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 그 자체를 기능으로 가지는 것들에 대한 기록.
둘 중 고르라면 나는 맥시멀리스트에 가깝다.
지금 앉아 글을 쓰는 방, 우리 집을 둘러보면 사실 그 중간에 있는 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나의 사물에 대한 호기심은 맥시멀리스트라고 단번에 말할 수 있다.
'아름답고 무용한 것들을 사랑하오'라는 <미스터 선샤인>의 '희성'의 말처럼,
비록 기능성이나 합리성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무엇보다 '아름다움' 그 자체가 대단한 기능이 되는 것들을 쫓아갈 때가 있다. 의미 없을 것 같은 위시리스트를 채워가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어쩌다(혹은 마침내) 그 아름다움을 손에 넣을 때의 행복감은 느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사실 아름다움을 강조하다 보면 감수해야 하는 것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 내가 '아름답다'라고 느끼는 것들은 대부분 자연물이 소재가 되거나 그 형태를 닮은 것들이 많은데 그러다 보면 부지런히 관리하고, 조심히 다뤄야 한다. 나는 그 불편함을 즐기는 사람이고, 오히려 그 시간을 들이는 것을 나만의 명상시간처럼 여기기도 한다.
아무튼, 나는 이렇게 선뜻 가지기엔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그래도 나에게 '어쩌면 확실한 행복'을 줄 것 같은 사물들을 기록하려 한다.
그리고 이 기록은 단순한 쇼핑 위시리스트가 아니다.
사물에 대한 나의 애착과 더 들여다보며 알게 된 것들을 나누고, 그로 인해 조금씩 더 몸집을 키워갈 내 일상의 행복을 기대하는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