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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젤오 Sep 06. 2022

스타트업은 정치다

스타트업에서 실력으로만 입증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하면 안된다.

스타트업에 입사 시 느낀점은 정말 다양한 업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입사한다는 것이었다.

다른 기업들과 다르게 공통된 프로세스가 아닌 각기 잘하는 방법으로 업무를 진행하게된다는 뜻이다.

또한 대기업와 다르게 공통된 인재상과 기본 인재 채용의 상한선/하한선이 없다보니 정말 똑똑한 사람부터 무능력한 사람들이 동시에 입사하게된다.


그렇기에 "나의 실력을 정말 다른 사람들과 다른 프로세스에 어떻게 녹여서 입증하는가"가 스타트업에서는 중요하다.


스타트업에 합류 시 나는 "일만 잘하는 사람"이었고, 지금도 "일만 잘하는 사람"이기에 다시 대기업이라 불리는 회사로 다시 이직하게되었다.

스타트업에서의 성과는 어느 프로젝트, 어느팀에 합류하더라도 눈에 보이게 했고 항상 평가는 좋게 받았다.

하지만 사람들과 공존하는법, 정치하는법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기에 굉장히 많은 실패를 했다.


실패를 하게되는 케이스는 총 3가지 였다.


1) 대기업과 같이 일만 잘하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모두 보조해줄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고맙고 운이 좋게도 이직 시 마다 합류 후 2달 ~3달 정도 뒤 눈에 보일 성과(매출 상승이 대부분이지만..)면 리드 혹은 팀장급 제안이 왔었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태도는 달랐다. 스타트업의 특성상 초기에 합류해서 본인들이 히스토리를 잘 알고있었는데 외부인이 갑자기 합류해 프로젝트를 망치고있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대표와 친하기에 임원으로 갑자기 합류한 사람, VC의 추천으로 입사한 사람 등 스타트업 특성상 본인 이 리드를 하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대기업과 같이 능력이 있으면 프로세스가 내 위주로 만들어지는 것을 기대하면 안되며 모든 구성원이 나에 의견에 따라 움직일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하면 안된다. 굉장히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엮여있으며 1개의 기능에 대해서도 훨씬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스타트업에서 매일 강조하는게 MVP이다. 빠르게 린하게 움직여야하는 스타트업이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매번 회의가 많고 혼종의 제품이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기업의 프로세스는 대부분 탑다운으로 문제를 해결해왔고 그런방식의 프로세스가 충분히 구성되어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수평문화를 지향하고 각 업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기에 그들과 친해지며 내것을 포기하고 그들과 싱크하는 법을 배웠어야했다.


2) 스타트업의 대표 혹은 임원진의 잘못된 방향에 대해 PO로써 강하게 컴플레인해야한다. 

스타트업 합류 시 대표 및 임원의 인사이트가 잘못됬다고 생각했을 시 대표에게 1on1을 신청하거나, 슬랙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해왔었다.  조금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했고 1번에 다른 구성원들을 설득 한것처럼 대표와 임원진에게 많은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대표 혹은 임원의 인사이트가 잘못되었다"라는 분위기가 조직 내 생기자 연협 시 보복이 들어왔다.그들의 말은는 아래와 같았다.


"일을 잘하고 하는 업무마다 매출이 오르는 능력은 정말 좋다. 하지만 회사 임원진들에 대한 불신을 조직원들에게 심어주고 있으므로 5점만점의 성과 평가는 5점이어야하지만 앞으로 해당 사항을 고치기위하므로 회사에서는 평가를 4점 주겠다"였다.


굉장히 기분이 안좋았다. 매번 전사에 잘못된것이 있으면 바로 잡는 예시라며 대외적으로 수평적인 이미지를 구성원들에게 심어주려고했으나, 실상은 안좋게 보고있었고 업무성과와 무관한 이슈로 평가를 낮게 받게되었다. 그렇기에 처신을 어떻게 해야하는 것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되었다.


3) 저성과자들의 자격지심을 설득하고 협업하기 어려워 업무를 배제해버렸다. 

저성과자들을 다른 팀에 이동시키기가 굉장히 어렵다. 스타트업 초기에 너무 바쁘기에 채용은 되었으나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수동적인 업무가 자동화되고 수동적인 업무만 하던 사람들은 능동적인 업무를 하지 못한다.

또한 그들도 그것을 알기에 자기보다 뒤늦게 합류한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다. 


그들과 일하기 위해 지표로 설득을 하고 잘못된 사례들을 들어줘도 "난 원래 이렇게 해왔다", "그떄랑 다르지않나 안해보면모른다"와 같은 기적의 논리만 되뇌며 어떤 협업을 하려고하지않았다.

그렇기에 내가 리드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업무에 대한 배제였다. 하지만 그 순간 다른 구성원들이 배제되면 업무를 적게 하면되는구나 라고 생각을 하게되고 몇몇의 일을 하고 싶어하는 구성원들만 일이 과부하되는 일이 발생하게된다.



사실 1번과 2번의 경우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갈수있었다. 하지만 3번의 경우에는 도망가는 것 밖에없었다.

지금까지 직장 생활하면서 가장 큰 실패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고민해야하는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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