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 살아내기로 했다

흙수저의 가난은 늘 조급하다

by 꿈부

성공한 줄 알았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 그 정도까지 만들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흙수저였던 내가,
전세 보증금 1억 3천만 원의 24평 아파트에서
5 식구가 부대끼며 살던 내가,
중개와 투자를 통해 내 집을 마련했고
여러 채의 집을 임대 등록까지 해냈으니.

그게 성공이 아니면 뭐겠나 싶었다.


흙수저의 가난은 늘 조급했다.
빨리 부자가 되고 싶었다.
그동안의 고생과 역경에 대한
당연한 보상을 받고 싶었다.
일이 잘 풀리다 보니, 그 욕심이 자연스러워졌다.


2017년부터 2019년 초까지,
2 동탄 입주 당시 겪은 역전세 위기조차
나는 '방법을 찾아서' 넘겼다.
없던 길을 만들며 버텨냈고,
다시 더 큰 기회를 잡았다.


그 위기를 넘기며 했던 기도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잊었다.
“이번 위기만 넘기면, 정말 겸손하게 살겠습니다.”

하지만 위기를 넘긴 나는
더 기세등등해졌다.
‘이제 실패는 없겠구나’
정말 그렇게 믿었다.


그리고 실제로,
중개 매출은 한 달에 1억 원을 넘겼고
법인 투자까지 손을 뻗었다.
그때의 나는 매일이 상승 곡선 같았다.
거침없이 확장했고,
되돌아보지 않았다.

어쩌면, 그때 한 번은 멈췄어야 했다.
스스로를 점검했어야 했다.
그 성공이 정말 내 힘이었는지,
아니면 잠시 바람이 내 등을 밀어준 것이었는지.


나는 냉정 없이 열정을 쏟아부었다.
그 열정은 결국 나 자신을 태웠다.
정비할 시간을 놓쳤다.

정비 없는 질주는 언젠가 멈추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 멈춤은,
더 오래, 더 깊고, 더 크게 아프다.

기름도 채우고, 타이어도 갈며
달릴 채비를 중간중간 했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더 크고, 더 빠르게, 더 많이 달렸다.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 앞으로도 잘 될 거야.’
믿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 믿음은
성공이라는 착각으로 둔갑했고,
결국은
죽기 살기로 버텨야 하는
또 다른 사투의 시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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