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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무경 Apr 08. 2024

인간들이 유명해지려는  심리

자기 존재 과시[뽐내 보임]의 2가지 방식

자기 존재를 뽐내 보이는 2가지 방식인 번식과 이름



플라톤의잔치{향연(饗宴)}

명예(名譽)


 인간에게 드러내 보려는 수단은 거의 다 [이름]에 의한다. 명예란 드러내 보임이 이름을 통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플라톤]은 일찍이 드러내 보임의 의미를 알아차리고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잔치[향연(饗宴: 심포지온)]❱에 이렇게 썼다.  

    

“그들이 유명하게 되고자 하여 그리하여 불후의 명성을 영구히 쌓아 올리기 위하여〈주: 옛 시구(詩句)〉얼마나 지독한 상태에 있으며 또 이를 위하여 그들의 자녀들을 위하는 경우보다도 얼마나 더 온갖 위험을 무릅쓸 각오가 되어 있으며 또 얼마든지 돈을 쓰며 고난을 견디며, 심지어는 죽기까지도 하려 하는가?”


 “그와 같은 불멸의 공훈과 또한 영광스러운 명성 때문에 모든 사람은 무슨 일이든지 하는 것이요, 또 우수한 사람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이 시인들은 그들 자신도 불멸의 명성을 지녀 후세에 길이 기억됩니다마는 또한 이에 못지않은 불멸의 명성과 기억을 그 부모에게 돌린 소생을 뒤에 남겨놓는 것입니다.”


*플라톤 ❰향연❱ 최명관 역 [을유문화사] 1983 86쪽     


“………인간의 경우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동물의 경우에도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의 본성은 항상 그 힘이 미치는 데까지 죽지 않고 영생하기를 원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이것은 오직 생식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생식이란 낡고 늙은 것 대신에 새롭고 젊은 것은 남겨두고 가는 것이니까요.”


 “그러므로 신체적으로 생식력이 있는 사람들은 여자에게로 향하여 거기서 애욕을 불태워 자식을 낳아 이로써 불사와 추억과 행복을 '영세 무궁토록 자신에게 확보하리라(어떤 시구(詩句) 인용)'*” 위의 책 * 65p.

     


생식과 창조


뒤이어 플라톤은 생식을 자녀 출산의 의미로만 한정시키지 않고 모든 소산물의 산출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문화와 문명에 속하는 모든 소산물의 산출  우리들이 창조라고 부르는아니 창조보다 더 넓은 뜻을 가진 것과 같은┈ 역시 죽을 수밖에 없는 자들의 죽지 않으려는 열정이라고 표현한다.  

    

육체적으로 생식력[번식력]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심령 면에서 생식력 ┈아마도 업적을 쌓아 그에 따르는 명성을 통해 자기를 제시하는 사람┈ 이 또한 없지………” 않기 때문이다. “즉 신체보다도 오히려 심령 면에서 더 잉태 ┈정신적인 활동을 통한 문명과 문화의 창조┈ 를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창조적인 시인들, 그리고 독창적이라는 평을 듣는 미술가와 공예가 기타”, “훌륭한 업적을 많이 이룩하고 온갖 덕을 낳은 사람들” 등이 이 부류에 속한다. 자기 속에 신적(神的)인 성격이 있고 어렸을 때부터 심령이 잉태하고 산출하기에 합당한 예지와 온갖 덕을 지닌 사람도 장성하면 자식 ┈아마도 문명과 문화의 창조물┈ 을 낳고 생식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그 같은 것을 낳을 수 있는 아름답고 고상하고 잘 자란 심령을 만나게 되면 그에게 덕과 선행과 선인의 조건에 관해 속을 털어놓고 이야기하여 그를 교육해 보려 한다.” 87쪽 

    

이처럼 긍정적인 교류가 상통하여 발생하는 출산에 따라 더 밀접하게 사귀며 더 굳은 우정을 갖는 것은 육신의 자식보다 더 아름답고, 죽지 않는 자식을 공유하는 셈이 된다는 것이다. 플라톤의 이 말은 참으로 통찰력 깊은 지적이다. *밑줄을 친 부분은 본문에 대해 필자가 해석한 견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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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내 보임이란 창조요 독창성이다


독창성의 조건

독창성이란 아래와 같은 조건이 갖춰져 있음을 의미한다. 

● [스스로 창조하다]는 뜻이지만 여기에서는 능산자로서의 창조가 아니며 소산자의 창조다. 스스로에 관한 인과관계의 더 상위의 근거는 도외시한다. 곧 [스스로]의 상위 단계, 곧 그 부모나 창조주 등은 의미가 없다. 

[잘 지었다] 창조된 것이 부정적이라면 창조의 의미가 없다.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없다] 다른 사물로 바꿀 수가 있거나 쉬운 사물의 창조는 의미가 적다. 적어도 창조자 스스로의 의미에 따를 때 다른 사물로는 결코 바꿀 수 없는 독창적 사물의 창조여야 한다.      

이러한 조건에 맞는 독창성 있는 사물에는 플라톤이《향연》에서 초들은 바 있는 다음의 2가지가 있다.     

 


창의(創意)의 분야


체적인 창조인 [출산과 번식


아이를 낳음. 아이가 한 사람의 인간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가르쳐 바라던 바대로 이루어짐. 출산은 어버이와 태어나는 자녀가 함께 창조하는 일이다. 


어느 생물이든 그들이 출산하는 새끼들을 어미가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어미는 그 조상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 조상들은 대대로 숱한 어려움을 헤쳐나오면서 생존에 유리한 형질로 발전해서 현재의 상태를 이루어 낸 것이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가 함함[예쁘다]하다고 한다.” 함함할 만하다. 고슴도치 같은 하찮아 보이는 동물도 뱀이나 벌의 독에도 저항력이 있는 등 좋은 생존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난다. 사람이 고슴도치를 죽이기는 어렵지 않겠지만 그 일부분도 만들어 낼 재주가 없다.


사람의 경우 어버이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아이를 낳겠지만 그 어린이는 생물로 살아온 선조의 생존을 도외시하고 인류라는 고등 동물의 계통만을 치더라도 500만 년 가까운 세월을 통해 숱한 위기를 견뎌내며 삶을 다듬고 위기를 극복하며 이어온 선조들의 값있는 지혜와 용기 등 축적된 심신의 생존 유전자를 모두 짊어지고 태어난 아름답고 귀한 생명체로서 훌륭하게 가르쳐 키우면 뛰어난 기능을 활용해 세상을 구원할 인재로 자랄 수도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자녀를 출산할 능력 있는 창조자들이다.   

   


정신적인 창조인 [창안과 창제 • 창작 • 창의 


발명 • 창안 • 고안 • 저작 • 여러 가지 산업의 노동이나 작업 및 서비스의 결과물[농산품 • 수산물 • 공산품 • 상품] • 제작 • 작품 • 발견, 특히 이상(理想) ⸺진리 • 예술작품 • 교육⸺ 을 창조하는 일이 더욱 값지다.

 ●인간이나 생물 ⸺뒤에서는 인간[사람]으로만 나타낸다⸺ 이 자연계에서 동떨어져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세상에 하나뿐인 사물 ⸺비슷한 사물이 널려 있다고 하더라도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오직 하나뿐인 사물을 새로 지었다는 의미에서 창조적 사물⸺ 이다.  

    


본질 발현


타고난 자기의 본질로서의 능력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림.

인간에게 창조물은 다른 것으로 대신 바꿔 채워 넣을 수 없는 귀중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러한 창제물이 사라지는 것을 가장 슬퍼한다. 


● 자기의 자녀가 잘 자라지 않고 병이 들거나 다치거나 죽는 일, 

 ●불쑥 컴퓨터가 고장 나 지금껏 작성해 놓은 자기의 창의력이 들어가 있는 독특한 창작물 ⸺고안하거나 기안한 글, 또는 그림 등 발명품 • 발견물이 전부는 그만두고 단 한쪽이라도⸺ 사라져 버리는 일. 

 ●(심지어) 자기가 끓여놓은 국을 식구들이 전혀 먹지 않고 개숫물에 버리는 일. 자기가 사놓은 것이 무시되거나 경시되는 일.      


이러한 일이 생겼다고 상상해 보라. 당사자가 부정적 감정 ⸺대표적으로 슬픔⸺ 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가? 그것이 맞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바로 자기의 창조가 부정되기 때문이고 창조의 중요성이 크다는 반증이다.   

   

 창의새로운 제도나 법률 규범 등을 제정함.

 창작새로운 예술작품 ⸺문학작품 이야기 시 그림 노래 작사 작곡⸺  등의 발표 

 창제새로운 것을 생산함. 새로운 제품을 만듦. 

 창업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실현함.

 발명새로운 연장이나 기계 기구 설비 이미지 표지 등을 고안함

 발견새로운 대상을 찾아내거나 알아냄.

 

 [본질과 법칙 발견] 새로운 원리나 법칙 이론 등을 정립함. 

 [현상 발견] 새로운 경험적 사실의 현상을 발견.

다만 모방은 인정되지만 거짓이나 속임수에 따른 조작은 창조로 인정할 수 없다.  

    


기쁨이 따르는 창조 행동


창조에는 기쁨이 따른다.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자기 몫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자기가 낳은 아이가 올바르게 자라서 훌륭한 한 사람으로 자기의 역할을 다하며 자기가 제안한 창의, 자기가 제출한 학설이나 이론, 발견한 법칙이나 현상, 작품 사업이 만인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성공하는 등의 창조적 활동의 결과는 인간의 가장 큰 행복의 근원이 된다. 


창조에는 고통이 따른다. [출산과 번식]에는 산모의 산통이, [창안과 창작]에는 창작자의 창의통(創意痛)이.


 ●생물, 특히 인간이 자연계에서 동떨어져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비슷한 사물이 널려 있다고 하더라도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사물을 새로 지었다는 의미에서 창조이다. 인간에게 창조물은 다른 것으로 대신 바꿔 채워 넣을 수 없는 귀중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러한 창조물이 사라지는 것을 가장 슬퍼한다. 


     

창조의 전파인 자기 제시


[드러내 보임(제시)]의 두 경로

자기의 창조 효과는 창조 그 자체로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는 것이 생명체다. 창조의 결과는 세계에 드러나 보여져야 한다. 곧 시간과 공간상 널리 전파되어야 한다. 창조가 되어 있으나 이 세상에서 드러나지 않아 아무도 그런 사물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지 못하게 숨겨져 있다면 무슨 소용이랴? 뿐만이 아니라 널리 퍼져서 다른 존재들에게 알려져야 한다. 이렇게 세계에 드러나 보여주려는 생명체들이 바래서 구해 마지않는 이 심성이 제시 본성이다.      

위에서도 간략히 초들었듯이 창조에 해당하는 드러내 보임에는 이처럼 두 방법(형태)이 있다. 


♣첫째 신체적 제시로서의 출산은 [자녀]를 통한 드러내 보임이며 유전자를 통한 번식, 곧 많은 수효의 자녀를 낳아 퍼트리는 일이다. 


♣둘째 정신적 제시로서의 창조는 [이름]을 통한 드러내 보임이며 문화와 문명에 관한 가치 있는 작업과 업적이 이름을 통해 명예라는 개념으로 전파되는 일이다.


인간에게 드러내 보임의 고리[매개체]는 거의 다 이름이다. 명예란 드러내 보임이 이름을 통해 성공적으로 수행되었음을 의미한다.      


출산의 바탕인 신체는 제시의 강력한 형태인 직관적 대상이요, 직접적인 교류의 수단이기는 하나 한 개체의 신체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은 우주나 전 지구에 비하면 먼지보다도 작은 매우 제한적인 수단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생물이 시공의 이 제약을 극복하여 제시를 확장시키기에는 극히 불리하다는 단점이 있다. 


자연에서의 생명의 확장 의지는 이와 같은 생물의 유한성을 뛰어넘으려 안간힘을 쓰며 신체의 제약을 벗어나서 자기를 공간상으로나 시간상으로 영원히 드러내 보이고자 하는데, 이러한 의지의 현실적 표현이 바로 출산을 통한 번식이며 출산을 위한 활동의 감정이 바로 연정(戀情)이다. 


고대로부터 두루 알려져 있고 현대에는 진화론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개체는 사망하지만, 종은 출산에 의한 번식을 통해,  바꿔 말하면  드러내 보이려는 의지를 통해 삶을 계속해 나간다. 이것이 바로 신체에 의한 직관적 제시 확장인 번식이다. 


정신의 기능인 의식의 소산물로써〘수용자(受容者: 드러내 보임을 받아 들이는 이)〙에게 전달될 수 있는 방식으로 영생하는 것은 [문화와 문명]의 창조에 의한 이름의 전달이다. 


번식이 신체의 공간적 확장인 동시에 공간보다 더욱 중요한, 시간에서의 미래에의 확장, 즉 후대에의 제시인 것과 같이 문화의 전수는 정신적 소산의 공간적 확장인 동시에 공간보다 더욱 중요한, 미래에의 시간적 제시 확장인데 이러한 문화와 문명의 작업과 업적은 그 작업자와 공업자(功業者)의 이름을 통해 전달되고 인류가 멸망되지 않는 한 영원히 전해져, 소망하던 영생 ―비록 심신이 박제된 허울뿐인 영생일 뿐이기는 하지만― 을 달성할 수 있게 한다. 우리가 영예로운 이름 ―명성― 을 중시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진시황은 영생을 번식으로서가 아니라 불사약과 불로초 등을 통해 자기의 신체로 이루어 보려고 애썼고 다른 사람들도 갖가지 방법을 강구하여 이를 달성해 보려고 안간힘을 다 쓴다.  



드러내 보임이란 심신에 딸린 [영생]의 수단


자기의 창조는 창조 그 자체로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는 것이 생명체다. 창조의 결과는 세계에 드러나 보여져야 완벽하다. 창조가 되어 있으나 이 세상에서 드러나지 않아 아무도 그런 사물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지 못하게 숨겨져 있다면 무슨 소용이랴? 


출산과 창조는 시간과 공간상 전파되어 널리 퍼져서 다른 존재들에게 알려져야 한다. 이렇게 세계에 드러나 보여주려는 생명체들이 바라서 구해 마지않는 이 심성이 제시 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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