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대체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세 개의 병목, 연쇄 붕괴, 그리고 남은 윈도우

by 최인준

저 자신도 같은 질문 앞에 서있는 사람으로서 최근 기술 발전을 보며 생각하는 바가 많았는데, 앞으로 의대에 진학할 학생들이나 동기 선후배 등 동세대의 의사들을 생각하며 인사이트를 나누고 부디 모두의 진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0. 세 층의 병목과 하나의 변수

AI에 의한 의사의 대체를 세 가지 층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AI의 진단 능력과 로봇에 의한 수술 기술에 해당하는 "기술 병목", 규제와 법률, 보험, 책임에 속하는 "시스템 병목", 그리고 환자들이 AI 의사를 심리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해당하는 "심리적 병목"이 그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의사 집단의 정치경제학"이 전 층에 걸쳐 대체 시점을 조절하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1. 기술 병목 — AI는 이미 진단하고 있다


특정 데이터 한 종류 안에서 패턴을 찾는 AI는 이미 기술적으로 달성되었다. CT만 보고 진단하는 AI, 혈액검사 수치만 보고 위험도를 계산하는 AI, 음성 녹음만 듣고 우울증을 예측하는 AI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여러 검사와 상황을 동시에 종합하는 AI"는 현재 진행 중이며, 서사를 이해하는 AI, 예를 들어 하나의 거대 의료 플랫폼(보험회사가 지닌 데이터가 강력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며,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수집되는 빅데이터의 축적이 이를 가속할 것이다)을 바탕으로 동적, 역학적으로 진단해낼 수 있는 AI가 5~10년 내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술 병목이 해소되는 과정 자체가 나머지 층들의 역학을 변화시키는데, AI 진단의 우월성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심리적 병목은 비합리적으로 보이기 시작할 것이고, 규제와 법률 등이 환자의 안전을 오히려 해치는 것으로 프레이밍될 수 있다.


2. 시스템 병목 — 책임, 규제, 수가라는 세 개의 벽


시스템 병목을 살펴보면 책임 귀속 문제, 규제의 지체, 보험/수가 구조의 변화 등이 있을 것이다. 먼저 책임을 따져보면, 자율주행 자동차가 책임 문제를 어떻게 통과하였는지를 참고할 수 있다. AI 시스템에 제한적 법적 책임을 부여하거나, 보험으로 커버하거나, 기관에 귀속시키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규제의 경우, 현재 FDA의 체계는 '완성된 제품을 승인하는 방식'에서 '계속 배우는 AI를 안전하게 허용 및 관리하는 방식'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과거에는 인쇄된 책처럼 한 번 만든 AI만을 승인했다. 그러나 이제는 미리 어떤 변화가 허용되는지에 대한 계획을 승인하고, 실제 사용 중에도 성능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며, 바뀔 수 있는 범위를 설정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다만, 실시간 감시의 표준이나 시스템 수준의 인증 방식은 아직 제도적으로 합의되지 않았다. 아마 현 프레임워크 안에서 AI에 특화된 규제가 서서히 바뀔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고, AI에 의한 대형 사고로 인해 전격 재편이 되는 시나리오, 혹은 사전 승인 최소화와 사후 모니터링 중심으로 바뀌는 시나리오도 있을 수 있다.

보험/수가 구조 문제가 가장 오래 갈 병목으로 보인다. 현재 CPT 코드 체계는 '의사의 행위'에 돈을 매기는 구조이다. AI 관련 수가 코드가 일부 신설되기 시작했으나, 대부분은 의사의 판독이나 감독을 전제로 하며, AI 독립 진료에 대한 포괄적 수가 체계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해결 방안으로는 우회 경로, 즉 보험 시스템 바깥(자비진료, DTC, 개발도상국)에서 먼저 검증 후 역수입하는 방향이 있을 것이다.


3. 심리적 병목 — 기계에게 생사를 맡길 수 있는가


심리적 병목은 기술이나 시스템과 달리 제도적 해결이 불가능한 층이다. 환자가 AI 의사를 거부하는 심리에는 여러 겹이 있다. 가장 표면적인 것은 정확성에 대한 불신, 즉 "기계가 정말 맞힐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다. 이 층은 기술 병목이 해소되고 AI 진단의 우월성 데이터가 축적되면 비교적 빠르게 침식된다.

그보다 깊은 층에는 서사적 이해에 대한 욕구가 있다. 환자는 자신의 증상이 단지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맥락 안에서 이해되기를 원한다. "최근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 것 같다"는 의사의 한마디가 가지는 치료적 효과는, 동일한 진단을 수치로 제시하는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다. 다만 이 층 역시 AI의 자연어 능력이 발전하고, 환자가 AI와의 대화에 익숙해지면 서서히 약화될 것이다.

가장 깊은 층은 존재론적 불안이다. "기계에게 내 생사를 맡긴다"는 감각, 특히 임종 환자나 소아 중환자처럼 고도의 감정이 수반되는 상황에서 인간의 손길을 원하는 것은 합리성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조건의 문제이다. 이 층은 AI의 성능과 무관하게 가장 오래 남을 것이며, 심리적 병목의 마지막 잔류물이 될 것이다.


4. 의사 집단의 정치경제학 — 영원하지 않은 방어선


의사 집단은 두 가지 강력한 방어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첫째, 환자 안전을 위해서는 의사 감독이 필수적이라는 프레이밍으로 AI 도입을 통제할 수 있다. 둘째, 현재 보험 수가가 대체로 '의사의 행위'에 매겨져 있으므로 AI를 의사의 생산성 도구로 흡수하여, 대체가 아닌 보조로 위치시킬 수 있다. 미국의사협회(AMA,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와 전문과목 학회들의 로비력은 미국 정치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강력한 축 중 하나이며, "환자 안전"이라는 프레이밍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유권자와 정치인 모두에게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 방어 구조에는 내부로부터 균열이 생길 수 있다. AI에 직접 위협받는 과는 저항하지만 AI로 생산성을 높이는 과는 환영하며, 세대 간 이해관계의 충돌이 집단의 응집력을 약화시킨다. 젊은 의사들의 AI 우호적 태도는 'AI 수혜 의사'와 'AI 위협 의사' 사이의 내전을 만들어낼 것이다.

외부 압력 또한 거세다. 의료의 AI 전환에서 의사 집단의 상대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빅테크들이다. 이들의 로비 자금과 여론 형성 능력은 의사 집단의 정치 자본을 압도한다. AI는 의료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으므로, 정부와 보험자가 의사 집단의 편에 설 경제적 동기 또한 급격히 약화된다. 비용 위기의 경우, 2025년 6월 발표된 최신 Trustees Report에 따르면 Medicare HI Trust Fund 고갈 예상은 2033년이라고 하니 그렇게 멀지 않은 미래이다. 중국이나 인도의 AI 의료 전면 도입이 성공한다면 '우리만 뒤처진다'는 프레이밍이 형성되고, 환자가 의사를 우회하는 DTC(Direct To Consumer) 경로의 확산은 규제 밖에서 기정사실을 만들어버린다. 따라서 의사 집단의 저항이 무력하다는 주장이 아니라, 이 저항이 영구적이지 않다는 것이 핵심이다. 빅테크의 자금력은 그 자체로 결정적이라기보다, 비용 위기·국제 경쟁·내부 분열과 결합될 때 의사 집단의 방어선을 허무는 촉매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의사 집단이 "환자 안전" 프레이밍을 잃는 순간이 결정적이다. 그 순간 남는 것은 "기득권 방어"라는 프레이밍뿐이고, 사회적 동정이 사라진다.

이런 구조가 실제로 깨진 전례가 있다. 원격의료는 2000년대부터 기술적으로 가능했으나 20년간 규제에 막혀 있었다. 2020년 3월, 팬데믹 선언 후 CMS가 원격의료 수가 제한을 해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2주였다. 기술은 이미 있었고, 비용 절감 동기도 있었고, 환자 수요도 있었지만 규제가 막고 있었는데, 외부 충격 하나가 전부를 한 번에 풀어버렸다. AI 의료에서도 동일한 패턴이 반복될 수 있다.


5. 연쇄 붕괴 — 댐은 서서히 갈라진다


세 층의 붕괴가 "먼저 기술, 다음 시스템, 마지막으로 심리" 순서대로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가정하면 안 된다. 실제로는 세 층의 붕괴 간격이 선형적 모델의 예측보다 훨씬 압축될 수 있다. 하나의 층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인접 층의 지지대가 약해져, 순차적이되 급속한 연쇄 붕괴가 일어나는 구조이다.

잠복기(2026~2032년)에는 시스템이 표면적으로 안정적이다. 의사는 여전히 진료하고, 규제는 건재하고, 환자는 인간 의사를 찾는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AI 진단 우월성 데이터의 축적, DTC와 AI 증상 체커 등 규제 밖 우회 경로의 확산, 건강보험 재정 적자와 고령화에 따른 비용 압력이 동시에 쌓인다. 이 압력들은 각각으로는 시스템을 붕괴시키지 못하지만, 사라지지 않고 축적된다.

그리고 하나의 촉발 사건이 발생하는 순간, 축적된 압력들은 동시에 방출될 수 있다. 인간 의사의 오진으로 인한 대규모 피해와 "AI였으면 잡았을 것"이라는 후향적 분석의 공개, 팬데믹 규모의 의료 위기, 중국과 인도의 AI 독립 진료 성공 데이터, 빅테크의 저가 AI 진료 서비스 출시 등이 그 예시에 해당한다. 이러한 사건들은 자기 강화적으로 연쇄 반응을 주도할 것이다. 규제 일부 완화, AI 진료 데이터 급증, 여론 전환, 추가 규제 완화, 보험사의 AI 수가 도입, 인간 의사 수요 감소, 의사 집단 정치 자본 약화, 추가 규제 완화. 이 양의 피드백 루프는 일단 시작되면 멈추기 어렵다. 결국 연쇄 붕괴로 인한 의료 체계의 전환은, 촉발 사건 후 세 층이 연쇄적으로 붕괴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6. 탈숙련화 — 감독자가 감독할 수 없게 되는 역설


의사들의 탈숙련화는 다음의 순서로 진행될 것이다. AI가 진단 대부분을 처리하고, 의사의 진단 연습 기회가 감소하고, 진단 능력이 퇴화하고, AI 의존도가 증가하고, AI 없이 판단하는 것에 대한 불안이 증가하고, AI 판단을 뒤집을 의지가 감소하며(핵심 단계), AI가 틀려도 잡아내지 못하게 되고, "인간 감독"이 사실상 무의미해진다.

AI가 인간보다 진료와 치료 모두에서 정확하다는 통념이 확립되는 시점 이후로는, AI 없이 진단하는 '연습'은 환자에게 열등한 진료를 의도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되어 사회통념적으로도, 의료윤리적으로도 위반으로 여겨질 것이다. 따라서 AI 없이 훈련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AI와 함께 훈련한다면 AI 없이 판단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므로, 독립적 진단 능력을 가진 의사를 양성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해질 것이다. 사회가 만약을 위해 인간 의사를 유지하고 싶어도, 그 인간 의사를 만들 교육 시스템이 이미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AI를 감독하는 의사'라는 포지션은 과도기적이며 자기소멸적이다.

그리고 이 탈숙련화는 앞서 서술한 비선형 붕괴의 잠복기에 이미 조용히 진행된다. AI 진단 보조가 병원에 도입되는 순간부터 초기 단계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사회가 "인간 감독이 정말 필요한가"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쯤이면, 감독할 능력을 가진 의사가 이미 부족하다. "감독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감독 없이 AI만으로 하자"는 논리를 강화하므로, 탈숙련화는 붕괴를 가속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지닌 독립적 진단 경험의 가치는 제법 큰 셈이다. 2026년인 지금 시점에 입학하는 의대생들에게는 힘든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7. 의사의 미래상


앞으로 10년 뒤인 2035년경에는 진료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AI의 실력이 인간 의사를 앞서게 될 것으로 보이며, 수술 테크닉 또한 로봇 수술의 진화로 가치가 대폭 절하되고,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의학 지식 총량의 가치는 0에 수렴하게 될 것이다.

긍정적인 시나리오를 생각한다면, 향후 의사는 지금의 약사와 비슷한 포지션을 취하게 될 것이다. 약사도 한때는 직접 약을 조제하고 처방하는 전문가였으나, 제약 산업의 발전으로 '이미 만들어진 약을 검수하고 전달하는' 역할로 축소되었다. 의사가 'AI가 이미 내린 진단을 검수하고 감독하고, 전달하는' 역할로 축소되는 것은 동일한 구조적 전환이다. 그 체제가 유지되는 한참동안에는 금전적인 수입에 대한 타격도 다른 전문직들에 비해 비교적 적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는 현재 세대의 의사들에게는 불행 중 다행인 부분이다.

물론 의사의 약사 비유에는 한계가 있다. 약사의 역할 축소는 표준화된 약이 조제약을 대체한 것이지만, 의료 진단은 매번 개별 환자의 맥락에 따라 새로 생성되는 작업이다. AI 진단은 공장에서 찍어낸 기성품이 아니라 환자마다 새로 만들어지는 출력이므로, '이미 만들어진 것을 검수한다'는 비유가 정확히 들어맞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 비유가 포착하는 핵심, 즉 전문가의 핵심 역량이 기술에 의해 대체되고, 남는 역할이 '검수와 감독, 전달'로 축소된다는 구조적 방향성은 유효하다. 그리고 감독 능력 또한 이후 세대부터는 탈숙련화 때문에 유지되기 힘들 것으로 보이며, AI를 제외한 환경에서 의술을 수련받을 수 있었던 의사들 중에서도 상위 10%만이 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8. MD의 환전 — 시한부 무기를 영구 자산으로


앞선 분석이 그리는 궤적, 즉 병목의 연쇄 붕괴, 탈숙련화의 비가역성, 감독자 포지션의 자기소멸이 맞다면, 현 세대 의사에게 남는 질문은 하나다. MD라는 시한부 무기를, 시한 안에 어떻게 영구 자산으로 환전할 것인가.

규제적 사고능력과 AI의 초기 조건 설정, "의사"라는 직함의 사회적 신뢰, 감정 교류 능력, 새로운 윤리 프레임워크의 설계 능력은 유효 기간이 분명 존재하나 현 시점의 MD들에게는 무기가 될 수 있다. 핵심은 이 무기의 유효기간 안에 영구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MD라는 가치의 "환전"의 경로는 예컨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술 병목 층에서의 포지셔닝이다. AI가 아직 학습할 데이터가 부족한 희귀질환이나 신규 치료 영역에서 임상 데이터를 생성하고, 그 데이터셋 자체를 IP로 확보하는 것이다. 이는 기술 병목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AI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영역에 직접 발을 딛고 가치를 생성하는 전략이다.

둘째, 시스템 병목 층에서의 포지셔닝이다. 규제 프레임워크의 초기 조건을 설정하는 위치, 즉 FDA 자문위원이나 학회 가이드라인 위원회, 의료 AI 인증 기관 등에 진입하여, 전환기의 규칙을 만드는 쪽에 서는 것이다. 이 위치들은 당분간은 MD가 거의 독점적 접근권을 가질 것으로 추측한다. 이는 시스템 병목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그 재편의 방향을 설계하는 위치를 선점하는 전략이다.

시스템 병목 부문에서는 특히 보험사-기술 복합체 내부의 의사결정 위치에 진입하는 것도 좋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글에서 다루지 않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의사를 실질적으로 대체할 힘은 실리콘밸리가 아니라 의료 시스템 내부에서 이미 가장 큰 권력을 쥐고 있는 보험사-기술 복합체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보험사-기술 복합체가 데이터 인프라와 수가 구조를 장악하고, 빅테크가 기초 AI 모델과 소비자 접점을 제공하며, 이 둘이 결합하여 의사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구조로 갈 가능성이 가장 개연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UNH-Optum의 포지션을 찾아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AI 의료 전환의 실질적 의사결정이 보험사-기술 복합체 내부에서 이루어진다면, 그 내부에서 AI 거버넌스, 임상 자문, 데이터 품질 관리, 알고리즘 윤리 위원회 등의 위치를 선점하는 것은 규제 기관 진입 못지않게 유효한 환전 경로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경로가 의사 집단 전체의 이익과 개별 의사의 이익이 충돌하는 지점이라는 것이다. 개별 의사가 보험사-기술 복합체의 내부에서 AI 전환을 설계하는 위치에 서는 것은 그 개인에게는 최적의 환전이지만, 의사 집단 전체로 보면 자기 집단의 대체를 가속하는 행위이다. 이 집단행동의 딜레마가 의사 집단의 응집력을 내부에서 약화시키는 또 하나의 메커니즘이 된다.

어찌 됐든 다시 본 주제로 돌아와서 셋째, 전환 자체에 베팅하는 것 또한 좋은 환전 전략이 될 수 있다. AI 의료 스타트업의 초기 단계에 임상 자문이나 공동 창업자로 참여하여 equity를 확보하는 것이다. MD의 임상 경험과 신뢰가 가장 높은 가치를 가지는 시점은 AI가 아직 독립적으로 인정받기 전인 지금이다. 이는 세 층의 붕괴 과정 전체에 베팅하는 전략이다.

최종적으로 MD 자체는 영구 자산이 아니라 시한부 무기가 될 것이며, 시한 안에 그 무기로 IP, equity, 네트워크, 그리고 가능하다면 많은 금전으로 MD의 가치를 환전해야 한다. 우리 다음 세대의 의사들이 주체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MD를 취득하되 MD에 의존하지 않는 경로를 동시에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9. 결론 — 댐이 터질 때 어디에 서 있을 것인가


의사의 미래는 '대체되는가'가 아니라 '대체되는 속도와 그 속도가 만드는 윈도우 안에서 무엇을 확보하느냐'의 문제이다.

모든 병목은 해소된다. 차이는 속도뿐. 다만 그 속도는 선형적이지 않다. 잠복기의 표면적 안정에 속아 "아직 시간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이며, 선형 타임라인은 상한선이지 예측값이 아니다. 의사 집단의 저항은 이 모든 속도를 조절하는 변수이나 영구적이지 않다. 비용 위기, 세대 분열, 국제경쟁, 우회 경로에 의해 균열이 생길 수 있다. 탈숙련화는 윤리적으로 막을 수 없고, 자기 강화적이며, 교육 시스템 수준에서 비가역적이다. 'AI를 감독하는 의사'는 과도기적이며 자기소멸적 포지션이다. 소수의 진화된 형태의 의사는 'AI 없이 진단하는 사람'이 아니라 'AI가 아직 학습할 데이터가 적은 영역에서 데이터를 생성하고 먹이는 위치에 서는 것', 그리고 '규제 프레임워크의 초기 조건을 설정하는 것'이다. 이 위치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잠복기를 준비 기간으로 사용한 사람과 안정기로 착각한 사람 사이의 격차는 촉발 사건의 순간 극적으로 벌어진다. 댐은 반드시 터진다. 문제는 언제 터지는가가 아니라, 터질 때 어디에 서 있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