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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씨앗

by 불멍

말의 씨앗은

물을 주지 않아도

햇빛을 받지 않아도

무럭무럭 자라난다.


온종일 내 몸 안을 데구르 굴러다니며

뿌리 내릴 곳을 기어이 찾아내는 작은 씨앗 한톨.


몸 안 구석구석에 가지를 뻗고

어느새 몸을 점령해버린다.


타인에게 던지는 작은 씨앗이

누군가의 토양을 망가뜨리지 않고

그 토양을 더 비옥하게 만들어 줄 수 있기를


그래서 몸 안 가득

뾰족한 가지가 아닌

예쁜 꽃을 채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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