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두려울 때, 호오포노포노

by 마나비

얼마 전 하와이를 다녀왔어요.


놀러간 것은 아니고 일을 하러 갔어요.

어떤 식당에 갔는데 거기에 "호오포노포노는 하와이어로 '완전히 조화롭게 만들다'라는 뜻입니다."

라고 써있었어요.

그걸 보고 5년 전의 기억이 떠올랐어요.


당시 저는 회사에서 꽤 잘 나가는 축이었어요.

당시에 저는 외향적인 성격이었고 두려움이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외부에 접촉이 어려운 사람들도 척척 접촉해냈고,

아이디어가 넘쳤지요.

팀장님이 중요한 건은 저한테 먼저 던졌습니다.

연말 평가도 늘 상위권이었고, 포상연수도 많이 다녀왔어요.

솔직히 말하면 자신감이 넘치던 시기였어요.


그해 봄에 신규 서비스 런칭 프로젝트를 맡았습니다.

한 프로젝트가 최소 100억원이 들어서 회사에서도 기대가 컸고,

저도 이번에 제대로 해보겠다고 야심차게 시작했어요.

석 달을 거의 매일 야근하면서 달렸습니다.


그런데 런칭 몇 달 전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어요.

외부 핵심 파트너가 갑자기 같이 못하겠다고 통보가 왔어요.

설상가상으로 경쟁사가 비슷한 서비스를 먼저 출시해버렸어요.

결국 프로젝트는 무산되었어요. 참 허탈했지요.

그런데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었어요.

유사한 일이 한번 더 반복된거에요.

또한 그 기회를 이용해서 저를 내쫓으려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 뒤로 회사라는 공간 자체가 달라졌어요.

물리적으로 바뀐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같은 건물, 같은 층, 같은 책상.

그런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사무실 문을 열 때마다 명치가 눌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회의실 문 앞에 서면 심장이 빨라졌고, 제 책상에 앉으면 어깨가 저절로 올라가서 굳었습니다.

회사가 두려움의 공간이 된 거예요.


회의에서 제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던 사람들이 한 박자 늦게 반응하는 게 느껴졌고,

누구나 될 것 같은 기대 프로젝트를 더 이상 제 손에 오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대한 나쁜 소문을 계속 내는 사람들도 있었구요.

회사에서 저에 대한 신뢰가 빠졌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점심시간에 혼자 밥을 먹는 날이 늘었고,

퇴근 후에도 그 무거움이 따라와서 소파에 쓰러지는 게 일상이 됐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그렇게 말을 잘하던 제가 공개적으로 말하면

심장이 떨리는 등의 무대공포증이 생겼어요.

회의실에도 한 다섯명 이상있으면 스스로 떠는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호오포노포노.png

그게 꽤 지속되었어요.

전환점은 호오포노포노에서 왔어요.

어느 날 밤, 잠이 안 와서 핸드폰을 뒤적이다가 하와이 전통 치유법인 호오포노포노에 대한 글을 읽었습니다. 핵심은 네 문장이었어요.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이 네 문장을 반복해서 말하는 것만으로 자신과 주변의 에너지를 정화한다는 개념이었습니다.

처음엔 황당했어요.

네 마디로 뭐가 바뀐다고?

특히나 미안하다는 말이 수긍이 안갔어요.

'뭐가 미안한데?'

상대방이나 회사가 나에게 미안해야지 왜 내가 미안하다고 해야하는데?


그런데 글을 더 읽어보니까, 더 황당한 내용도 있었어요.

어떤 일을 초래한 것은 외부적인게 아니라

내안의 무의식의 패턴(기억)이라 내 책임이라는거에요.

너무 황당했죠.

프로젝트가 안된게 내 탓이라고?

사람들과 갈등을 일으킨게 내 탓이라고?

하지만 참고 더 읽어봤습니다.


미안합니다: 내 안의 어떤 기억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음을 인정합니다.

용서하세요: 그 기억을 붙잡고 있었던 나 자신을 놓아줍니다.

감사합니다: 정화할 기회를 주어 고맙다는 표현입니다.

사랑합니다: 모든 에너지를 제자리로 돌려보내는 신성한 사랑의 힘입니다.


그날 밤, 이불 속에서 눈을 감고 조용히 해봤어요.

회의실에서 움츠러들던 나를 떠올리면서.

점심시간에 혼자 앉아 있던 나를 떠올리면서.

나를 모함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소리 내지 않고 마음속으로만 반복했는데, 열 번쯤 했을 때 목이 메어왔어요.

울고 나니까 이상하게 몸이 가벼웠어요.

한 달 넘게 어깨에 올려져 있던 무언가가 조금 내려간 느낌.


다음 날 아침, 출근길에 하나를 더 해봤습니다.

회사 건물 앞에 서서 건물을 올려다보면서 같은 네 문장을 속으로 말했어요.

이번에는 나한테가 아니라, 이 공간한테.

이 건물에서 내가 느꼈던 두려움에게 미안합니다.

이 공간에 쌓인 패배감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그래도 매일 이 건물에 올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30초면 끝나는 일이었어요. 그런데 사무실 문을 열었을 때, 평소보다 명치가 덜 눌렸습니다.

그 뒤로 이걸 매일 했습니다. 회사 건물 앞에서 30초, 사무실 문 앞에서 10초, 내 책상에 앉아서 10초.

각 공간에 쌓인 나의 부정적 기억에게 네 문장을 보내는 거예요.

일주일쯤 지나니까, 회의실 문 앞에서 심장이 빨라지는 증상이 줄었어요.

(하지만 무대공포증을 극복하는데는 훨씬 더 긴 기간이 걸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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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포노포노에는 아카코드와 할라코드가 있어요.

아카코드는 보이지 않는 실 같은 거에요.

어떤 대상이 에너지적으로 연결된 것이지요.

아카코드는 사람 뿐아니라 어떤 개념이 될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돈에 대해 생각하면 돈과 내가 아카코드로 연결되는 것이지요.

아카코드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에요.


반면에 할라코드는 그 연결된 아카코드 위에 덩어리처럼 얹어진 고통(감정과 상처 등)입니다.

예를 들어, 대상이 돈이라면 돈에 대한 죄책감, 강박, 돈을 벌어야겠다는 강한 집착 등이 할라코드인거죠.

일차적인 정화의 대상은 할라코드에요.

호오포노포노를 하면,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재생되던 패턴이,

책임이 인식되면서 약화되고, 여기에서 통찰이나 변화가 일어난다고 봐요.


여러분도 뭔가 정화할 일이나 대상이 생겼을 때,

조용히 호오포노포노를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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