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가사 제대

어머니께 감사를.

by 펠릭스

저는 군대를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전역은 조금 특이하게 했습니다. 일병 되기 하루 전에 전역을 했거든요. 그래서 제 전역증에는 '이등병 전역'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어디 아프냐고요? 아뇨, 아주 건강합니다. 지금 허리가 좀 아프긴 하지만, 운동 부족 때문이고 전역할 당시는 건강했거든요.


의가사 전역이라는 전역 제도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의가사 제대 했어요!"라고 말하면 "어디 아프냐?"는 질문을 많이 받곤 하는데, 의병 제대와는 조금 다른 제도예요.






군대 갈 시기가 되니, 주변 친구들이 하나 둘 군대로 떠납니다. 그렇게 친구들을 먼저 군대로 보내고, 마지막에 저도 입대를 합니다.


훈련소에서 초코파이에 영혼을 팔아 펠릭스란 이름을 얻었고, 자대 배치받자마자 유격 훈련을 떠나고, 부대 이전이 있다고 해서 부대 이사를 준비를 하며 하루하루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께서 쓰려지셨던 소식을 듣게 되고, 100일 휴가를 조금 당겨서 나가게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큰 병은 아니셨지만, 그동안 몰랐던 집안 사정들을 하나 둘 듣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모르고 지났던 많은 것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의가사 전역도 가능할 수 있는 상태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휴가를 나온 날, 어머니와 함께 의가사 전역에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해서 제출했습니다.


그렇게 일병이 되기 하루 전날, 전역 판정을 받게 됩니다. 일병이 되기 하루 전, '이등병'으로 말이죠.






집에 아버지가 안 계셔서 알고는 있었지만, 호적상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습니다. 어머니가 얼마나 어렵게 저를 키우셨는지도 듣게 되었고, 혼자 고생 많이 하셨단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건 나중에 글감으로.




- 의가사 제대를 했다 보니, 군대 이야기를 안 하는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훈련 이야기가 나오면 살짝 거드는 정도?

- 전역 후 처음으로 했던 알바가 평일 편의점 야간 알바였는데, 군기가 빠지기 전 상태로 알바를 해서 그런지 점장님이 저를 참 좋아하셨습니다. 밤새도록 가만히 서서 제대로 일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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