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는 세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호오포노포노의 우니히필리, 우하네, 아우마쿠아를 현대 심리학으로 바라보기

by 마나비

마음에는 세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카페에 앉아 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거… 심리학이랑 꽤 비슷한 이야기 아닌가?”

제가 말하는 건 호오포노포노라는 하와이 전통 치유법이에요.

처음 이걸 접했을 때 솔직히 조금 의심스러웠어요.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이 네 문장을 반복하면 마음이 정화된다고 하니까요.

너무 단순해 보였거든요.

세상에 그렇게 간단한 방법이 있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니, 그 단순한 문장 뒤에는 꽤 흥미로운 마음의 구조가 숨어 있었어요.

그리고 그 구조가 현대 심리학에서 말하는 마음의 구조와 생각보다 많이 닮아 있었어요.

호오포노포노에서는 인간의 마음을 크게 세 부분으로 이야기해요.


우니히필리(Unihipili)

우하네(Uhane)

아우마쿠아(Aumakua)


처음 이 단어들을 봤을 때 저는 솔직히 외국 신화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데 하나씩 의미를 알아보니까 갑자기 굉장히 익숙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우니히피리.png

먼저 우니히필리예요.

호오포노포노에서는 우니히필리를 어린아이에 비교해요.

어린아이처럼 보살펴야 한다는거죠.

우리가 겪었던 기억, 감정, 어린 시절의 경험, 반복되는 습관 같은 것들이 모두 여기에 저장된다고 해요.

이 설명을 읽는 순간 바로 떠오른 게 있었어요.

바로 현대 심리학에서 말하는 무의식이에요.


살다 보면 이런 경험이 있지 않나요?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왠지 모르게 불편한 느낌이 들 때요.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경우요.

저도 그런 경험이 한 번 있었어요.

일 때문에 처음 만난 사람이 있었는데, 특별히 무례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마음이 닫히더라고요.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알겠더라고요.

그 사람의 말투가 예전에 저를 힘들게 했던 상사와 너무 비슷했어요.

머리는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지만,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던 기억이 먼저 반응한 거예요.


호오포노포노의 언어로 말하면 우니히필리가 반응한 것이고,
심리학의 언어로 말하면 무의식이 작동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두 번째는 우하네예요.

우하네는 우리가 보통 “나”라고 생각하는 의식적인 마음이에요.

생각하고, 판단하고, 계획하고, 선택하는 부분이에요.

현대 심리학으로 말하면 의식 또는 자아에 가까운 개념이에요.

흥미로운 건 호오포노포노에서 우하네의 역할이에요.

우하네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존재가 아니에요.

오히려 중재자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해요.

우니히필리와 아우마쿠아 사이를 연결하는 존재라고 설명하거든요.

이 설명을 읽으면서 저는 꽤 공감이 됐어요.

우리는 종종 이렇게 말하잖아요.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해결돼.”

그런데 실제 삶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아요.

머리로는 다 아는데 마음이 따라주지 않을 때가 있어요.

운동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미루고,
이미 끝난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계속 마음이 쓰이고,
화낼 필요 없다는 걸 알면서도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그럴 때 느끼는 거예요.

아, 내가 생각하는 “나”가 내 마음 전체는 아니구나.

호오포노포노에서는 이런 상황을 이렇게 설명해요.
결정을 내리는 건 항상 우하네가 아니라 우니히필리일 때가 많다고요.


마지막은 아우마쿠아예요.

어떤 사람은 영혼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더 큰 지혜라고 표현하기도 해요.

현대 심리학에서는 완전히 같은 개념은 없지만,

가장 비슷한 개념을 찾자면 융이 말한 ‘자기(Self)’에 가까운 느낌이에요.

아니면 상위자아나 초의식이라고도 해요.


융은 인간의 마음이 단순히 의식과 무의식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게 아니라,

그 전체를 통합하는 중심 같은 것이 있다고 이야기했어요.


저는 이 개념을 처음 읽었을 때 조금 추상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런데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상담을 하면서 조금 생각이 바뀌었어요.

사람은 의외로 자기 자신을 꽤 잘 알고 있어요.

다만 그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잘 듣지 못할 뿐이에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할 때, 이미 마음 깊은 곳에서는 답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단지 우리는 그 목소리를 여러 생각들 속에서 놓쳐버리곤 하죠.

호오포노포노에서는 그 목소리를 아우마쿠아라고 부르는 것 같아요.


그리고 호오포노포노의 핵심은 사실 굉장히 단순해요.

우하네가 우니히필리에게 말을 건네는 거예요.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이렇게 우니히필리가 아우마쿠아에게 정화를 부탁하는거에요.

우하네는 아우마쿠아에게 전달할 수 없어요.

그러니 우니히필리를 통해야 해요.

우니히필리(무의식)는 우하네(의식)과 아우마쿠아(초의식)과 둘다 소통할 수 있어요.


image.png

“내 안에 남아 있는 기억들아, 그동안 너를 무시하고 억누르려고 해서 미안해.”

“이제 조금은 놓아도 괜찮아.”

이렇게 마음속으로 말해주는 느낌이에요.

https://lucky-planner-oracle.replit.app/

현대 심리학은 종종 원인을 분석해요.
왜 이런 감정이 생겼는지, 어떤 기억 때문인지, 어떤 패턴인지.

반면 호오포노포노는 조금 다른 방향을 택해요.

“원인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살펴보면 호오포노포노는 하와이의 후나(주술사)들이 하는 것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두 방식은 서로 반대가 아니라 서로 다른 언어일지도 몰라요.

하나는 학문의 언어이고,
다른 하나는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야기의 언어일지도요.


저는 요즘 가끔 길을 걸으면서 그 네 문장을 속으로 말해요.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문장이 우주의 에너지를 바꾸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한 가지는 느껴요.

이 문장을 천천히 반복하고 있으면,
내 안 어딘가에서 조용히 듣고 있는 존재가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아마 호오포노포노에서는
그 존재를 이렇게 부르지 않을까요.

우니히필리.



작가의 이전글회사가 두려울 때, 호오포노포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