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많은 자폐아와 함께 하는 삶
알림장에 적혀있는
오늘 학교에서 네가 했다는 나쁜 행동들에 대한 내용을 읽는다.
선을 넘은 너로 인해
고통받았을 선생님들을 생각한다.
항상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너를 생각한다.
가슴이 무너진다.
몇 주 전부터
어머님 소식과 여러 가지 문제로
마음이 너무 어지럽던 차라
나도 견딜 힘이 부족한 상태인데
이게 방아쇠를 당긴 것처럼
내 마음을 무너뜨렸다.
매일매일
잘하자 잘해보자 내일은 더 잘해보자
후회하고 다짐하기를 반복하는 삶인데
오늘은 그게 안된다.
눈물이 뚝뚝 흐른다.
반성을 모르고 남의 마음을 모르는 우리 아이.
막 키우기나 했으면 서럽지나 않지.
온 힘을 다해 키워도 겨우 이 정도라
서럽고 억울하고 고통스럽다.
하면 안 되는 말.
죽고 싶다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오른다.
기댈 곳 없는 이 삶.
구원이 없는 끝이 안 보이는 삶이
고통스럽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다
결코 해선 안될 말을 속으로만 곱씹으니
눈물이 뚝뚝 흐른다.
엄마가 약해지면 아이는 어디로 가라고
이럼 안되는데
감정이 가라앉질 않아서
내가 진 무게가 너무 커서
감당을 못하면 어쩌나 그게 무서워서
눈물이 계속 흐른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하지만
사실 끝내고 싶은 건 이 고통일 뿐
생명이 아닐 텐데.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조금은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건
얻을 수 없는 꿈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