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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e smile Jul 02. 2024

선업튀

내가 사랑하는 이유 3

무엇보다도 가장,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첫 화의 10분 안 되는 시간 안에 이 작품이 주는 카리스마다.


비극적인 상황에 놓인 여자가

죽음을 결심한 순간,

우연히 연결된 라디오에서 남자가 말한다.




"고마워요, 살아있어 줘서.

이렇게 살아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고맙다고 할 거예요,

곁에 있는 사람은.


그러니까,

오늘은 

살아봐요.

날이 너무 좋으니까.


내일은 비가 온대요.

그럼, 

그 비가 그치길 기다리면서

또 살아봐요.


그러다 보면 언젠간

사는 게 괜찮아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잖아요."





삶에 대한 치열한 열정과 집착이 아니라,

잔잔한 일상의 언어가 주는 담담한 톤이

더 처절하게 여자를 눈물 흘리게 한다.


작품의 내용이 농축된 음악 '소나기'와 함께 나오는 이 장면은

정말 중요한 장면이자

큰 인상을 주는 인트로가 아닐 수 없다.


여주인공은 이 말에 다시 결심을 하게 된다.

이렇게 자신을 다시 살게 해 주었는데,

알고 보니 그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건 여주인공이었다. 


남자로 인해 살게 된 여자는 남자를 살게 하지 못했다. 

그 마음이 얼마나 아렸을까.


작품의 모든 여행과 서사는 아이러니하게도

죽을 결심을 했던 여주인공의 생에 대한 간절함과 감사함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늘 바쁘고 힘든 삶을 살고 있다.

때로는 감사함을 잊은 채, 때로는 중요한 걸 잊은 채.


선재의 말에는 힘이 있다.

그 어떤 위치나 상황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살아 있다는 것, 

곁에 가족이 있다는 것,

힘들고 고단하지만 언젠가 괜찮아지리라는 희망이 있다는 것.

다시 한번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선재야... 고마워

우리에게 와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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