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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플레 Jul 21. 2024

‘댓글부대’는 정말 존재하는가?

결국 <댓글부대>는 이를 감상하는 관객들, 즉 수용자가 없으면 존재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작품이 된다. 댓글부대에 관해 제대로 이야기하려면 단순히 작품 안에서만 머무를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하자. 작품뿐만 아니라 작품을 음미하는 수용자들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해야 영화의 가치를 곱씹어볼 수 있다.


영화는 ‘밈’, ‘가십’ 등 온라인 환경을 구성하는 콘텐츠 수용과 생산의 구조를 품고 있다. 여기서의 핵심은 바로 이 같은 정보를 향유할 수 있는 ‘수용자’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정보를 접하고 판단하는 주체가 없으면 콘텐츠는 존재할 이유가 없지 않나. 그러니 진실이든 거짓이든 무엇이 됐든 끊임없는 재생산과 재소환 구조가 유지되기 위해선 관객들인 우리가 필요한 셈이다.


다시 영화를 둘러싼 구조를 살펴보자. 영화가 결말에 이르러 어떤 노선을 택하고 있나? 영화는 스스로가 영화라는 작품의 틀에 갇히는 길을 포기한다. 그 대신 밈, 루머, 가십의 총집합체로 변모하는 과정 그 자체가 되려고 한다. 결국 임상진이 겪은 이 모든 일이 완벽한 허구로만 구성된 한낱 ‘구라’에 불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가 선택한 그 결말은 또 하나의 댓글부대를 만들어낼 테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구조가 반복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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