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보팅, 커리어 생존법
“변화가 잦은 게 아니라, 가능성이 많은 거예요”
한 우물 대신, 나만의 길을 설계하는 사람들을 위한 커리어 생존 전략서
왜 나는 한우물을 파지 못할까
같은 질문으로 자신을 몰아붙인 적이 있다면, 이제 괜찮다고 말할 때이다
세상은 더 이상 한가지 직업, 한가지 정답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일수록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 ‘다양한 경험을 연결하는 감각’이 새로운 경쟁력이 된다.
“한우물만 파는 시대는 끝났다 – 피보팅, 커리어 생존법”은 다채로운 커리어 여정을 걸어온 저자가 전하는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커리어 전환 가이드북이다.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연결하고 확장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변화의 순간을 기회로 바꾸는 커리어 피보팅의 핵심 원칙과 실행 전략을 담았다.
프롤로그.
프롤로그: 커리어 피보팅의 시대가 왔다
"너는 왜 한우물을 파지 못하니?
자꾸 회사를 옮기니 내가 다 창피하다!!"
이직을 할 때마다 엄마는 나를 꾸짖었다.
친구들은 내 명함이 바뀔 때마다 "네 명함만 벌써 세 개째야" 하며 웃었다. 나 스스로도 친구들은 한 길을 찾아 정착하는데, 나만 아직도 불안하게 떠도는 건 아닌지,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었다.
스물세 살. 나는 애니메이션 작가 세 명과 함께 작은 회사를 만들었다. 애니메이션 원화작업을 하는 회사를 창업했는데, 주로 작가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영업이 되었다. 1대주주였지만 애니메이션에 문외한이었던 나보다는 실무자였던 공동창업자들 위주로 회사가 운영되었다. 그 회사는 내가 출근하지 않아도 잘 굴러가는 것처럼 보였고, 나는 다른 분야에서 직장인으로 일을 병행할 수 있었다.
이후 내 커리어를 간단히 요약하면 색조화장품 브랜드 런칭팀에서 브랜드마케터로 일했고, IT 회사에서 ERP 고객서포트 컨설턴트, 글로벌 카메라회사로 전직하며 ERP, PI컨설턴트로 일했다. 그 후 경영전문대학원에서 MBA학위를 취득했고, 식품 대기업에 경력입사해 마케팅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후 이커머스 다이어트 식품 기업의 CEO가 되었다. 지금은 로지스틱스 그룹 계열사 두 군데에서 전문경영인(CEO, CSO)으로 일하고 있다.
뷰티, 식품, IT, 이커머스, 로지스틱스. 산업은 다양하고 상호 관련성은 별로없어 보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전 커리어에서 배우고 익힌 고유한 역량과 기술을 중심축으로 삼아 방향을 전환해 왔다.
이렇게 기존 단계에서의 고유 역량을 축으로 두고 방향을 틀어 새롭게 확장하는 것. 이것이 커리어 피보팅이다.
왜 지금 커리어 피보팅의 시대인가?
"40대가 한창 연봉을 높여갈 나이인데, 무슨 조기 은퇴야? 철없이..."
당시 나는 과장으로 국내 식품 대기업 P사에 다니고 있었다. 이미 창업도 경험해본 나로서는, 어느 정도 일을 배웠다면 하루라도 빨리 내 사업을 다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다른 이들의 눈에는 “회사를 그만둔다”는 말은 이른 나이에 은퇴하려는 파이어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과 거의 같아 보였으리라.
나는 40대 이후는 내 사업을 하거나, 내 사업처럼 사업을 하거나 (전문경영인) 둘 중에 하나를 할거다, 그러니 30대에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직장은 그만 둘 것이다. 이런 내 포부를 듣고, 한 살 위 선배였던 분이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각 연령대에 반드시 준비해야 할 게 있어. 20대까지는 일할 수 있는 준비, 그러니까 공부와 학습. 30대는 가정을 꾸리고 평생 할 직업 하나를 시작해야 하고, 40대는 자산을 가장 많이 형성해서 중년 이후 삶을 준비해야 해. 그리고 50대는 은퇴를 준비하는 시기지.” “30 40대를 그렇게 변화로 불안하게 하면 평생이 흔들리는 거야"
그때는 (어느정도) 맞고, 지금은 (어느정도) 틀린 이야기다.
평균 기대 수명이 이미 84세에 달했고, 지금 중년부터는 100세까지 살 것이라는 시대가 왔다.
반면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평균 재직 연한은 20년 미만으로 단축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즉, 인간으로서의 수명은 길어지고 회사원으로서의 수명은 짧아진 냉혹한 시대가 온 것이다.
'직장=평생'이라는 믿음이 붕괴되며, 직업 생애는 다단계적를 거쳐 더 길어져야 하는 필요가 생겨났다. 인생 첫 번째 직업에서 타의에 의해 은퇴해야 하는 시점을 지나면, 그다음의 커리어, 또 그다음의 커리어로 연결되지 않으면 20년 근로 소득으로 남은 50년을 버텨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닥친다.
린다 그래튼, 앤드류스콧의 (백세시대)『The 100-Year Life』는 이를 "교육-일-은퇴라는 3단계 인생에서 다단계 인생으로의 전환"이라 정의하며, 생애 주기 내 반복적 학습과 재설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종신 고용'의 상징이던 일본조차 중도 채용 확대와 이직 시장 팽창으로 평생 직장 모델의 균열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전직 리쿠르팅, 스카웃 산업 매출이 10년 새 3배 이상으로 커졌고, 기업들은 인력난 대응을 위해 경력직 채용과 유연한 제도를 늘리고 있다.
이는 제조업 기반으로 성장해 오던 사회가 고령화와 디지털 산업화를 만나 전반적으로 고용의 안정성보다 역동성이 커지고 있음을, 그리고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 지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AI의 등장이다.
AI의 등장으로 인재(Human Resource)의 역할이 사라지는 영역이 커질 것이며, 이제는 'How'를 아는 전문가들보다 방향(Why)을 제시하고 (How는 AI에게 맡기고) AI를 잘 활용하여 What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고용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 이라고들 한다. 실제로 AI도입으로 대체되는 것은 경력직이 아닌 신입사원이라는 기사는 우리가 경험을 통해 쌓아온 역량을 어떻게 활용하는 지, 즉 피보팅 역량을 가진 사람이 중요한 시대가 왔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180600001)
지금이 '커리어 피보팅'이 필수인 시대임을 증명하는 여러 현상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
첫째, 기술 전환이 고용의 내용을 바꾼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30년까지 인공지능·지속 가능 전환·지정학 리스크가 결합해 직무 구성이 크게 재편될 것으로 진단했고, 2025년판 보고서에서는 재·업스킬링에 참여한 근로자 비율이 41%에서 50%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즉, 조직과 개인이 모두 '배우며 이동'하는 상태가 뉴노멀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둘째, '일'의 변화 속도가 '학력'의 반감기보다 빠르다.
링크드인의 2024·2025 워크플레이스 러닝 리포트는 경영진의 절반가량이 "우리 조직은 전략 수행에 필요한 스킬이 부족하다"고 우려하며, 인력 개발과 교육의 우선순위를 '업스킬'과 '커리어 개발'로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피보팅은 취향 문제가 아니라 생존 전략인 것이다.
셋째, 업무 현장에서 이미 개인 주도의 'AI 도구 활용'이 확산되고 있다.
포멀한 사내 교육이 충분하지 않아도, 번아웃 회피와 생산성 필요 때문에 구성원들이 스스로 AI를 도입한다는 조사 결과는 "먼저 써 보고 학습 곡선을 당긴 사람이 기회를 선점한다"는 현실을 말해 준다. 결국 '먼저 움직이는 학습자'가 커리어 상승기류를 탈 수 있을 것이다.
피보팅 시대의 경력 설계: '정답 탐색'이 아니라 '방향 실험'
앞서 소개한 도서 『100세 시대』에서 말하듯, 재교육·재충전의 의도적 삽입이 자산(스킬·관계·건강) 가치를 지켜 준다. 즉, 10~15년 주기의 '역량 리밸런싱'을 경력의 기본 가정으로 삼아야 한다.
평생 직장의 종말은 불안의 서사가 아니라 기회의 서사다.
회사의 수명은 짧아지지만, 경력의 수명은 길어졌다. 장수 시대에 진짜 안전망은 '조직 충성'에 있지않다. 조직이나 기존의 틀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유연하게 생각하며, 본인이 가진 스킬 자산을 체계적으로 불려 가면—피보팅은 모험이 아니라 전략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사용법과 독자에게 드리는 제언
이 책은 직장인들에게 이직을 독려하는 책이 아니다.
장수 시대와 AI 시대를 맞아 생존 방법을 펼치는 대단히 전문적인 전략서도 아니다.
우리 같은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거창한 것이 아니다. 변화를 향해 한 발 내디딜 수 있는 용기다.
본인의 재능을 알고 그것을 축으로 더 많은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통합적 역량을 가진 사람이 결국 앞으로의 시대에 생존하게 될 것이다.
내 자신이 얼마나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며,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꿈틀대는 사람들. 그들이 보다 용기 내어 본인을 탐색하고 기회를 찾고 실행할 수 있는 마인드셋을 갖도록,
그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고, 이미 그렇게 도전했고 성공했던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 사람이 나와 그리 다른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
도전하고 싶은데도 수많은 주변과 환경의 방해로 인해 실행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면,
이 책이 용기를 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당신 안에는 이미 가능성이 있다.
이제 그것을 발견하고, 확장하고, 피보팅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