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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개 Oct 14. 2022

내가 사랑하는 스킨헤드들

Skinhead 2019 - Oi Polloi

 "Oi!

50년의 스킨헤드의 역사

길거리의 부츠와 멜빵들

스킨헤드 2019

스킨헤드 2019

이것이 스킨헤드 2019


69년도의 불멸의 정신

진짜 스킨헤드들은 자신의 뿌리를 기억해

RASH와 SHARP 스킨헤드들은 부츠발로 본헤드들을 박살내

킨헤드 2019

스킨헤드 2019

이것이 스킨헤드 2019


술집에서 웃고 떠들자

안티파시스트 스킨헤드들이 여기에 머문다!!

스킨헤드 2019

스킨헤드 2019

이것이 스킨헤드 2019


Oi!"



 우리는 스킨헤드에 대한 뉴스 기사를 종종 접하게 된다. 백인 우월주의자 집단 스킨헤드, 네오 나치 그룹 스킨헤드, "스킨헤드 그룹이 지나가던 유색인종에게 테러를 저지르다." 등등. 뉴스나 기사에서 접할 수 있는 것은 온통 이런 스킨헤드에 대한 악명 높은 이야기들 뿐이다. 이것은 시대의 비극이다. 변질되어버린 스킨헤드 문화의 모습을 보면 슬픔과 분노가 느껴진다.

 만약 당신이 스킨헤드의 역사에 대해 알게된다면 이것은 절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문화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며, 나치 스킨헤드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끔찍한 테러들에 맞서 싸우고 있는 수많은 진짜 스킨헤드들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 이야기 해보자.

 스킨헤드 문화는 원래 영국으로 이주해 온 자메이카인 이주민들과 영국 백인 노동 계급 젊은이들의 우정과 연대의 산물이다. 1960년대, 루드보이 라고 불리우던 자메이칸 노동자들은 훗날 레게 음악의 바탕이 되는 스카 음악을 즐겨 들었고, 영국의 백인 청년들은 당시의 모드족 문화에 심취해 있었다. 이들은 각자 노동 계급으로서의 자부심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고, 맥주와 축구를 통해 노동의 고단함을 잊었다. 이들은 힘든 항만 현장일을 견디기 위해 청바지를 신고, 멜빵을 차고, 안전화(부츠)를 신었으며, 이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머리를 빡빡 밀었다. 이러한 항만 노동자들의 패션과 루드보이들의 스카음악, 영국의 모드 스타일과 광적인 훌리건 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스킨헤드라는 거친 문화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이때의 스킨헤드들을 Traditional Skinheads 또는 Trojan Skinheads 라고 부른다.

 7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스킨헤드들은 당시에 영국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펑크 문화를 만나 진화하기 시작한다. 스킨헤드들의 펑크인 Oi! 음악이 생겨나고 Sham69, The Business, Cockney Rejects 등의 밴드들이 탄생하게 되면서 좀 더 저항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의 문화로 자리잡게 된다. 이때까지만 해도 스킨헤드는 반항적인 젊은이들과 노동계급, 훌리건들을 위한 문화였지 인종차별과는 관련이 없었다.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스킨헤드 문화가 변질되기 시작한다. 영국국민당(British National Party), 국민전선(National Front) 같은 파시스트 정당들이 백인 청년들을 부추기기 시작한다. 대영제국의 위대한 젊은이들이 직업을 구하지 못하는 이유는 유색인종 이주자들이 자리를 빼앗았기 때문이라는 식의 프로파간다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악명높은 나치 스킨헤드 밴드인 스크류드라이버(Skrewdriver) 의 활동을 지원하였고, 스크류드라이버의 보컬 이안 스튜어트는 White Power 를 외치며 스스로 네오나치의 상징이 되었다. 높은 실업률과 박탈감, 좌절감과 분노에 빠져 있던 백인 청년들은 이에 선동되었고 스킨헤드 씬은 나뉘어지게 된다. 이 시기 스킨헤드 씬의 혼란한 모습은 THIS IS ENGLAND라는 영화에 매우 자세히 나와 있다.

 1987년, 파시스트 정치인들과 네오나치 스킨헤드들에 맞서 싸우고, 이들에게 도둑맞은 진짜 스킨헤드 문화의 정통성을 알리기 위해 뉴욕의 스킨헤드들에 의해 S.H.A.R.P. 가 조직된다.

 Skinheads Against Racial Prejudice.
 스킨헤드들은 인종 차별에 반대한다. 

 샤프 스킨헤드 운동은 뉴욕을 방문한 웨일즈 출신의 전설적인 Oi 펑크 밴드인 오프레스드(The Oppressed) 의 보컬 로디 모레노에 의해 곧바로 영국 전역에 전파되었고, 이어서 전세계에 퍼져나가게 되며, 90년대에는 R.A.S.H.(Red and Anarchist Skinheads) 같은 좌파, 아나키스트 스킨헤드 단체의 조직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전세계에 있는 수많은 샤프와 래쉬 스킨헤드들은 현재도 뉴스와 미디어가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스킨헤드를 사용하는 것에 있어 반대하며, 백인 우월주의 스킨헤드들을 BONEHEADS 라 지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자메이카인들에서 시작된 60년대 Trojan Skinheads 문화의 본질을 지켜내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본헤드들과 맞서 싸우고 있다.

 나는 펑크이지만 스킨헤드의 정체성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노동계급이며 무엇보다 Oi 음악을 즐겨 듣고 나의 스킨헤드 친구들을 사랑한다. 우리가 배운 스킨헤드는 차별적인 문화가 아니다. 스스로의 삶에 자부심을 가지고 술을 좋아하고 친구들을 사랑한다. 아시아인이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피부색은 중요하지 않다. 애초에 자메이칸 루드보이들이 없었으면 스킨헤드는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에도 S.H.A.R.P. 의 정신을 잇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합정에 있는 Club S.H.A.R.P. 이다. 지하 1층은 라이브하우스이고 2층은 타투 샵이다. 클럽 샤프의 입구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져 있다.

                                        DON'T
                                      FORGET
                                        YOUR
                                       RO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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