 교육감상 등을 먼저 시상하고, 다음에 일반부 시상식이 있었다. 일반부는 두 명으로 모두 인천광역시의회의장상이었다. 천여 명의 산타복을 입은 분들 앞에서 거행된 시상식이라 정말 뜻깊은 자리였다. 시상식을 보면서 올해도 산타 배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이 수기를 많이 제출하리라 기대해 본다.


받은 상장과 꽃다발

올해도 며칠 안 남았다. 겨울은 모든 사람에게 같은 온도로 오지 않는다. 누군가에는 포근한 계절이지만, 누군가에는 유난히 길고 차갑게 느껴질 것이다. 2025 '사랑 더하기 산타클로스' 행사처럼 주변을 돌아보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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