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누군가 May 05. 2023

조금 밝은 색이 되었다.

과거 우울했던 자신을 돌아보고 나서,

나는 이상했었다. 지금 와서 몇 개월 전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난 뒤 내린 결론이다. 그 때 당시엔 그게 그래도 괜찮은 상태인 줄 알았다. 이 정도면 행복한 거라고, 이 정도면 더 열심해도 되는 상태라고, 이 정도면 축복 받은 거라고.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정말 정말 힘들었었구나 싶다. 그 땐 모든 생각이 꼬여있었구나. 어떤 하나를 생각해도 정상적인 게 아니었구나 싶다. 그 얽히고 얽혀 복잡하게 엉키어 풀 엄두가 나지 않을 그런 상태였던 것이었구나.


그 때 내가 봤던 세상은 회색 빛, 지금은 조금 다채로운 색으로 바뀌었다. 이 세상엔 회색이 아니라 어두컴컴하고 끝 없이 빨려들어가는 그런 색깔로 뒤덮혀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그들이 그런 색깔을 가져도, 일반인들은 그 색깔을 한 치도 볼 수 없을 것이다. 같은 색깔을 볼 수 없다는 사실조차 모를 것이다. 자신이 보는 색깔이 옳다고만 믿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타인의 인생을 한심하게 보,부정적으로 보고, 위로해주지 않으려 하고, 존중해주지 않을 리 없다.


다들 자신이 보는 색깔이 가장 어두운 법이니까. 그런데, 그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지금 보는 색깔은 사실 그래도 조금은 밝은 색이었을 수도 있다. 생각보단 조금 밝은 색깔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조금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어두운 색깔을 보는 사람들을 돌아봐주자.


그렇기에 과거의 내가 버틸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버텨왔으니까. 그렇게 버텨온 결과 실제로 조금은 밝은 색이 되었으니까.

작가의 이전글 당신의 고통은 그럴듯 한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