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법칙
<문득-3>
목돈이 있다면 은행에 돈 맡기고 이자를 받는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이건 매우 착한(혹은 보수적인, 안전한) ‘돈 관리’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슬람에서는 ‘이자’를 좋은 시선으로 보질 않는다고 한다. 이유는 이자가 ‘시간’과 관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돈을 맡겨 놓기만 했는데 이자가 생긴 것이니까. 이자(利子)라는 말은 이익(利益)의 아이(子)란 의미다.
돈이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 돈이 아이를 낳은 것이다. 신이 볼 때 문제가 있다. 어떤 일을 하고 그 일의 결과로 아이를 낳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오직 시간만으로 아이를 낳았으니 말이다. 신의 영역인 시간을 인간이 슬쩍하면 안 된다는 말인 것 같다.
내가 생각으론 신은 그런 것에 신경 안 쓸 것 같은데, 아마도 인간이 만든 신(인격신)이라서 그런 모양이다. 그런 신들은 ‘목적이 없는 행위’를 못하게 하니까. 가령 생식을 위한 섹스만 인정하는 것처럼 말이다.
자연은 어떤가? 자연이라는 필드에서는 배고프면 먹고, 발정기 때 섹스 하는 게 일상이다. 다만 배가 고픈데 먹지 못한다면 ‘악귀 같은 투쟁’도 허용된다. 그러니까 자연에서의 일상이란 늘 고픔과 배고프지 않음의 경계선을 걷는 것이다. 경계선은 매우 좁다. 하지만 경계선에서 엄청나게 벗어나서 사는 생명체도 없다. 가령 엄청나게 배고픔에도 먹을 수 없다면 그 생명체는 죽는다. 더불어 배가 엄청 부른데도 더 먹으려고 하는 생명체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딱 그 경계선에 그치게 되는 게 자연의 법칙이다.
돈을 은행에 맡기는 건 어떻게 보아야 할까? 잘 모르겠지만 자연의 법칙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