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해도 괜찮아요!

실수해야만 보이는 것들

by 펠릭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실수에 대한 강박이 생기게 됩니다. '실수하면 안 돼!!' 란 마음이 자리 잡게 되고, 이 마음으로 인해서 잘하던 것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이 실수에 대한 관점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아마 생존을 배웠기 때문이겠죠?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실수를 합니다. 그 실수가 나로 인해서 발생하기도 하고, 남에 의해서 발생하기도 하죠. 이전 회사에서는 누군가의 실수는 비판의 대상이었습니다. 왜? 의 대상은 사람이었고, 사람의 실수로 결론났거든요. 스타트업에 오고 나서는, 이 관점이 바뀌었습니다. 사람에게 왜 그랬냐고 질문하기엔 시간이 없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그러니, 실수의 관점이 달라집니다.


생각보다 사람은 대단한 존재라고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사업은 속도가 생명. 그러다 보니, 사업 확장을 위해 외주를 맡기는 경우가 생깁니다. 당시 스타트업에서도 쇼핑몰로 사업을 확장하고자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SNS 서비스가 있던 업체여서, 해당 SNS 서비스와 연계한 쇼핑몰을 구축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쇼핑몰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업체를 찾아 외주를 맡기게 됩니다.




6개월 내 쇼핑몰 오픈이 목표! 였는데.... 일은 점점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외주를 맡긴 게 큰 실수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업체 측에서 제대로 일정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쇼핑몰을 만들어본 적 없는 업체였고, 저희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동기화하지 않았습니다. 거기다 저희측 요구사항도 꽤 큰 편이였는데(쇼핑몰 앱 + 쇼핑몰 웹 서비스 구축), 양측 모두 제대로 된 분석 없이 일을 시작해 버렸습니다. 시간 예측도 잘못되었고, 사실상 전체적으로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외주가 시작되고 피드백을 받을수록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지금쯤이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란 말이 내부에서 나오기 시작했고, 업체 쪽에서는 이제 속도가 날 것이라는 소리만 돌아왔습니다. 저희는 초조해졌고, 심각함을 인지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함께 일하던 디자이너 한명과 저, 이렇게 2명만이 있던 상태. 어떻게 해결하지? 를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내부에서는 SNS 앱 업데이트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쇼핑몰과 연동해서 디자인, 기능 모두 개선할 계획이었죠. 스타트업은 일반 회사와 다르게 수입원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투자수익으로 버티거나 자체 수익을 어떻게든 만들어내야 했습니다. 그러니 쇼핑몰 프로젝트는 첫 번째 수입원이 될,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였습니다. 그게 크게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생존에 위협이 생기게 된 셈입니다.




대표님은 훌륭하셨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시면서도, 외주 탓을 하기보다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란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생존을 위해 빠른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죠.


가용 인원은 저와 디자이너 이렇게 2명. 이미 앱 업데이트 진행 중.... 이지만, 이게 안 되면 아무것도 못 함. 피드백 받으면서 진행상황이나 내용 파악을 제가 좀 해둬서, 그래도 어느 정도 이해는 하고 있어서 건드려 볼 수는 있을 듯하고.... 마침, 디자이너분은 개발에 흥미가 있으셔서 디자인을 빨리 끝내고 도와주시겠다고도 하시고.... 그래, 해보자!


그렇게 저와 디자이너분은 3개월 동안 SNS 앱 업데이트, 쇼핑몰 앱 개발, 쇼핑몰 사이트 개발을 해내게 됩니다. 당연하지만, 거의 매일 밤을 새우거나 야근했습니다. 그리고 출시하고 오류나 문제가 많아서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고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즐거웠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재밌었던 경험 중 하나라고 할 만큼 재밌었습니다.




"실수" 를 바라보는 관점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조금 시간이 흐르고 기술 블로그를 만들어보자!! 란 생각으로 블로그도 운영했었는데, 거기서도 제 실수를 그대로 담아서 글을 남겼습니다. 실수하고, 실수를 해결하는 과정을 함께 기록했었죠. 그렇게 저는 실수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많은 것들을 배웁니다. 그리고 실수에서도 많은 것들을 배웁니다. 그러니,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실수해야만 보이는게 너무 많거든요. 물론, 책임은 져야겠죠?




- 같이 일하셨던 디자이너분이 참 재밌는 분이셨습니다. 사투리를 매우 구수하게 쓰는 분이셨는데, 늘 "대리님~~~" 하면서 이것저것 많이 도와주셨었습니다.

- 그리고 이때를 기점으로 친구들에게 저는 "나쁜놈" 이 되었습니다. 바쁘다고 친구도 안만나주는 놈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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