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 세상은 바닷물처럼 코 끝을 잠겨,
04 : 세상은 바닷물처럼 코 끝을 잠겨,
코끝까지 올칵이는 바다 속에서 사는 것 같다.
나는 헤엄도 못 치는데,
세상이 온통 바닷물로 찰랑이며, 나를 옥죄었다.
아무리 걷어내도, 숨을 쉴 수 없는 세상이었다.
희뿌여진 시야 속에서 사는 것 같다.
불투명한 미래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뿐인 현재,
후회꽃 가시박힌 과거.
내가 배우지 못한 세상은, 아직도 사무치게, 컸다.
사람들과 살아가는 방법도,
세상 한 구석에라도 끼는 방법도,
나는 모두 알지 못했다.
하염 없이, 희뿌옇기만 했다.
내 안경에 낀 김처럼.
살고싶다.
이젠 죽음이 아니라, 삶을 꿈꾸고 싶다.
진짜 잘 살고 싶다.
근데 방법을 모르겠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쩌면, 나는 죽음을 말하며 삶을 꿈꿨는지도 모르겠다.
나에겐 죽음이 삶이 되는 날도 많았으니까.
그 많은 날을, 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죽음이 뭔지도 모르면서.
삶이 뭔지도 모르면서.
하나도 모르면서, 살겠다고 꿈만 꿀 줄 알았다.
2023. 02. 25. 토. 아침 09시 25분.
#감성글 #시