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업힐

by 김정식



달맞이 업힐


세훈 매니저님의 가이드를 따라 달맞이 코스를 올랐다.

걸어서 올라갈 때는 잘 느끼지 못했던 경사가, 막상 뛰어 올라가려니 생각보다 훨씬 가파르게 느껴졌다. 거리는 왜 이리 먼지, 출발은 분명 가벼웠는데 삼 분의 일 지점을 지나자마자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속도는 줄고 다리는 무거워지고, ‘이제 진짜 힘들구나’ 싶은 순간이었다. 평소엔 짧은 거리만 뛰었는데, 이 업힐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삼 분의 이 지점에 도착했을 땐 결국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천천히 걸어 올라가며 숨을 골랐다. 그래도 여기까지 올라온 건 매니저님의 코칭 덕분이었다. 혼자였다면 분명 예전처럼 중간에 멈춰 아래로 내려갔을 거리다.


마지막 삼 분의 일은 걷고 또 걸어 올랐다. 목적지에 도착해 숨을 고르는데, 팀원들은 다시 더 먼 곳으로 출발했다. 그 코스를 몇 번이나 왕복한다고 하니, 나는 나만의 업힐 코스를 찾기로 했다.


달맞이 초입, 빌라촌 사이 골목길로 들어섰다. 역시 여기도 오르막이었지만, 묘하게 딱 좋았다. 사람도 많지 않고 거리도 적당해서 열 번은 왕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나만의 코스에서, 나만의 업힐이 시작되었다.


서로 다른 길을 달리고 있었지만, 함께 달린다는 느낌은 여전히 이어졌다. 그래서 지치지 않고, 나만의 ‘업힐’은 계속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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