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월이다. 시간은 이상하다. 하루는 길게 늘어지는데, 달로 보면 순식간에 지나간다. 올해 1분기를 지나면서 조금 정리를 해본다. 이사를 했고, 새로운 보금자리에 맞게 가구와 물건들을 들였다. 낡은 것들은 정리하고, 필요한 것들로 다시 채워 넣었다. 옷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입지 않는 것들은 버렸고, 몇 벌을 새로 들였다.
요즘은 평범한 순간을 조금 더 길게 붙잡아보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금세 가볍게 흘러가버린다. 우리의 일상은 너무 많은 자극으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오히려 덜 자극적인 것들을 선택하는 데에도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자주 느낀다.
균형을 맞추는 일이다. 아마 나는 조금 더 잘 쉬어야 하고, 조금 더 무난한 순간들을 견디는 쪽으로 기울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야만 자극을 좇던 에너지가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도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 테니까.
아침에 마시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천천히 마셔본다. 산책할 때는 발이 땅에 닿는 감각에 집중해 본다. 하천에 있는 오리와, 산책하는 강아지와 고양이들을 가만히 바라본다.
그냥 지나치면 아무것도 아닌 순간인데, 조금만 멈추면 돌아오는 감각들이 있다. 그런 것들이 요즘의 작은 균형이다. 가끔은 하루가 아무 의미 없이 흘러가기도 한다. 낮에는 잘 모르다가, 밤이 되면 알게 된다.
이유 없이 찾아오는 공허함, 혼자 남겨진 것 같은 느낌. 쉬는 것도 쉽지 않다. 집에 오면 무언가를 틀어놓는다. 유튜브든, 넷플릭스든, 아무거나. 조용해지는 걸 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가끔, 아무것도 틀지 않고 재즈 음악만 조용히 흘려놓을 때가 있다. 멍하니 있다가, 그대로 잠들기도 한다. 그게 내가 나를 다시 채우는 방식이다.
나는 꽤 극단적이다. 한 번 몰아붙였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멈춘다. 그래서 더더욱 몸과 마음을 함께 돌봐야 한다. 생각은 계속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지만, 에너지는 그 방향에서 나오지 않는다.
뿌리는 늘 더 아래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