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포자' 많다는 소식에 쌍둥이 손자와 한 놀이

이제 한 달 남은 방학, 책읽고 끝말 이어가기 놀이로 문해력 길러봅니다

by 유미래

길게만 느껴지던 초등학교 겨울방학이 이제 2월 한 달 정도 남았다. 어쩌면 아직도 한 달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거다. 지난주 주말에도 작은아들이 회사 일로 늦어서 금요일 저녁에 쌍둥이 손자를 데리러 갔다. 주차장에서 인터폰을 하니 쌍둥이 손자가 외할머니 손을 잡고 내려왔다. 보자마자 "할머니!" 하고 뛰어와서 안기는 손자들이 예쁘다.


"사부인, 방학이라 힘드시지요?"

"다른 것은 괜찮은데 아이들이 뛰어서 아랫집에 죄송하네요."


돌보는 손주는 초등학교 1학년 남자 쌍둥이라 늘 활기가 넘쳐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우리 집에 와도 "뛰지 마!"가 저절로 나오니 사부인 마음이 이해된다. 우리 집은 주중에는 외할머니가, 주말에는 내가 쌍둥이 손자를 돌보는데, 서로 안부 인사를 나누고 바통터치를 하듯 쌍둥이 손자를 데려왔다. 저녁 먹고 설거지까지 마쳤는데 연우가 물놀이가 하고 싶은지 목욕하고 싶다고 할아버지를 졸랐다.


"할아버지, 오늘 태권도에서 땀을 많이 흘려서 목욕할래요."

"지우도 할 거야?"

"네, 목욕하고 싶어요."


할아버지가 거절 못하게 말도 잘한다. 아기 때부터 할아버지가 손자들을 목욕시켜서 목욕은 늘 할아버지 담당이다. 날씨가 추워서 욕조에 물을 받아서 욕실 온도를 높이고 손자들을 들여보냈다. 물놀이를 좋아하는 손자들이라 욕조에서 물장난치며 한바탕 즐겁게 놀았다. 남자아이 둘 목욕시키는 일도 쉽지 않다. 그래도 할아버지가 즐겁게 한다.


손자들은 보통 밤 9시 30분경에 자러 들어간다. 잘 때는 내가 가운데서 자고 오른쪽에는 지우가, 왼쪽에는 연우가 자는데 늘 내 손을 하나씩 잡고 잔다. 대신 애착 인형은 없다. 자리에 누워도 금방 잠들지 않고 '나라 이름 대기, 우리나라 도시 이름 대기'등을 하다가 잠드는데 오늘 밤에는 끝말 이어가기까지 하였다. 제법 길게 이어져서 재미있게 했다.


도서관에서 보내는 겨울 방학


"지우 연우, 능내 공원에 갈까?"

"가고 싶어요."

"가기 전에 네프론에 페트병 넣어주고, 도서관에 먼저 들러야 해."

"할머니, 페트병을 왜 네프론에 넣어요?"

"지구를 살리려고 그러는 거야."


"도서관에서 오늘은 책 몇 권 읽어야 해요?"

"지우 연우가 읽고 싶은 만큼 읽으면 돼."


이웃에 있는 근린공원이 지난여름부터 공사해서 6개월 정도 가지 못했다. 쌍둥이 손자가 걷기 시작한 15개월 경부터 주말에 우리 집에 오면 토요일마다 가서 놀았다. 공원에서는 주말이면 시간대별로 축구 경기가 있어서 전반전 끝나고 쉬는 시간이나 경기가 끝나면 운동장에서 놀았다. 갈 때마다 공을 두 개 가지고 가서 쌍둥이 손자가 하나씩 들고 발로 차기도 하고 던지며 놀았다. 손자들이 좋아하는 곳이고 공사 후의 모습이 궁금해서 나도 가보고 싶었다.


네프론에 투명 페트병 넣는 손자

오늘 공원에 가는 목적은 도서관에 다녀오려는 거다. 도서관 옆 복지 회관에 네프론(자원순환 로봇으로 투명 페트병을 수거한다)이 있어서 가는 김에 모아둔 투명 페트병을 들고 갔다. 페트병 하나에 십 원씩 적립금을 주지만, 돈을 벌기 위한 것보다는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려는 것이 목적이다. 귀찮아도 투명 페트병은 늘 따로 모아서 네프론에 넣는다. 오늘은 쌍둥이 손자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었다.


손자들이 제법 키가 커서 페트병을 넣을 수 있어 하나씩 교대로 넣었다. 페트병이 들어가면 압축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게 신기한가 보다. 어려서부터 환경보호의 중요성과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 방법을 알려주면 자라면서 환경보호에도 관심을 가지리라 기대한다.


책 고르는 손자

바로 옆에 도서관이 있어서 어린이 열람실인 자람터로 들어갔다. 집에서 10분 거리에 시립 도서관과 구립 도서관이 있는데 오늘 방문한 곳은 규모가 조금 작은 구립 도서관이다. 토요일인데 생각보다 어린이가 많지 않았다. 손자들이 읽고 싶은 책을 꺼내와서 읽는 모습이 대견하다.


독서는 문해력도 길러 주고, 간접 경험도 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도 길러 준다. 물론 집중력도 길러 주고, 지식도 얻는다. 요즘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많아서 주기적으로 도서관을 찾는 것은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TV 방송 프로그램 중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좋아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늘 신기하고 감동이 된다. 지난주(329회)에는 현직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인데 EBS 국어 일타 강사로 불리는 윤혜정 선생님이 나왔다. 이야기 중에 "요즘 열 명 중 한 명이 국포자라는데..."란 사회자(유재석) 말에 깜짝 놀랐다. '수포자(수학 포기자), 영포자(영어 포기자)'란 말은 들었지만 '국포자'란 말은 처음 듣는다. 한글이 모국어라 읽고 쓸 수 있는데도 ‘국포자’(국어를 포기한 자)가 늘고 있다니 걱정이 되었다.


요즘 학생들이 '문해력이 낮다'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중·고등학생들 중에 국포자가 이렇게 많다니 어릴 때부터 대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해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우리말에 한자어가 많은데 한자 세대가 아닌 것, 독서를 많이 하지 않는 점,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언어습관 변화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이 책 보다 숏폼(15초, 30초짜리 짧은 영상) 콘텐츠에 빠지다 보니 긴 글을 읽는데 어려움을 느끼게 되고 집중력까지 떨어지고 있다.

끝말 이어가기 놀이로 키우는 문해력


방송 중 유아기나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문해력을 기르는 놀이로 '끝말 이어가기'가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듣고 무릎이 딱 쳐졌다. 끝말 이어가기 놀이에서 중요한 것은 늘 사용하는 어휘가 아니라 다양한 어휘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려면 부모의 어휘 수준이 아이의 어휘 수준이 되기에 "부모님이 평소에 사용하는 어휘에 신경 쓰고, 아이의 교과서를 읽으며 교과서에 나오는 어휘를 챙기라."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나도 명심하고 아들 며느리에게도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쌍둥이 손자와 자기 전에 가끔 끝말 이어가기를 하는데 이젠 자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끝말 이어가기 놀이는 어디서든 할 수 있다. 자동차에서도 할 수 있고, 걸어가면서도 할 수 있고, 집에서도 할 수 있다.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말로도 할 수 있으나 오늘은 조금 다른 방법으로 놀이처럼 해 보았다. 쌍둥이 손자가 3월에 2학년이 되니 정확하게 낱말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끝말 이어가기 놀이하는 쌍둥이 손자

요즘 흔한 포스트잇에 돌아가며 낱말을 써서 이어 붙이는 놀이다. 나와 쌍둥이 손자 세 명이 돌아가며 낱말을 이어 써서 붙이는데 주로 쌍둥이 손자가 하고 나는 가끔 참여하였다. 공부도 놀이처럼 하면 더 재미있다. 지우는 그림도 그리고 자녀(子女)에는 한자도 쓰고 오선 악보를 그려 음표도 그려 넣으며 즐겁게 했다.


끝말 이어가기 놀이

포스트잇을 활용해서 끝말 이어가기 놀이를 하니 놀면서 계속할 수 있어서 좋았다. 토요일에 하고 일요일에도 하고 제일 아래까지 길게 할 수 있다. 떼어서 마루나 벽에 기차처럼 길게 늘어놓고 읽어보며 놀 수도 있다. 아이들은 상상력이 좋으니 놀다 보면 또 다른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거다.


거의 두 달이나 되는 겨울 방학이지만, 계획표를 짜서 보내다 보니 생각보다 빨리 간다. 벌써 반 정도가 지났다. 어쩜 아이들은 방학이 빨리 가는 것이 아쉬울 거다. 남은 2월도 아이들과 즐겁게 보내는 겨울 방학이 되기 바란다.


https://omn.kr/2gxf3




매거진의 이전글길고 긴 겨울방학 조부모 육아, 이렇게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