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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꽃 Jul 14. 2023

당신의 누울 자리

당신은 배우자의 누울 자리가 되어주고 있나요?


당신은 아내의 누울 자리가 되어 주고 있나요?

아니면 당신은 남편의 누울 자리를 만들어주고 있으신가요?




남편과 내가 자주 하는 말.


"내가 할게."

"아니야. 쉬고 있어~ 내가 할게."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만난 지 오래된 만큼 서로에게  배려하는 말들이 몸에 배었고, 또한 그 말들은 상대에게 마음 편한 누울 자리를  만들어주는  상황에서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말이 많다는 것. 



특히 아이를  키울 때 더욱 빛나는 부부간의 배려 깊은 말과 행동.



나의 아이들이 지금은 초등학생이라 이전에 비하면 훨씬 손이 덜 가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끊임없이 에너지 넘치는 두 아이를 양육했다.  아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는 게 마냥 행복이라고만 칭하기엔 나는 소금에 절여진 듯한 만성적인 피곤함을 달고 있게 한 시기가 있었다. 자칭 헬육아 시기.



떠올려보면 엎고 쏟고 어지르는 육아 지옥 시기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칠 때로 지쳐 이유 없이 불통 튀듯 남편과  사이 냉한 기운이 감돌 때도 있었다. 이런 상황이 우리 집만 그랬던 걸까? 나와 비슷한 육아 경험을 겪어나간 분들 중,  그까짓 육아가 뭐 대수냐며 난 이 시기에도 아이와 배우자함께 깨만 볶았다는 집이 있다면 난 진심으로 존경을 표한다. 난 부끄럽지만  시기 마냥 겁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된 몸 육아하던 시기를 대부분  슬기롭게 잘 헤쳐나갔던 건  속에서도 남편과 내가 늘 서로를 배려해 가며 상대의 누울 자리를 한껏 만들어줬던 점. 지금도 그리하려고 노력하지만 서로를 위한 배려로 인해 더 기억에 남았던 시기.



예를 들어, 남편이 퇴근하고 들어오는 순간 남편이 컨디션이 난조이다 싶거나, 근심이 있어 보일 때는 후다닥 저녁을 먹고 나서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라고 해준다.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미 내가 헬육아를 하고 있더라도 머 당장 그의 도움 없이 심각한 게 아니라면 남편이 머 좀 늦게 왔다 치면 그만이다.  그가 온전히 쉴 수 있게 간식 좀 넣어 방문 딱 닫아주고, 아이들에게도 아빠가 편히 쉴 수 있게 적어도 시간은 방문 열지 못하게 신신당부한다. 퇴근한 남편이 오로지 쉴 수 있는 타임. 또는 그가 온전히 기다렸을 주말. 잠시 혼자 쉴 수 있는 힐링 타임으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나면 금세 생기를 되찾는 아빠의 모습이 된다. 



마치 나만(여자만) 희생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이가 있을지 모르겠다. 사실 나도 그와 주고받은 배려가 부메랑처럼 돌아와 비슷한 모양새가 된다. 



내가 육아에 힘겨워하거나, 먼가 지쳐 보이고 컨디션이 난조인 날은 남편이 오로지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장해주려고 했다. 예를 들어 주말에 오로지 나 (혼. 자. 만. 의.) 프리타임을 위해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나가 공원에 가거나, 또는 내가 카페라도 가서 조용히 차 한잔을 하며 힐링타임을 가질 수 있도록 등 떠민다.



잠시 육아로 인한 항상 시끄러웠던 나의 귀가 몇 시간 고요해지고, 나의 입 운동도 필요 없이 꾹 다문채로 몇 시간 지나고 나면 닳을 대로 닳아버린  방전된 나의 육체 배터리 잔량이  서서히 가득 차 오른다. 육체 배터리와 더불어 한껏 배려받은 감정 배터리까지 말이다. 



우리의 맞벌이 시기. 육아와 일로 치열했지만 그래도 뒤돌아보면 잘 맞는 톱니바퀴가 되어 그래도 잘 굴러갔다. 여러 모양새로 주고받은 배려 패턴들이 서로 간에 쌓이면 좋은 감정이 따스하게 남아 부부 사이에 더 좋은 긍정적인 시너지로 돌아온다. 서로에게 누울 자리가 되어주는 덕택이다. 더불어 집이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닌 세상에서 가장 안락하고 마음 편한 안식처가 된다.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언제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를 이 전쟁터 같은 일상에서 집에서 만큼은 상대에게 누울 자리가 되어주자.  조건 없이. 한껏. 마냥.  대자로 뻗을 수 있게.

(받았으면  다시 돌려주는 게 당연지사. 그까짓 거 덤까지 더 얹어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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