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함과 인정 욕구 그 중간 어디쯤
나는 의외로 혼자 쓰는 일기는 잘 쓰지 않는다.
(물론 요즘은 생각이 나면 자필로 쓰려고 노력 중)
글을 적어 내려 가면서 내 생각도 정리가 되고
마음이 가다듬어지기도 하여 종종 글을 쓰면서도,
타인일지라도 누군가는 볼 수 있는 공간에 글을 적는다.
얼마 전 백패킹 관련 오픈 채팅방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방 멤버들과 함께 캠핑을 갔다. 채팅방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본 친구들에게 나는 이혼 사실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했다.
저녁 식사를 거의 마치고 불멍 타임.
방장이 묻는다.
‘이혼 사실을 그렇게 오픈하는 이유가 있어?’
나는 대부분 사람을 만나서 조금만 지나면
이혼 사실을 고백하는 편이다. 남녀불문.
물론 딸아이 하나 키우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말 수도 있다. 이혼 사실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고.
그렇지만 떠들기 좋아하는 나는 말을 하다 보면 숨긴 걸 알아차리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하고
또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리는 것 같아서
교집합의 이야기가 나오면 먼저 이야기한다.
물론 오해와 선입견 가득한 눈빛으로 변할 수도 있다. 만약 그런 사람이라면 나랑 잘 지낼 수 없다고 생각하고 애초에 거를 수 있어서 시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도 있다. 그리고 매도 일찍 맞는 게 낫다고 나중에라도 친해졌을 때 배신감도 덜하지 않을까?!
어쩌면 나의 상처받은 마음에서 무의식적으로
이런 나를 이해해줄 사람을 찾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닌 사람은 다 필요 없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하얀 거짓말이라고 자부하며 날 기만하던 애들 아빠에게 질려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정직함과 날 이해해주는 사람에 대한 인정 욕구 비슷한 것 사이, 그 중간 어디쯤 내 마음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여기에 글을 쓰고 있다.
나의 욕구를 채우지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