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저 아직 여기 있어요

by 탁온기

5년 전, 코로나가 갑자기 세상을 덮쳤을 때 우리는 더 이상 모여 예배를 드릴 수 없었다. 게다가 ‘신천지’라는 사이비 단체가 이상한 찬양을 하며 사람들을 속이고, 교회를 병들게 만들었다. 그 일로 인해 세상은 정상적인 예배조차 의심받는 공간이 되었다. 그 일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주일마다 당연히 예배를 드리고, 각 부서별로 근황을 나누고, 성경 공부도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거리두기’라는 말을 참 무서운 단어였다. 그건 단지 물리적인 거리가 아니라, 영적으로도 누군가와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그 시기를 버티기 위해 우리는‘줌(ZOOM)’이라는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예배를 드리고, 말씀을 경청하고, 교우들과 교체를 간신히 이어갔다.

하지만, 코로나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신앙을 놓은 채 살아왔다. 기도보다는 돈을 벌기 위해, 말씀보다는 공부에 집중하며, 그게 ‘내 최선’이라 믿고 달려왔다. 지난 34년을 돌아보면, 참 많은 직업을 전전했다. 정착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리며 살았다. 하지만 이제는 하나의 길을 붙들고 더 이상 방황하지 않으려 한다. 힘들어도 꾹 참으며 버티는 것.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 힘들 때면 결국 나는 하나님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마다 확신하게 된다. 우리는 하나님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우울할 때, 누군가에게 기대어 울고 싶을 때, 내가 마음 깊이 바라보게 되는 분은 언제나 하나님이었다. 그래서, 몇 년 만에 하나님께 다가가고 싶어졌다. 그저 “저 살아 있습니다” 그걸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예전처럼 뜨거운 신앙은 아닐지라도, 이 말은 분명히 할 수 없다. 하나님, 저 아직 여기 있어요. 멀리 가지 않았어요. 다만, 돌아오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을 뿐이에요.

그래서일까... 예전에는 함께 신앙생활을 하며 교제했던 사람들이 있어서 외롭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들 하나둘이 결혼을 하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서 어느 순간부터 나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들었다. 홀로서기라는 말, 이제는 꼭 해야 할 과제라는 걸 아는데, 정작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기존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의 관계는 자연스레 멀어졌는데, 이제는 내가 나서서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다시 관계를 쌓아야 하는 걸까?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 사실, 마음이 지친 탓인지 관계를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요즘은 귀찮게 느껴진다.

그런데 요즘, 지금의 인간관계조차도 너무 지치고 피곤하다. 정을 주고, 마음을 주는 일이 이젠 버거워졌다. 참, 인간관계라는 게 왜 이리도 어려운 걸까. 하나님과의 교제는 소중하다는 걸 알지만, 이런 상태에선 그마저도 힘겹게 느껴진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요즘 사람들의 마음엔 여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정신적으로 불안하고,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늘어나는 게 느껴진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내가 알아서 할게요‘라며 상처조차 인정하지 않고 벽을 더 높게 세운다. 그래서일까. 세상엔 점점 더 상처 입은 빌런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사실 드들도 치유가 필요한 존재들인데... 하나님 저뿐만 아니라 이 병든 세상, 지친 사람들도 어루만져 주실 수 있을까요? 그들 안에도, 작지만 따뜻한 회복이 시작되길 진심을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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