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장영은 지음, 민음사, 2020
“이들은 모두 자신의 결함과 한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조금씩 극복해 갔다. 흠결 없고 상처 없는 완벽한 인생을 살았다면 글을 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들 역시 사람이므로 일생동안 수많은 실수를 거치며 성공과 실패, 성취와 좌절을 오갔다. 결국 그들은 모두 좋은 글을 남겼다. 앞으로 걸어갔다. 어떤 경우에도 용기를 잃지 않았다. 글과 말의 힘을 믿었다. 불행이나 불운이 반드시 살아서 글을 쓰겠다는 의지를 결코 꺾을 수 없음을 자신들의 삶으로 증명했다.” p.7
이 책의 부제는 “글쓰기로 한계를 극복한 여성 25명의 삶과 철학”이다. 일과 육아에 지칠 때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자문하게 될 때가 있다. 그리고 텅빈 마음이 느껴질 때 지금보다 더 괜찮은 곳에서 괜찮은 시간이 주어진다면 꽤 괜찮은 글을 쓸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근거 없는 불평을 하게 된다. 끝도 없이 빠져들게 될 것이다. 믿을 수 없는 고통이 펼쳐진다. 그리고 이겨낸다. 돈과 명예 성공도 크게 중요하지않다. 오직 같은 여성을 위해 약자를 위해 그리고 더 자기답기 위해 써내려가는 그들의 처절한 몸부림은 읽다보면 저절로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글 쓰는 여자는 온전히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버지니아 울프는 방안에서 혼자 책을 읽고 글을 쓰다가 심한 우울증에 걸려 자살한 것이 아니다. 전쟁이 버지니아 울프의 삶을 훔쳐 갔다. 버지니아 울프는 글을 쓸 때만 앞으로 나아가는 자신을 느꼈다. 그러한 작가의 삶이 전쟁으로 중단된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한 줄의 글도 읽고 쓸 수 없게 되자 생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한다.”p.35
평생 치열하게 읽고 쓰기에 매달렸고, 자기 자신으로 살지 못하는 것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천국에서 영원히 책을 읽을 수 있으리라 상상하던 그녀의 바램이 이루어지길.
글 쓰는 여자는 세상을 포용한다.
수전 손택의 이야기이다. 수전은 오랜기간 투병생활을 하게되었고 그 사건으로 인해 타인의 삶과 고통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이야기 한다.
“그녀는 문학을 “자유의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여권”이라고 정의하며, 문학을 선택했기에 “국가적 허영심, 속물근성, 강제적인 편협성, 어리석은 교육, 불완전한 운명, 불안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날 수있었다고 다행스러워 했다.
글쓰는 여자는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소설가 박경리의 이야기이다. 토지의 작가로만 알았었다.
“한평생 많이 슬프고 크게 아팠던 박경리는 그 고통 앞에 굴복하지 않았다. 글을 써내려가며 그 무엇에도 ”눌리지는 않으리라는 독한 마음“을 지킬 수 있었다. 2008년 4월 박경리는 마지막 시를 남긴다.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모진 세월은 그냥 물러가지 않았다. 억울하고 혹독했던 시간들과 싸우기 위해서 무엇보다 살기 위해서 박경리는 소설을 썼다. ”소설이란 삶과 생명의 문제이며, 삶이 지속되는 한 추구해야 할 무엇이지요.“
읽는 내내 나와 같은 마음 이었을 그녀의 마음을 읽어낸다. 지금의 나보다 훨씬 어려운 환경과 고난을 나와같이 책에 의지해 이겨내고 끝끝내 쓰기를 포기하지 않은 그녀들의 삶에 감동하며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그녀들의 모든 작품들을 읽어보리라 다짐도 해본다. 그리고 나도 온전히 내 삶을 살아내고 , 포용하며 , 포기하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