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강이 May 14. 2021

리얼생존 뉴스레터 Vol. 12. 5월 2주차

대학생 소셜벤처의 고질병 by 김민지 경영지도사



“너희들은 봉사단체가 아니라 먼저 기업이라는 걸 잊지 마라.””



지난 뉴스레터에서 ‘전민동 스타일’ 이라는 말을 소개했어요. 

지난 뉴스레터를 읽지 않은 분들을 위해 다시 한 번 ‘전민동 스타일’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간략하게 설명드릴께요. 



‘전민동 스타일’ 기술 기반 창업자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이용관 대표님이 만든 단어예요. 



대전광역시 유성구 전민동은 대덕연구단지가 자리잡은 지역이예요. 테크놀로지 관련이라면 대한민국 최고의 브레인들이 모인 곳이라 할수 있죠. 



이들이 창업을 합니다. 분명 최고의 기술을 내세운 혁신적인 아이템을 출시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제품과 대비하면 굉장히 발전을 이룬 제품입니다. 이거라면 시장에 나왔을 때 파란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지만 이들의 창업은 예상과는 다르게,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합니다. 이들의 아이템은  고객의 외면을 받기 쉽습니다. 



왜냐? 고객이 느끼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고객은 이 제품이 현재 자신에게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낍니다. 



스타트업의 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바로 ‘시장성’과 ‘기술성’이예요. 

이미 필자는 ‘리얼생존 뉴스레터’의 지면을 통해 여러 번 그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기존 제품 대비 고객을 더욱 만족시킬 수 있어야 (기술성) 고객은 지속적으로 제품에 대한 구매 의사를 유지하게 됩니다. 또한 이러한 고객의 숫자가 시장을 형성할만큼 충분히 많아야(시장성) , 제품 개발 및 기업 유지에 사용한 비용을 상회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창업경진대회, 투자 심사 등의 평가 기준 또한 이 관점을 반영하여, 크게 ‘시장성’, ‘기술성’ 으로 분류될 수 있는 평가 문항을 마련해놓고 심사를 하죠. 



우리의 전민동 스타일 스타트업들은 불행히도 기술성은 최고를 찍었을지 몰라도, 시장성을 전혀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창업의 승기를 거머쥐쥐 못하죠… 



정말 이 말을 들을 대마다 ‘전민동 스타일’이라는 말이 담고 있는 의미를 곱씹어 봅니다.

그 의미를 느낄 때마다 제 뼈가 아파오는 기분이네요. 



하이테크 스타트업이 빠지기 쉬운 함정을 명료하게 표현한 말. 기술력만 내세우고 그 제품을 쓸 고객에 대한 분석을 등한시하는 실수. ‘전민동 스타일’은 기술 기반 창업자들의 겪기 쉬운 고질병을 함축적으로 담은 신조어입니다. 




[전민동 스타일만큼 위험한 대학생 소셜벤처 스타일]



물론, 다른 범주의 창업자들도 유난히 특정 패턴의 함정에 잘 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도 이용관 대표님처럼, 제가 관찰한 이 현상에 이름을 붙이고 싶네요 ‘대학생 소셜벤처 스타일’ 



제 커리어가 주로 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서 이뤄진만큼, 저는 대학생 창업을 많이 관찰했어요. 

이 중 사회적 기업을 표방하는 학생 창업을 종종 보아왔는데,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창업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다는 걸 보게 되었죠. 



이 분들의 실수는, 지속적인 이윤 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등한시 하는 겁니다. 이 분들은 정말 선량합니다. 나름대로 사회 문제를 독창적인 관점으로  해결하는 창의성도 갖췄습니다.   



세상은 청년들이 따뜻한 마음을 갖고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한 경제 활동을 진행하는 것을 대견하게 생각합니다. 이들을 위한 경진대회도 많이 열리고, 이 분들의 도전은 뉴스 등에 보도되며 우리 사회에 따뜻한 울림을 알리죠. 하지만 그것뿐. 이 분들의 시도는 일회성, 단기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 . 바로 지속적인 이윤 창출이 어렵기 때문이죠. 



일단 사회적으로 유익한 일을 한다는 만족감에만 잔뜩 고양되어 있고, 경영자로서의 마인드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일부 대학생 청년창업자들이 있습니다.



또 이들의 매출은 "학생들이 좋은 일 하는구나,어이쿠 대견해라."라는 생각을 가진 소수의 분들에 의해 성사될 뿐. . . 지속적으로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 모으는데는 한계가 있죠.



지금 필자가 지적하는 주된 문제점은 사실 대학생 소셜벤처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적기업 전 분야가 빠지기 쉬운 함정이기도 합니다. 다만, 대학생 소셜벤처에서 이와 같은 문제점이 특히 두드러지게 부각되는 것이죠. 



국내 사회적기업은 기업이라는 정체성보다 NGO라는 정체성이 더 강하기에, 지속적인 이윤 창출을 등한시하고, ‘선의의 목적’만을 강조한다고 비판받습니다.



이런 비판은 단순히 사람들의 편견에서 생겨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국내 사회적기업의 재정성과는 열악합니다.  슬프게도 고용노동부가 2020년 발간한 <2019 사회적기업 성과분석>에서 국내 사회적기업의 성과 분석이 사실을 말해줍니다. 



최근 3년간(2018~2020) 사회적기업의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2019년의 사회적기업은 약 4조 8천2백억 원의 매출 총액을 보고하여, 전년도에 비해 약 7천억 원이 증가하였는데, 이는 2017∼2018년 사이의 약 5천6백억 원의 매출 총액 증가폭보다 더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사회적기업 매출액




하지만 매출총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 및 일반 관리비를 뺀 영업이익의 경우는. 물론 흑자를 내고 있는 기업도 있지만, 대다수의 사회적 기업(75.6%)이 적자 혹은 연간 5천만원 미만의 이익을 냈을 뿐입니다. 




2019년 기준, 사회적기업의 매출총액은 약 4조 8천 2백억, 영업이익은 약 216억입니다. 

즉, 대한민국 사회적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은 2019년 기준 0.45%입니다. 






으레 영업이익률 30%를 넘는 기업을 알짜기업이라고 부르고, 일반 제조업은 10%, 서비스업은 20% 넘으면 우량기업이라고 부르죠.  이에 비하면 국내 사회적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처참한 수준이네요… 



국내 사회적 기업의 평균 정부지원금이 1억 5천에 달한다는 자료를 보니, 사회적 기업의 경제적 성과가 미미하다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습니다. 



(아, 나도 좋은 일 하는 사회적기업에게 ‘지원금 사냥꾼’, ‘좀비기업’이라는 멸칭 붙이기 싫단 말이다…)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사회적기업의 자생력 강화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특히나, 대학생 소셜벤처의 경우 더더욱 이러한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어린 마음에 ‘난 사회에 좋은 일을 하고 있어!’라는 고양감에 빠지기 쉽죠. 

또 떡잎 시기부터 제대로 된 기업가 마인드를 함양하지 않은 상태에서, 몇몇 소비자의 선한 의도에서 나온 구매 결정만으로 쉽사리 성공을 예측할 대학생 창업자들이 상처받고 좌절할 것이 걱정됩니다. 



전민동 스타일만큼, 이런 대학생 소셜벤처의 안타까운 함정도 극복되어야 할 방법을 찾아봐야 할텐데요.




[대학생 소셜벤처의 함정, 이렇게 극복해야 한다]



필자는 국내 대학생 및 청년층 연령대 대상 소셜벤처 경진대회가 너무 많이 난립한 것도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진대회가 학생들 스펙 만들어주기 1회성 이벤트 식으로 너무 난립해 있습니다. 대학생 소셜벤처 발굴을 위한 경진대회가 1회성 이벤트만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꾸준한 창업 교육 및 실전 체험으로 이들에게 본격적인 기업가 정신을 함양해줘야 합니다. 



또한 소셜벤처를 만들어가는 청년 대표자들 또한, 기업의 1차적인 목적인 이윤 창출임을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 자칫 제 글이 레드 콤플렉스 가득 들어간 꼰대의 글처럼 보여질까봐 잔뜩 조마조마했습니다. 강조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 땅에 소셜벤처의 토양이 굳건하게 다져지길 바라는 사람입니다. (골백번 말하지만 전 애정 있는 대상만 깝니다) 



그래서 현 시점 대한민국 사회적 경제 조직의 열악한 재무 구조, 및 정부지원금에 의준하는 풍토,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에 취해서 이윤 창출을 등한시하는 세태를 비판한 것입니다. 



 이제,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특히 푸른 꿈을 가득 품은 대학생 소셜벤처가 1회성 이벤트로 소리소문없이 사라지지 않길, 꾸준히 5년 이상 지속적으로 존립하며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다양성을 확보해주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김민지 경영지도사 | 언더독스 세종청년사관학교 


2015년 경영지도사(마케팅) 자격증 취득 이후 경희대 창업보육센터, 서울시립대 창업지원단 등을 거쳐 현재 언더독스에서 세종청년창업사관학교 운영 매니저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대표님들과 함께하며, 창업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http://youtube.com/minjikim1117


작가의 이전글 리얼생존 뉴스레터 Vol. 11. 4월 4주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