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봤을 때부터 아주 오랫동안 원래 내 것이었던 것 같은 것들이 있다. 내겐 이 시계가 그랬다.
오래전 이 시계를 처음 봤을 때 내 것이라고 느꼈고, 사기 위해 오랫동안 돈을 모으며 기다렸다. 그리고 구매했다. 구매 후에도 내 소유가 되었다는 식의 큰 감흥이 없었다. 마치 지난 100년간 늘 함께 했던 물건처럼. 익숙했다. 매일 아침 습관처럼 차고, 퇴근하면 습관처럼 시계함에 내려놓았다.
사이즈 역시 처음부터 결정되어 있었다. 매장에서 일하는 일본계 미국인이던 아담하고 단정한 모습의 Jenny는 내게 더 작거나 큰 사이즈의 시계알을 보여주었다. 그 사이즈들은 재고도 있다고 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이 사이즈여야만 한다고 했다. 정확하게 완벽한 각도의 내 머릿속 형상과 일치하지 않는 다른 모습은 이상하게도 내 팔에서 이지러져보여서 어울리지 않았다. Jenny는 웃으며 내가 원하는 대로 하게 두었다.
그리고 우린 곧 친해졌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 딸에 대해 이야기했고, 내 물건을 2달동안 맡아줄 수도 있다고 했다. 나는 웃으며 정중하게 그녀의 호의를 거절했다.
다시 그 나라를 가게 된다면 어쩌면 난 Jenny를 그리워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마도 그녀를 슬쩍 보러갈 것 같다. 오랫동안 나의 것이었던 것 같고, 나의 것이어야만 했던 시계와 재킷, 가방을 들고서. 나이가 든다는 건 내게 꼭 맞는 무언가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것과도 같은게 아닐까.
#오늘의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