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2015). 사회적경제와 지역발전: 혁신, 호혜, 협력의 원리를 중심으로. 한국사회학, 49(5), 77-111
이 연구는 2005~2010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에 참여한 4개 권역의 주민들에 대한 설문조사와 개별면접 자료를 대상으로 회귀분석을 실시하여,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사회적 경제가 기업가주의(경제적인 것)를 활용해 사회적 자본(사회적인 것)을 형성하고 호혜적 분배(공통적인 것)이 이를 연결하는 핵심임을 주장한다.
저자에 의하면 사회적 경제는 사회적인 것(협력), 경제적인 것(혁신), 공통적인 것(호혜)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실증적 분석을 위해 사회적인 것은 “사회적 자본”으로, 경제적인 것은 “기업가주의”로 대체하고 이를 연결하는 공통적인 것으로 “호혜적 분배”를 상응시킨다.
기존 사회적 경제에 대한 연구들이 사회적 자본이 기업가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탐구했다면, 이 연구는 기업가주의가 사회적 자본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함으로써 사회적 경제의 경제성이 공동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한다. 기존의 연구들과 결합한다면, 결국 사회적 경제는 공동체성이 경제성을, 경제성이 공동체성을 상호 촉진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 때, 저자는 사회적 경제의 작동 원리를 보다 입체적으로 구성하기 위해 사회적 자본을 “사회적경제의 구조적 차원”으로, 기업가주의를 “사회적경제의 주체와 전략”으로 정의한다.(p89). 즉, 지역사회 내에서의 사회적 경제는 신뢰와 협력이라는 공동체적인 구조적 기반과 기업가정신, 역량을 가진 주체와 전략들의 실행이 함께 맞물려 작동하는 사회경제적 실천이라는 의미이다. 관계론적 관점에서 본다면, 결국 구조와 주체라는 측면은 상호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사회적 경제의 경제성과 공동체성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사회적 경제의 운영과 작동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교두보는 무엇인가? 저자는 “호혜적 분배”가 그 주인공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호혜적 분배란 혁신을 통한 이익이 모두에게 공정하게 분배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지역사회 내 구성원들의 호혜적 관계에 기반하여 공통의 부를 창출하는 호혜적인 것의 “실질적 내용”이다. 호혜성을 단지 규범적으로 주장하지 않고 그것이 사회적 경제에 미치는 실질적 효과에 초점을 맞춘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협력-호혜-혁신의 역동적 균형이 지역사회발전에 중요한 매커니즘임을 주장한다. 무엇보다 이 연구는 “호혜적 분배가 혁신과 협동을 매개하도록 만드는 것은 지역사회에서 권력과 자본의 독점과 지배를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사회적 관계에 기초”하고 있으며, 따라서 “마을민주주의와 시민적 공공성과 같은 시민사회적 기반을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는 집합적 실천과 제도 구축”의 필요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의를 지닌다(p104). 다시 말해, 지역의 사회적 경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것과 경제적인 것의 관계를 민주적 관점에서 설정하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혁신의 성과에 대한 공정성이다. 이 논문에서 추구하고 의존하는 사회적 경제의 민주적 가치는 바로 “공정성”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공정성은 신유물론에서 말하는 평평함이 아니다. 공정성은 권력을 평면적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권력의 불평등이라는 맥락 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가를 고민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자가 논문의 끝머리에 언급하듯, “협력과 혁신의 마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논문 역시 사회적 경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매커니즘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호혜적 분배를 통한 경제성과 공동체성의 연결이 늘 매끄러울 수는 없다. 그러한 마찰을 경험적으로 분석하고, 보이게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는 사회적인 것과 경제적인 것을 접합시키는 노력이 환상이라고 주장하는 가치절하가 아니다. 오히려 그 이질적인 접합을 더욱 공정하고 민주적으로 다룰 수 있는 사회적인 조건들이 무엇이 있을지 생산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반성적 사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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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회적 자본"을 순수하게 사회적인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가? 사회통합과 경제적 효율성을 목표로 하는 사회적 역량과 자원을 사회 자본이라고 부른다. 즉 이 개념 자체가 사회적인 것이 자본의 언어로 번역되어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를 사회적인 것과 동일시할 수 있을까? 설령 그것이 사회적 경제 내에서 신뢰와 협력이라는 공동체성을 의미한다 할지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