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인사, 눈빛 대화
# 아침을 여는 작은 손님
아침 7시. 어김없이 우리 집을 찾는 작은 손님이 있다.
길냥이는 온종일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배가 고프면 조용히 집 모퉁이에 자리를 잡는다.
말없이 나를 바라보며, 먹을 것을 기다린다.
눈빛을 마주친다. 언제나 그렇듯, 우리는 서로 말은 없지만 팽팽한 기싸움 같은 침묵을 주고받는다.
‘오늘은… 줄까, 말까.’ 고민하다가도, 혹시나 오늘 아무것도 못 먹었을까 괜히 걱정이 되어 결국 밥을 건넨다.
‘많이 먹어라’ 작은 독백처럼 한마디 툭. 밥을 주고 나면 마음이 놓인다.
오늘도 그렇게, 하루의 시작은 고양이와의 짧은 교감으로 열린다.
서로 말은 없지만,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을 알아본다.
# 조용한 인사, 눈빛 대화
아침 출근길, 처마 밑에 조용히 앉아 나를 배웅하는 고양이.
차가 멀어질 때까지, 작은 눈빛으로 나를 따라온다.
나는 매일, 그 고양이를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조용히 기다리는, 나의 또 다른 가족처럼.
바쁜 사무실 일상 속에서도, 문득 스치는 걱정.
길냥이는 잘 먹고 있을까. 아니면, 텅 빈 집을 지키며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월요일 아침, 타지로 출근하고 금요일 저녁에 돌아오는 삶. 남편이 돌봐주지만, 마음 한켠은 늘 길냥이에게 향해 있다.
금요일 저녁. 내 퇴근길을 기다리는 고양이와 눈을 맞춘다.
그저 바라본다.
‘한 주 동안, 수고 많았어.’
너는 거리를 떠돌며 고생했고, 나는 직장에서 고생했다.
그리고 주인 없는 집을 지키느라, 네가 얼마나 외로웠을까.
# 늦은 아침, 미안한 마음
일요일 아침,
늦잠을 자고 싶은 날, 나도 모르게 길냥이 밥 주는 걸 잊었다.
한참을 침대에 뒹굴다 겨우 눈을 부비고 일어나, 문을 열었다.
길냥이는 기다렸다는 듯 눈을 마주쳤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듯 조용히, 밥을 기다린다.
‘냥이야, 미안해.’
조금 늦었지만, 정성껏 밥을 챙겨준다.
길냥이는 ‘괜찮아’ 하는 눈빛으로, 나의 미안함을 다독인다.
# 비 오는 날, 더 깊어진 그리움
비가 하루종일 내린다.
바람까지 거세게 몰아치는 날.
아침 이후, 길냥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걱정과 서운함이 교차한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남편에게 묻는다.
"길냥이, 돌아왔어?"
"아직."
비를 맞으며 떠돌아다닐 길냥이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저녁 무렵, 남편이 사료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
길냥이가 돌아왔다.
신발을 신은 듯 만 듯 급히 나가, 쉼없이 밥을 먹는 길냥이를 한참 바라본다.
"그래, 많이 먹어."
그제야 하루를 놓아준다.
# 눈 오는 날의 걱정
하얗게 쌓인 눈 속.
신발을 신지 않은 고양이의 발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프다.
춥지는 않을까. 발은 시렵지 않을까.
비닐하우스 한켠에, 따뜻한 안식처를 마련했다.
눈치 보지 않고, 편안히 지냈으면 좋겠다.
# 가까워질 듯, 멀어진 거리
길냥이는 겁이 많다.
조심스럽게 다가가려 하면, 어느새 경계심을 드러낸다.
몇 해를 가족처럼 지냈지만, 여전히 선을 넘지 못한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일방적인 짝사랑처럼 너를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 작은 사고, 커진 마음
금요일 저녁, 술에 취한 남편이 길냥이를 안고 들어왔다.
깜짝 놀란 길냥이는 몸부림쳤고, 남편은 약간의 상처를 입었다.
길냥이는 예방접종도 하지 않은 채, 스스로를 지키며 살아가야 한다.
남편에게 고양이의 섬세한 마음을 이해하라고 조심스럽게 타이른다.
외로움 속에 서로를 의지하려 한 남편과 길냥이.
그 둘의 서툰 교감이 안쓰럽고 따뜻하다.
# 처마 밑, 둘이 된 인연
토요일 아침.
길냥이는 친구를 데리고 왔다.
서툰 몸짓으로 친구를 소개한다.
‘얼른 와, 같이 먹자’ 하는 듯.
그 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뒤돌아 선다.
편안히 먹으라고, 조심스레 자리를 비운다.
길냥이에게도, 또 다른 가족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그 중 하나일 뿐이다.
‘그래도 괜찮아.’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살아가렴.
# 언제나 기다릴게
요즘, 길냥이들은 점점 집을 찾지 않는다.
다른 거처를 마련했을까.
아니면, 나에게 서운한 일이 있었을까.
기다림은 점점 아쉬움이 되고, 걱정이 된다.
그래도 나는 기다린다.
우리 처마 밑, 너희들의 작은 보금자리는 여전히 이곳에 있다.
언제든 돌아오렴.
짧은 만남과 긴 기다림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가족이라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