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바로 스크린 바깥의 시간이 흘러간 만큼 팀 버튼 스스로도 자신과 그 작품 세계를 둘러싸 오면서 한 겹 한 겹 쌓아 왔던 그 궤적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 속편이 흥미로운 이유는 바로 영화의 시간선과 현실의 시간선을 연동시키려는 시도 그 자체에 있다. 1편과 2편이 간극이 36년이라고 해서, 그 격차가 너무 크니까 조절하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36년의 세월 차를 받아들이고 있다.
‘가위손’에서 청초한 매력을 뿜어내던 위노나 라이더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흡수했고 팀 버튼의 또 다른 동반자 마이클 키튼이나 대니 드비토 역시 예전만큼의 활력을 보여줄 수는 없다. 그렇다고 감독은 ‘아이리시맨’에서 로버트 드니로에게 했던 것처럼, 또 드라마 ‘카지노’에서 최민식에게 했던 것처럼 안티에이징 기술을 적용하려고 들지는 않는다. 깊어져 버린 그들의 주름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렇다고 추억에만 젖어 있지도 않는다. 늙은이들을 대체할 젊은 피 역시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때 핵심은 새로운 시도가 있을지언정 실행할 때의 가치만 존중할 뿐 결과가 어떻든 신경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웬즈데이’로 새롭게 팀 버튼 사단에 합류한 새로운 페르소나인 2002년생 제나 오르테가는 스스로 팀 버튼의 옆자리를 채울 새로운 적임자라는 사실을 증명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그렇지만 그 역시 웬즈데이를 연기할 때처럼 생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팀 버튼은 억지로 그에게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요구하지도 않았다. 두 사람의 동행은 현재 진행형이고 앞으로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당장 판단할 수는 없지 않나.
오프닝부터 울려 퍼지는 음악도 짚고 넘어가 보자. 우선 반갑다. 팀 버튼 영화 대부분에 참여해온 대니 엘프먼이 또 그와 함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스코어는 익숙한 그 시절 1980~90년대의 질감을 되살리긴 해도 새로운 생명력이 느껴지진 않는다. 팀 버튼도 이런 점을 당연히 알고 있다. 그렇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사단을 꾸려 작업을 지속하는 일을 즐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