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기

우리의 이야기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by 믿을맨

3. 당신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라


인생을 해석하는 것 즉, 이미 일어난 일들을 통해 형성된 의미의 윤곽들을 볼 줄 아는 것은

인생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첫 단계다

- 댄 알렌더 (상담가, 저술가)


”끼이익 쾅~“ 달려오는 택시를 피하지 못하고 부딪히고 말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동생과 서점에 가려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일어난 사고였다. 곧바로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져 머리 양쪽에 찢어진 부위를 꿰매었다. 마취를 하였지만 귀에 가까운 위치라 바늘이 지나가는 소리가 또렷이 들렸던 게 기억난다. 차의 앞 범퍼에 부딪힌 왼쪽 다리에는 깁스를 한 채 한달여 시간을 병원에서 보냈다. 그 때 같은 학교의 한 친구가 찾아와 하나님에 대해 소개했다. (언제나 고마운 친구이다) 당시 나는 교회를 다녀본 적이 없었지만 그 친구의 말을 들으며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퇴원후 그 친구와 함께 교회를 다니게 되었다. 그 친구의 아버님은 목회자셨다. 그리고 얼마후 나는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교통사고는 내가 원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내게 하나님이 찾아와 주셨던 사건이었다. 그것은 하나님이 내 인생에 쓰신 이야기 중 하나이다.


어느 날 우리 인생에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때로는 평범해 보일 때도 있지만 때로는 미로나 수수께끼 같은 때가 있다. 그 각각의 이야기는 보이는 것을 넘어서는 의미들을 지닌 채 우리 앞에 펼쳐진다. 이 때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을 어떻게 가질 것이냐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당신의 이야기를 쓰고 계신다 규장 2015>의 저자 밥 소르기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어쩌면 당신은 오늘 당신의 삶에서 평범한 것들만 볼지 모른다. 그러나 그 이야기 안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 어느 날 그 모든 것들의 이면에 있는 초자연적인 것들을 보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당신의 이야기를 완성해나가고 계신다. 당신의 삶은 다른 사람들에게 읽혀지도록 의도된 편지와 같다.“


국내에서 <찬양으로 가슴벅찬 예배 두란노 2005>로 알려진 그는 목회자와 찬양사역자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중 1992년 5월의 어느 금요일, 사역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목에 구슬이 걸린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의사는 그에게 “후두 접촉성 육아종”이라는 진단을 내렸고, 이 낯선 이름의 병 때문에 성량의 대부분을 잃고 탁월한 설교자요 예배 인도자였음에도 더 이상 정상적인 예배인도와 설교 사역이 불가능해지는, 삶의 기반이 모두 무너져 내리는 경험을 하였다.

지금도 목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이 과정을 거치며 밥 소르기 목사는 하나님과 회중 앞에서 바울처럼 ‘고난 받은 것이 내게 유익이라’는 고백을 드림과 아울러 더 깊은 믿음의 차원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목소리를 잃은 이후 2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약한 성대로 찬양과 말씀을 전하는 사역을 계속했고, 성경을 깊이 묵상하고 연구하며 책을 쓰는 사역에도 매진하였다. 그는 최고의 저자이신 하나님이 결국 우리의 이야기를 완성하실 것이므로, 비록 고난이 있더라도 언젠가 아름답게 마무리하실 하나님만 믿고 기다리라고 격려하고 있다.


열 아홉 살이 된 한 소년이 엄마의 옷장에 보관된 사진들을 보다가 가족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사진에는 엄마와 세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 그리고 한 남자가 있었다. 소년은 엄마에게 이 분이 누구냐고 물었다. ”네 아버지야.“ ”위 층에서 주무시는 아버지요?“ ”아니, 너의 친아빠. 위 층에서 자고 있는 건 네 의붓 아버지야.“ 소년은 놀라서 좀 더 자세하게 엄마에게 질문했고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들었다. 한 순간에 인생이 연극같고 수수께끼가 되어 버린 느낌이었다. 그 날 밤 소년은 산란한 마음을 날려 보내려고 환각제를 복용했다.

이것은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 IVP 2005 >를 쓴 기독교 상담가요 저자인 댄 알렌더의 이야기이다.


그는 현재 모든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이 쓰신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온전하고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강의와 세미나, 저술로 돕고 있다.

”우리는 대부분 여행 중에 길을 잃지 않으려고 지도는 열심히 연구하지만, 미래로 전진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 인생을 연구하는 데는 그만한 시간을 쓰지 않는다. 우리는 중대한 결정을 위해 보고서는 연구하면서 왜 자신의 이야기는 들여다 보지 않는가?“

그의 지적처럼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살려고 독서도 하고 다양한 정보도 연구하고 여러 대안을 조사하는 데 시간을 쓴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어떻게 오늘 이 자리에 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하나님이 우리를 어디로 인도하실지를 깨달으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 이제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댄 알렌더는 ‘우리의 인생이 드러내는 것’에 대해 네 가지를 말하고 있다. 첫째로, 하나님은 단지 우리의 창조주만이 아니라 우리 인생의 저자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그분 자신 즉 이야기를 쓰신 자신에 대해 무언가를 알리기 위해 우리 인생 이야기를 쓰신다. 둘째로,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이 쓰신 우리 인생 이야기의 의미를 발견해야 한다. 하나님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계신지, 그리고 우리가 어떤 것들에 관심 갖기를 바라시는지를 이야기 속에서 보여주신다. 세 번째로, 나의 인생이야기를 탐구하고 이해하게 되면, 이제 우리는 하나님과 공동 저자로 합류하게 된다. 그분이 윤곽을 잡아놓으신 방향을 따라 인생을 빚어나가도록 우리를 미래의 저자로 부르신다. 네 번째로,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그것은 우리의 이야기를 통해 가장 위대한 이야기인 복음에 초대하기 위함이다.


”하나님이 당신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위대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도 읽고 편집하고 비평하고, 그 영광에 동참할 수 있게 하라. 당신의 이야기를 통해 위대한 이야기, 즉 하나님이 그분 자신에 대해 말씀하시는 이야기가 드러나게 된다. 하나님은 우리 각자가 우리의 것보다 더 큰 영광, 더 위대한 이야기를 위해 살도록 의도하셨다.“


그는 우리의 이야기가 서로 연결되며 더 큰 이야기, 위대한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전환기 또는 중년의 시기에서 글을 쓰려고 하는 목적이 다름아닌 하나님이 쓰시는 내 인생 스토리를 발견하는 과정이어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인생 이야기를 찬찬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적어보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앞으로의 이야기 또한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잠깐 소개한 것처럼 나는 교통사고를 계기로 10대 후반에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해 들었고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 부모님은 종교를 갖고 있지 않으셨다. 나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런데 돌아보면 교회는 물론이고 다양한 선교단체와의 인연이 있었다. 대학교에 들어가 가입한 동아리가 C.C.C (한국대학생선교회)였다. ‘오늘의 학원복음화는 내일의 세계복음화’ 라는 기치 아래 선교적 비전을 가진 학생들로 세워가는 초교파 단체였다.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나에게 일대일로 신앙상담을 해주며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모셔야 함을 알려준 선배에 대한 것이다. 그분의 선한 마음과 표정이 떠오른다. 또 하나는 여름방학 때 수련회와 거지 순례전도에 참여하여 어느 밤 집회에서 하나님께 내 삶을 맡겨드리는 기도를 올려드렸던 일이다.

그후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해서는 I.V.F (한국기독학생회)에 참여하였는데 이 단체 역시 초교파 복음주의단체로써 귀한 사역들을 감당하고 있다. 그곳에서 개인경건생활, 개인성경연구, 소그룹 나눔 등을 통해 양육을 받았고 특히 자체 운영하는 IVP출판사의 다양한 기독서적들을 통해 그 당시 갖고 있던 여러 질문들에 대한 답도 얻고 기독교 세계관을 정립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아침에 캠퍼스에 들어오는 학생들을 맞이하면서 찬양을 부르며 축복하던 일, 수업이 끝난 강의실에 모여 예배드리던 일, 서적전시판매를 통해 학생들에게 책과 아울러 예수님을 소개하던 모습들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 좀더 열심히 훈련받고 섬기지 못했던 것이 아쉽고 선후배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대학 졸업후 몇 년간 사회생활을 하다가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를 겪고 사역자의 길로 가게 되었을 때에는, 파이디온선교회라는 어린이 선교단체의 강습회와 세미나를 통해 도움을 받았다. 이 또한 국내에서 설립되어 40여년간 귀하게 섬겨온 단체이다. 대표이셨던 양승헌 목사님의 설교세미나와 디모데 출판사의 기독교 교육과 관련된 책들도 많이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신학대학원 3학년 무렵 알게 된 것이 C.E.F (한국어린이전도협회)이다. 초교파이며 국제적인 세계 최대의 어린이 선교단체로써 설립된 지 85년이 되었고 약 210여개국에서 사역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65년 되었고 전국적으로 54개 지회가 활동하고 있다. 그곳에서 겨울방학 때 합숙전도훈련인 3일클럽전도자훈련에 참여했는데 ‘이 땅의 어린이를 예수님께로’라는 구호를 외치며 눈 내리는 추운 겨울이었지만 길거리로 나아가 만난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했을 때, 그 아이들이 집중하여 듣고 예수님을 믿겠노라 고백하던 모습을 보며 어린이 사역의 가치를 새삼 발견하며 큰 도전을 받았다. 어릴 때 복음을 듣고 믿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참 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후로도 T.C.E 교사대학 등 계속 훈련을 받던 중 본부 사역에 대한 권유를 받고 기도하며 합류하였고 현재는 구리와 남양주지역을 섬기는 지회 대표로 사역하고 있다.

돌아보니 그 때는 잘 몰랐지만 하나님이 시기마다 귀한 단체들을 통해 나를 가르치시고 도우셨으며 좋은 사람, 좋은 책들을 만나게 하셨다.


수줍은 교회 오빠요 청년이었던 내가 신학을 하고 사역자가 된 것, 다양한 사역이 있지만 어린이 사역을 하게 된 것, 이 모두가 하나님이 써가시는 이야기였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물론 과정마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그로 인해 여러 지인들에게 신세도 많이 졌고 은혜를 입었다. 여기서나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또 앞으로의 이야기는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다.


댄 알렌더는 우리가 새로운 이야기를 쓰려면 과거를 읽어내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자신의 과거를 읽어 냄으로써 현재의 삶을 어떻게 써나가야 할지 좀 더 나은 깨달음을 얻는다. 과거를 존중하고 좀 더 책임감있게 현재를 써 갈수록,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갈 미래의 이야기도 더욱 많아질 것이다. “


자 이제 찬찬히 우리의 과거의 이야기를 들여다 보자. 각자의 노트와 펜을 준비해보라. 아니면 노트북을 켜고 그 앞에 앉으라. 그리고 과거를 돌아보며 쓰기 시작하라. 자신도 몰랐던 숨겨져 있던 이야기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창세기 45장 8-9 절

하나님이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니 / 그런즉 나를 이리로 보낸 이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하나님이 나를 바로에게 아버지로 삼으시고 그 온 집의 주로 삼으시며 애굽 온 땅의 통치자로 삼으셨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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