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는 한 달하고도 4일 걸렸습니다.
스냅 클래스 2회 차에서 인스타그램 만드는 것이 과제였는데, 고단한 고뇌의 과정을 거쳐 스냅명과 로고, 사진의 방향성을 담아 인스타그램을 오픈했다.(고뇌의 과정은 이 전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첫 게시글을 올린 것이 23년 11월 27일이었다. 스냅 클래스를 진행한 작가님이 나한테 목표가 무엇인지 물었다.
"저는 23년이 끝나기 전에 팔로워 천 명 만들 거예요."
한 달 만에 팔로워 천명 만들기, 진짜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냐고 묻는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팔로잉 2천 명쯤 하면 그중 절반은 맞팔로우를 해주지 않을까?라고 가볍게 생각하긴 했다. 물론 그것은 아주 대책 없고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팔로워를 많이 늘릴 수 있었던 방법은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어떤 인스타그램을 운영할 것인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세팅해 놓기
아래에 쓰인 그 어떤 것보다 이 과정이 제일 중요하고, 가장 첫 번째 순서로 준비해야 한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먼저 가서 팔로우를 걸면, 그 사람은 내 계정이 궁금해서 들어와서 보게 될 것이다. 지금 이 과정이 잘 되어있다면 나를 맞팔로우 해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내 팔로우를 무시하게 될 수도 있다. 나는 피드 한 줄을 채워놓고 팔로워 2~300명 정도를 늘릴 수 있었는데, 초반에 스냅 작가님들께 팔로우를 먼저 하고 그분들 중 대부분이 맞팔로우를 해주신 건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스냅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이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을 봤을 때,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것을 채워 넣을 건지 명확하게 보인다면 맞팔로우를 해 줄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2. 같은 분야에서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 팔로우하기
팔로우 0명에서 시작하는 인스타그램이라면, 초반에 내가 먼저 팔로우를 해야 할 사람들을 찾아야 한다. 나는 스냅 계정을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와 같은 인물 스냅 작가님들의 인스타를 찾아가 팔로우, 댓글, 좋아요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을 단순히 팔로우를 늘리기 위한 '작업' 정도로만 생각한다면, 영혼 없는 소통만 이어가다가 금방 지치게 될 수도 있다. 나는 내가 진심으로 댓글을 달 수 있는 사진을 올리는 작가님들을 팔로우했다. 초반에 내가 찾아간 작가님들은 지금까지도 DM, 댓글을 통해 소통하며 서로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존재로 지내고 있다. 물론, 팔로우가 몇 만 명이 넘어가는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분들은 맞팔로우를 해줄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내 인스타그램과 몸집이 비슷한 분들을 찾는 것이 좋다. 우리의 목적은 팔로우를 늘리는 것이니까.
3. 참여율이 높은 콘텐츠 기획하기
초보 스냅 작가에게 포트폴리오는 굉장히 중요했고, 촬영 경험을 많이 쌓아야 했기 때문에 모델이 필요했다. 상호무페이 모델을 구할 수 있는 사이트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어차피 무료 촬영을 하는 것이라면 내 사진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을 찍어주고 싶었다. 내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는 조건 등을 적어놓은 스냅 무료 이벤트를 열게 되었다. 참여율이 낮을 것 같아 이벤트 기간을 10일로 넉넉하게 정했는데, 엑셀에 정리하고 보니 총 109팀이 신청을 했다. 기존 팔로워를 제외하고 대략 80여 명이 이벤트를 통해 유입되었다. 팔로우를 늘리는 것만 생각한다면 무료 이벤트 오픈은 고민해봐야 하는 콘텐츠이다. 이벤트가 끝나고 나면 선정되지 못한 사람들 중 몇 명은 언팔을 하고야 만다. 나는 이벤트 기간이 끝나기 전 선정되지 못한 사람들이 빠져나갈 것을 대비해, 스토리에 올릴 내용을 미리 준비했었다. 그 스토리 덕분이었는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벤트가 끝나고 언팔을 한 인원은 10~15명 정도였다.
4. 팔로워 모으는 효자 릴스 제작하기
스냅 클래스 작가님께 23년이 지나기 전에 팔로워 천 명을 만든다고 이야기한 터라, 나는 인스타그램 중독자 마냥 하루에 몇 십 명씩 찾아가 팔로우를 걸고 댓글을 달며, 하루에 40~50명씩 팔로우를 늘렸다. 순탄하게 인스타그램을 키우던 중 내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게 거슬렸는지, 인스타그램이 갑자기 문구를 하나 띄었다. 3줄 정도로 길었지만 대충 요약하자면 "팔로우를 제한한다."라는 무서운 내용이었다. 결과적으로 21~29일까지 팔로워는 한 자리 수로 늘었고 700명 대에 머물렀다. 23년이 3일 남은 시점, 300명을 늘리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야심 찬 목표는 반쯤 포기한 상태로, 재밌는 릴스나 하나 만들고 싶어서 '2023 연말결산' 영상을 제작해서 업로드했다. 그다음은 '에이 설마..?'와 같은 상상이 실제로 일어났다.
직장에서 퇴사하고 스냅작가가 된 이유를 담은 릴스 영상은 빠르게 천 회를 넘어가더니, 1만 회, 3만 회, 5만 회를 가뿐히 뛰어넘고 있었다. 정말 기적처럼 29일에 팔로워 830명, 30일에 919명이 되었고 23년 마지막 날인 31일에 말도 안 되게 1,000명이 넘게 되었다. 지금 해당 릴스는 15만 회의 조회수를 넘겼고, 그 릴스를 통해 거의 500명 정도의 팔로우가 유입된 것 같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효자는 릴스다. 조금만 더 연구해 보고, 그다음 게시글에서는 릴스를 터뜨리는 방법에 대해서도 풀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