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의 시너지

좋은 사람들이 모이면 생기는 신기한 일

by 펠릭스

새로운 곳에 가면 많은 것에 적응해야 합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 그리고 새로운 문화까지. 모든 것들에 적응을 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제대로 된 일들을 해볼 수 있습니다. 내 능력껏 말이죠.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흐르는 곳에 따라 적응한 곳의 환경도 바뀝니다. 그 변화는 대부분 예기치 않게 다가오며 때로는 충격 그 자체로 다가오죠. 갑자기 개발자가 저 혼자 남게 되는 그런 충격.


적응을 했더니 사수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적응을 또 했더니, 이제는 모든 개발자 분들이 사라집니다. 신규 팀에서 인원이 부족하여 한 분의 이동이 결정되게 됩니다. 거기다 한분은 퇴사. 그렇게 새로운 개발자가 구해지기 전까지 잠시 혼자서 열심히 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거기다 프로젝트를 관리하던 PM분도 퇴사를 하시게 되어 새로운 PM 이 오시는 상황. 총체적 난국이란 말이 절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어쩌지... 란 생각만 가득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일들은 입사하고 반년 정도 지났을 시기에 한꺼번에 일어납니다.


짧지만 혼자서 여러 분야에 걸친 작업들을 합니다. 개발도 하고, 일정도 어느 정도 관리하고, 새로운 업무들도 인계받고 있고.... 정말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새로운 PM 분이 들어오십니다. 이니셜로 K라고 칭하겠습니다. 이분은 저랑 1년 정도 같은 팀에서 지냈습니다. 나중에는 신규 팀의 PM 리더로 옮기시게 되죠. 이쯤 되면 제가 있던 팀은 아카데미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일손이 부족한가요? 저희 팀에서 데려가세요! 의 연속이었거든요.


무튼 K가 오고 나서 꽤 많은 부분들이 정리되어 갑니다. PM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셨죠. 부족한 부분을 먼저 찾고 보완해 주시고, 제안해 주시고, 함께 진행해 주셨습니다. 조율이 필요하면 조율해 주셨고, 도움이 필요하다면 나서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모범적인 사람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모범적이었습니다. 태도도 좋았고, 친절했습니다.


K와 함께 새로운 개발자를 뽑았습니다. 축구 선수를 좋아하셔서 F란 이름으로 입사를 하셨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팀이 구성되었습니다. 저와 K, F. 그리고 아트 1분, 기획 1분 포함해서 총 5명. 이렇게 작은 팀이 완성되었습니다. 입사할 땐 분명 저 포함 8명인 팀이었는데....




이 회사에서 후배들을 많이 받았고, 그 후배들에게 꼭 해주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예전에 회사에 채용을 위한 홍보 영상 같은 걸 찍은 적이 있는데, 거기서도 똑같은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개발자는 게을러야 한다는 말. 너무 게을러서 같은 일을 2번 이상하면, 그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개선해야 된다는 의미로 이 말을 합니다.


K와 F가 함께 있는 시기에 정말 어마어마한 일들을 했습니다. 서버를 거의 새로 만들었던 시기가 바로 이 시기이며, 사실상 거의 모든 것들을 고쳤습니다. K, F와 함께 업무 프로세스를 새롭게 정리하고, 정리된 대로 동작하도록 고치고 정리하고 고치고.... 그리고 또 고치고. 그렇게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손보기 시작합니다.


개발자인 저는 업무의 흐름을 수정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K는 그 흐름을 관리하고 조율하는 업무를 하셨고, K와 이야기하고 논의하며 불편한 부분들을 고쳐가기 시작했습니다.


회사는 12월이 되면 회사 차원에서 긴 휴가를 보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기준으로 12월의 모든 업무가 종료되는 식이죠. 하지만 서비스는 휴가를 보내지 않으니, 사실상 휴가 기간에도 업무를 해야만 했습니다. 이벤트를 준비하거나, 확인하거나 하는 등의 작업들이었죠.


저와 K, F는 이런 부분을 없애기 위해 의견을 모았고, 고쳐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고쳤습니다. 이걸 고치기 위한 많은 설득과 이야기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는 고쳐냈습니다. 휴가 기간에 연락이 오지 않는 팀이 될 수 있었죠. 서비스를 진행하는 팀 중 유일하게 휴가 기간에 진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팀이 되었습니다. 그 목표를 이뤄냈습니다. 작은 인원이었지만, 그 인원으로요! 좋은 사람이 모이고, 그 사람들이 함께 힘을 낼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시너지가 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왜 좋은 사람과 함께 일해야 하는지 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 저희는 저희 팀을 "유목민"이라고 불렀습니다. 자리 이동이 필요하면, 가장 인원이 작은 팀이 옮기곤 했는데.... 하필 저희 팀이 가장 적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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