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꿀잠 Jul 08. 2022

여름, 잊고 있던 축제의 계절

가장 더운 날 가장 신나게

    내 마지막 여름 축제는 2018년 UMF 였던 것 같다. 사람 많은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페스티벌을 즐기지는 않았는데, EDM을 좋아하는 친구의 손에 이끌려 갔었다.

    입장 직전까지도 내가 즐길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뭐랄까 페스티벌이란 곳의 분위기는 그런 어설픈 걱정 따위는 압도해버리기 충분했다. 모르는 음악이어도, 주위 사람들의 텐션에 가끔 기가 눌려도, 그 현장의 분위기는 장르를 따지지 않는 특별함이 있었다.

    그런 특별함을 이상하리만큼 당연하게 잊고 있던 2년이 지나고, 펜타포트, 서재페, 워터밤 등 기존의 내로라하는 페스티벌은 물론, 처음 듣는 페스티벌들도 앞다퉈 사람들의 해방감을 자극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좋은 페스티벌을 일로 가게 된다면 어떨까? 혹자는 말할지 모른다. 남들은 돈 주고 가는 곳에 돈을 받으며(주말 수당) 가는 게 어때서?라고 하면 사실 그 말도 맞다. 일을 하러 갈지언정 남들은 10만 원은 주고 보는 아티스트들을 풀로, 그것도 페스티벌 기간 내내 돈을 받으면서 본다니!

    그렇지만.. 그게 3주가 연속되니 마치 주말 없이 20일가량을 연속 근무하는 기분이다. 페스티벌의 신남도 한나절이지 이미 온몸이 삐걱대는 상황에서 EDM이, 락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저 이번 달도 주말 수당으로 풍요로울 지갑만이 유일한 위안이다.


    이번 주도 대구 치맥 페스티벌, S2O Korea 페스티벌이 기다리고 있다. S2O Korea는 워터 페스티벌이라는 소식에 고글과 물총과 크록스도 장만했다. 뭔가 누가 봐도 축제에 설레는 사람처럼 보이긴 하지만,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고통이라면 최대한 즐겨볼 수밖에.

작가의 이전글 여름, 불쾌하지만 마냥 싫어할 순 없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