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아웃 ep.3 공실

by Celloglass

AI 시대는 휴대폰이 스마트폰으로 전환되던 속도보다 더 빠를 것이다. 사람들은 AI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된 보고서를 PDF 파일로 손쉽게 얻는다. 회사나 관청에 제출하는 서류들도 전자문서로 바뀌고, 이메일로 전달되거나 각종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자동으로 제출된다.


가장 기초적인 작업들은 이미 AI가 대신하고 있다. 신입사원이 필요 없게 되는 이유다.


많은 전문직과 사무직은 책임을 담당할 소수의 관리직만 남기고 정리될 것이다. 회사의 물리적 규모는 축소되고, 불필요한 인원은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진다.


하나둘 책상이 사라질 것이다.


크고 작은 업무시설들은 다른 용도로 대체될 것이다. 어떤 건물은 구조 보강을 거쳐 도심의 데이터 센터로 바뀌고, 어떤 건물의 지하실은 스마트팜이나 물류 창고로 채워진다. 미래를 대비하지 못한 건물주들은 공실 폭탄을 맞을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하나둘 서울을 떠나게 된다.


이제 더 이상 서울은, 우리가 알고 있던 서울이 아니다.


서울은 더 이상 당신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된다.


누군가는 다른 옷으로 갈아입을 것이다. 새 옷을 찾지 못한 이는 더 거친 환경에 노출된 채 노후를 맞이하게 된다.


뒤집힌 모래시계의 시간은 이미 시작됐다.


미래의 시대에 ‘확실하다’고 믿을 직업은 없다. 시대가 변할수록 두세 개의 직업을 갈아타는 삶을 각오해야 한다.


세상을 넓은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


지금은 제조업 중심으로 더디게 변하던 시대가 아니다. 하나의 플랫폼이, 한순간에 세상을 바꿔버린다. 시간이 흐를수록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인간을 이롭게도, 해롭게도 한다.


한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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