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따라서 너에게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by 영화 보고 인생 공부 Nov 4. 2021
어느 때부턴가 널 만나기로 하고서 기다리는 그 시간이 달콤하고 설렌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기다리던 널 발견하면 나는 그저 웃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불행에 익숙한 너는, 나와 함께 하며 느낀 행복보다 타인의 불행에 마음이 쏠린다.
너와 헤어져 혼자가 되었을 때, 나는 너의 '행복'에 대해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네가 행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너를 사랑했던 사람으로서 너의 행복을 바라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어쩌면요, 준영 씨가 그날 쳤던 곡들 중에서 교수님 마음에 가장 와닿았던 연주가 트로이메라이였던 건 아닐까요? 준영 씨의 트로이메라이는 준영 씨 마음을 따라간 연주였으니까요.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준영 씨가 준영 씨 마음을 따라가는 그런 연주를 했으면 좋겠어요."
"오늘 우리 연주한 곡이요. F-A-E 소나타. 자유롭지만 고독하게라는 뜻이잖아요. 하지만 나는 준영 씨가 자유롭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내 마음을 따라가라고 했었죠? 그래서 말하는 거예요. 내가 이런 말 할 자격 없는 것도 알고, 이렇게 말하면 송아 씨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거 아는데 내가 너무 힘들어서 지금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말해요. 미안해요. 하지만 지금은 나도 내 생각만 하고 싶어요. 사랑해요."
나중에 알았다. 그날 우리가 연주한 곡은 '자유롭지만 고독한' 소나타였지만 브람스가 좋아했던 문구는 '자유롭지만 행복하게' 였다는 것을.
"피아노를 치면서 늘 행복하지만은 않았어요. 불행하다고 생각했을 때가 더 많았을지도 모르겠어요. 근데
송아 씨랑 함께 있었을 때는 정말 행복했어요. 그걸 이제야 알았어요. 그래서 다시 행복해지고 싶어요. 너무 이기적이라서 미안해요. 근데 이렇게라도 내 마음을 전하지 않으면 내가 너무 힘들어서 못 견딜 것 같아요."
너와 함께 하는 것이 행복해서 시작한 사랑인데, 더 이상 행복을 느끼는 못하는 나는 그 사랑을 끝내기로 했다. 나는 나의 불행보다 행복에 이끌리는 사람이니까. 그래서 나는 너도 행복하기를 바란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재능조차도 불행이라 느꼈던 나는, 불행한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그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가 너에게 친구 하자고 말했던 그날도 너는 무척이나 불행했었지. 그러나 나는 너와 함께 있으면서 행복이란 걸 알게 되었지. 그리고 나 역시 행복을 따라 살고 싶어졌다. 설령 그게 이기적인 행동일지라도.
사랑이란 먼저는 내 마음을 따라서 나의 행복을 찾아가는 것. 그러나 너의 마음과 맞닿은 그 순간부터 우리의 행복을, 네 마음에 깊이 들어갈수록 너의 행복을 생각하는 것.
사랑은 불행으로부터 나를 해방시키고, 타인에게서 벗어나 나의 삶을 찾아갈 힘을 주며, 행복해진 내가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게 만든다.
우리 모두 사랑하면서 행복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