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1

AI 시대의 구조적 비대칭에 대하여

by 최인준

AI의 장기적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맞을 세대와, 그 영향을 설계하고 규제하는 세대는 다르다. 지금 AI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의 커리어가 AI에 의해 근본적으로 위협받지 않을 시간대에 있다. 그래서 "생산성 향상 도구"라는 프레이밍이 편하고, 더 불편한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할 동기가 약하다. 화석연료의 혜택을 누린 세대가 정책을 결정하고, 그 결과를 사는 세대는 발언권이 없는 것과 같은 논리이다. 신경을 쓰는 소수의 목소리는 "생산성 향상"이라는 다수의 편한 내러티브에 묻힌다.

나는 우리 세대가 이 구조적 비대칭 안에서 어떻게 포지셔닝할 것인가에 대해 글을 쓰고 있지만, 이 또한 개인의 생존 전략이지 세대의 해법이 아니다. 포지셔닝에 성공하는 소수가 생긴다고 해서 구조적 비대칭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AI가 만들어낼 변화의 규모와 속도를 생각하면, 지금 20대인 우리 중 상당수는 커리어의 전제 자체가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 변화를 준비할 시간과 정보와 프레임워크는 누구도 제공하지 않는다. "AI를 잘 활용하면 된다"는 조언은 스마트폰 이전 세대가 "인터넷을 잘 쓰면 된다"고 했던 것과 같은 수준의 이야기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쓸모도 없다.

우리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낙관도 비관도 아니다. AI가 인간의 역할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지는지, 남는 것 안에서 어떻게 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분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분석을 우리끼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에 밀어 넣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무책임하다고 분노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분노만으로는 포지션이 생기지 않는다. 우리가 직접 프레임을 만들고, 직접 질문을 설계하고, 그 질문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 여파를 맞이할 세대가 여파의 방향을 설계하는 세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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